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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같은 모험인생 - 석사출신의 ‘아마데우스’ 주방보조 조상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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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과장님에서 주방보조로’

 

 학창시절엔 ‘문제아’에서 ‘우등생’으로 넘나들길 즐겨(?)했고 얌전히 다니던 회사를(그것도 과장자리를) 어느날 갑자기 팽개치고 레스토랑 주방보조로 일하는 특이한 이가 있다.

 바로 당진 ‘아마데우스’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조상연(33세)씨다.

 조씨는 언제든 ‘변할 준비’를 하고 사는 사람이다. 좋게 말하면 ‘유두리’ 있게 사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진득한’ 맛이 없다는 얘기다.

 조씨는 대학원에서 수학을 전공한 석사출신이다. 태어난 곳은 서울이지만 어릴적 추억이 있고 친구들이 있는 당진이 고향이라고 그는 늘 얘기한다.

 엎치락 뒤치락 괴짜같은 그의 이력은 학창시절 때부터 이어져왔다. 고등학교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가 반에서 30등 밖으로 밀려난 적도 있었고 대학입시가 가까웠을 때 남들처럼 열심히 공부해 3등까지 올라왔다.

 대학교에 장학생으로 입학했으나 1학년때 불미스런 사건으로 무기정학을 맞아 무려 20학점이나 흘려야 했고 맘 잡고 공부한 결과 올 A학점으로 무사히 졸업하게 되는 등 내내 부모님을 혼란스럽게 했다.

 ‘미간이 넓어서’인지 조씨는 인덕이 많은 편이었다. 무기정학을 때렸던 교수님이 취업 나갔던 그를 불러들여 대학원에 보냈고 석사학위를 따고 얼마동안 조교생활을 했었다. 그렇지만 조씨는 학문을 계속하지 않았다. 어학실력이 부족해 그 분야에서 성공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서였다.

 그 뒤 온양에 있는 ‘한국브레이크’라는 회사에 입사, 뛰어난 업무능력을 발휘해 조씨는 남들은 7년이 걸리는 과장 승진을 5년만에 해냈다.

 누가 봐도 앞날은 탄탄대로였다. 차장, 부장, 이사, 적어도 50세가 되기 전까지 밟아 볼 것은 다 밟아보고 행세하며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그는 그 좋은 조건을 마다하고 갑자기 사표를 냈다. 이유는 하나, ‘내가 이 회사에서 경영주가 되진 못한다’는 사실이었다. 직장 상사들이 사적인 자리에서 얘기하는 바에 따르면 그들의 한결가은 바램은 ‘언제나 내 사업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젊어서 정열을 바쳐 남의 일 하고 늘그막에 내 사업을 한다(?)’ 조씨는 영 마땅치 않았다. 기왕 내 사업을 할 바에야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시작하자는 게 그를 항상 특별히 생각해준 사장님을 하루아침에 배신(?)하고 사표를 낸 이유였다.

 조씨는 올 4월에 당진으로 왔다. 처남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주방보조로 있으면서 요리를 배우기로 했다.

 그는 장사꾼보다 사업가가 되길 꿈꾼다. 조금만 음식점 수준이 아니라 곳곳에 체인점까지 내는 큰 사업을 하겠다는 것. 물론 이것도 장기적인 계획은 아니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세상인데 좀 더 비젼이 있는 사업이라면 언제든 새로 해 볼 용의가 있다.

 석사출신이고 회사 과장이었다는 건 그에겐 과거일 뿐이다. 그는 자유로울 수 있으려면 과거와의 단절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사람은 자유로울 때 창조적일 수 있고 창조적인 사람만이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다는게 그의 지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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