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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26 19: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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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가 건넨 김이 나는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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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형 구 당진군재향군인회장

새하얀 눈이 초가집 지붕에 내려앉은 풍경 앞에 두 사람이 있다. 바로 40여년 전 사촌누나(이부자(61), 인천시)와 나의 모습이다. 온 세상이 그야말로 하얗던 사진 속 장소는 사촌누나가 살았던 서산시 부석면 취평리로 방학이 되어 누님집에 가는 일은 의례적인 일이었을 만큼 누나와 난 가깝게 지냈다. 또 먹을거리가 많지 않았던 시절 누나가 건넨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감자의 향기는 시간이 흘러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의 향기’가 되고 있다. 이런 누나가 올해 환갑을 맞으셨으니 시간이 갈수록 가족과 친척에 대한 소중함은 더해만 간다.

 고등학교 사진을 꺼내들면 보고 싶은 사람들이 생각난다. 친구들과 담임선생님의 얼굴 하나하나가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특히 농사일을 도우러 담임선생님 댁에 놀러갔다 선생님 몰래 사모님이 주는 막걸리를 마셨던 추억이나 그날 밤 담임선생님(고 박영순 선생님)과 밤을 지새우며 인생에 대해 얘기했던 순간은 생각 할수록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세번째 사진은 아버지, 어머니, 남동생(이석우, 건설협회 근무), 여동생 둘, 조카와 인근의 절에서 찍은 사진이다. 그렇게 최근까지 가족들과 나들이를 갔었다. 하지만 부모님이 연로해지면서부터 그런 시간을 갖지 못하고 있다. 살아계신 동안만이라도 건강하셨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마지막 사진은 2003년 10월20일 재향군인회 충남지역 시·군 회장들과 청와대 초청만찬에 참석했을 때의 사진이다. 재향군인회장을 맡다보니 고엽제환자와 상이용사 등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어렵게 사시는 분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분들을 더 도와드리지 못해 항상 죄송스런 마음이다. 이미 지났지만 6월 한 달만이라도 이런 분들의 고마움과 국가의 소중함을 한번쯤은 가슴에 담아줬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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