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낮잠이요? 휴일엔 이발 봉사하러 간답니다-면천 성신이용원 김수해 씨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5년을 한결같이 거동이 불편한 노인환자들을 찾아다니며 이발봉사를 해온 따뜻한 이웃이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면천국민학교 앞에서 이발소를 경영하고 있는 김수해(42세)씨다.

 김씨는 한달에 두번 찾아오는 정기휴일마다 직접 이발도구를 챙겨들고 10여개 부락을 돌며 노인들에게 무료로 이발을 해주고 있다. 웬만한 인내심과 봉사정신이 아니면 보통사람들은 엄두도 못 낼 대단한 일이다. 가족들과 나들이도 가고 모처럼 편안하게 단잠을 즐길 수 있는 황금같은 휴일을 김씨는 꼬박 노인환자들의 머리손질에 헌납해 온 것이다.

 김씨가 이발봉사를 하게 된것은 아주 우연한 계기를 통해서였다. 오래전 6촌 형님되는 분이 중풍을 앓으셨었는데 그분 머리를 손질해주다 보니 주위의 노인들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던 것이다. 한분, 두분 점점 늘기 시작했고 김씨는 아예 가방을 둘러메고 노인환자들을 찾아다니며 이발을 해주게 됐다.

 무더운 한여름에도 살을 에이는 엄동설한에도 김씨는 털털거리는 오토바이를 타고 노인들을 찾아갔다. 험한 시골길을 달리다 사고도 여러번 났고 찬바람에 손이 부르트곤 했지만 김씨는 한번도 이 일을 거른 적이 없다.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노인들을 생각하면 따뜻한 구들장도 가시방석 같았고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았기 때문이다. 휴일날 못가면 그 다음날 가게문을 닫고서라도 가야 마음이 편해졌고 비로소 콧노래가 흘러나왔다.

 김씨가 현재 돌보고 있는 노인들은 50여명 정도이다. 아침 7시에 집을 나서면 저녁 어스름이 질때 쯤에야 집에 돌아올 수 있다. 하루종일 돌아다니지만 김씨는 점심한끼 대접받는 게 부담스러워 빵 한개로 허기를 달래곤 한다. 밥 한끼정도야 오가는 정이랄 수도 있겠는데 찬없는 밥상 내놓게 하는 것만큼 시골 노인들에게 큰부담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게 김씨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또 한두번 댓가를 받기 시작하면 더 큰것을 바라게 되는 인간의 보편적 심리로부터 자신을 단도리 하려는 의지의 일환이기도 하다.

 김씨는 이 일을 시작한 것에 대해 후회한 적은 없다고 한다. 나와 내가족만이 아니라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자신의 일부분을 떼어주며 사는 것이 복된 삶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면천 주민들로부터 군민대상감이라는 칭송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실제로 두번이나 군민대상후보에 오른적도 있지만 정작 김씨 자신은 상을 받고 이름이 알려지는 것에 별 관심이 없다. 애시당초 명성을 얻고자 시작한 일도 아니었고 ꡐ내 일이려니ꡑ하며 숨어서 하는 봉사가 참된 봉사라고 믿는 까닭이다.

 착하고 공부 잘하는 두 딸과 불평않고 가난한 살림 잘 꾸려온 아내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는 김씨. 수도 없이 쌓이는 초청장들이 짧지 않은 세월을 묵묵히 봉사해온 그에게 주어지는 상장들이다.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