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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천의 교사일기 23]수행평가는 고행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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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고1 학생들은 스스로를 저주받은 세대라 했던 신문기사가 기억이 난다. 성적이 상대평가를 통한 등급제로 전환되면서 고1 입학 후 부터 대학입시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불만과 그로 인해 여러 부류의 친구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소중한 고교친구를 사귈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만을 토로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멀리 내다보면 사회에서의 경쟁을 미리 연습해 둔다고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도 되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지만 학교 현장에서의 느낌은 그럴 수가 없다는데 고1의 고충이 있다.
다른 학생들보다 석차가 우위에 있어야 좋은 등급을 유지하고 그래야 원하는 대학과 유망 학과에 갈 수 있다는 생각에 어쩔 수 없이 친구관계는 소원해 질밖에... 이 부분이 다른 학년과 크게 다른 점이다. 성적에 민감 하다보니 그만큼 예민하고 스트레스를 잘 받는다. 마치 3학년 수업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종종 받는다.
가끔 수업 중 졸고 있는 학생을 깨워 몇 시에 취침했는지를 물으면 새벽 2시가 보통이다. 예년의 1학년 학생들에 비해 공부의 양이 엄청나게 많다. 대학입학에 필수적인 영·수 과목에 신경써야 함은 물론 하루 3시간씩의 논술강의를 듣기 위해 제시된 책을 읽어야 하고 매일 아침마다 영어 50단어를 테스트 받기위한 암기를 해야 하며 특강과 보충수업을 듣기 위한 선행 학습준비와 그 외에도 시험이 임박하게 되면 각 과목별로 수행평가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하는데 여기에 쏟아야 하는 시간이 엄청나다.
교사들이 조금씩 내준다곤 하지만 10여과목이 넘는 교과목들의 수행평가를 학생이 다 처리하기에는 그 양이 만만치 않다. 담임의 입장에서도 아침마다 피곤에 지친 애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내심 조금만 더 그 양을 줄여 주었으면 좋으련만 교권에 관한 사안인지라 마음 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 가슴을 더욱 답답하게 한다.
수행평가가 아무리 좋은 평가제도라 하더라도 기초를 닦아야 할 과목들에 소홀할 수 없고 또한 시간을 많이 요하고 꾸준히 해야 되는 특성을 고려하면 각 교과별로 한꺼번에 쏟아지는 수행평가는 어쩌면 고행평가라 할 만하다. 수행평가가 아이들에게 큰 부담으로 느껴지지 않을 만큼의 적정한 분량이 되어질 수 있도록 학생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계기가 있었으면 한다.

송악고 교사  |  본지 편집위원
skyhoch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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