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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에 매료된 주부사범의 행복론-당진 제2체육관 손운숙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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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약한 남자를 보호하기 위해 태권도를 배웠다는 여자가 있다.

 나이 서른, 키 170cm, 외모는 ꡐ상대가 5분안에 돌아서지 않을만큼ꡑ 생겼고, 태권도 스승이었던 남편과의 사이에 쌍둥이 딸과 아들 하나를 두고 있는 아줌마 같지 않은 아줌마.

 당진 제2체육관에서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는 손은숙 관장의 얘기이다.

 손씨는 스스로 행복하게 산다고 주저없이 말하는 ꡐ부러운 사람ꡑ이다. 안정된 가정이 있고,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갖고 있다는 것이 그가 행복한 이유이다. 거창하지 않지만 평범한 사람이면 누구나 갈망하는 조건들이다.

 그가 그렇게도 좋아하는 태권도를 시작한 것은 중학교 때부터였다. 유난히 운동신경이 발달해 배구선수로 활약하기도 했었는데 부모님은 넉넉지 않은 시골살림에도 뒷바라지를 잘 해주셨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외동딸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두 분 모두 돌아가셨지만 손씨는 자신을 늘 믿어주고 맘껏 나래를 펼칠 수 있게 해준 부모님이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 살아계심을 느낀단다.

 여자가 태권도를 한다는 것이 특별히 여겨지던 때라 ꡐ겉 멋으로 한다ꡑ는등 비아냥 섞인 말들도 들어야 했고 몸도 고되었지만 손씨는 단 한번도 태권도를 그만 둘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누가 어떻게 보든ꡐ내가 좋아서ꡑ하는 일이었고 1년만이든 2년만이든 시합에 나가 메달 하나를 따면 그걸로 모든 어려움이 해소되곤 했다.

 부모님이 떠난후 실의에 잠겨있을 때, 아이를 낳고 무력해짐을 느꼈을 때 자신을 일으켜 준것도 태권도였다.

 태권도의 무엇이 그를 집착하게 했을까? 손씨는 딱 부러지게 잘라 말할순 없지만 태권도는 몸과 마음의 운동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마음을 바르게 하고 바른 자세를 갖출 때만이 비로소 실력이 향상되는 고상한 스포츠라는 것이다.

 또 일시에 드러나진 않지만 소심한 사람은 대범하게, 산만한 사람은 정하게 해주는 것이 바로 태권도의 매력이란다. 그래서 손씨는 제자들을 데리고 바닷가로 나가길 자주한다. 막힌 체육관에선 얻을 수 없는 큰 마음, 큰 뜻을 품게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새로 들어온 제자들 앞에서 손씨는 늘 이 말을 한다고 한다.

 ꡒ나는 태권도를 잘하기보다 태권도를 사랑해서, 그리고 여러분을 사랑하기 때문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과 좋은 인연 맺기를 원합니다ꡓ

 손씨가  행복해하는 또 한가지 이유는 같은 인간이라는 이유 하나로 인간을 사랑하려는 때묻지 않은 욕심때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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