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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소개
  • 입력 2001.01.22 00:00
  • 수정 2017.08.10 16:51
  • 호수 355

당진시대 편집부가 추천하는 <돌 위에 새긴 생각>
돌에 새겨진 선인들의 깊은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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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을 보면 행복해진다

「돌 위에 새긴 생각」

정민 지음
열림원 펴냄
값 7,000원

돌에 새겨진 선인들의 깊은 지혜
우주와 삶에 대한 직선적인 짧은 통찰이 여백과 함께

夕佳軒(석가헌) - 저녁이 아름다운 집 : 사람은 저녁이 아름다워야 한다. 젊은 날의 그 명성을 뒤로 하고 늙어 추한 모습은 보는 이를 민망하게 한다.

帝言女仙才努力勿自輕(제언여선재노력물자경) -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신선의 재질을 지녔으니 노력하여 스스로 가벼이 하지 말라 : 천상에서 죄를 지어 잠시 인간세상에 귀양 온 것이니 이 세상의 고초는 마땅히 겪어야 할 시련일 뿐이니라. 그 고통에 짓눌려 제 몸을 헐지 말고 모름지기 자중자애하라.

讀十年書 天下無不可醫之病(독십년서 천하무불가의지병) - 10년간 책을 읽으면 천하에 고칠 수 없는 병이 없으리라 : 두문불출하고 뜻을 세워 10년간 독서하니 천하의 일을 앉아서도 손금보듯 훤히 알겠다. 지난날의 어리석고 미혹한 생각들이 자꾸만 떠올라 낯을 들 수가 없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좀 색다르다. 장문의 산문이건 짧고 난해한 시건 읽기가 왠지 귀찮아져만 가는 요즘 간간이 틈이 날 때 한 장씩 들여다 보면 딱 좋을 그런 책이다.
혼자 있기 안성마춤인 화장실에다 두고서 생각이나 마음이 복잡하고 어지러울 때 잠시 생각을 털어내며 정리하기도 좋고, 경우에 따라서는 지루하고 심심할 때 한 장씩 노트에 옮겨 적거나 암송을 해도 좋을 그런 책이다.
위에 소개한 글들은 이 책 본문의 세 쪽에 해당되는 분량의 글이다. 한 쪽에 하나의 문장씩 한문과 한글 번역이 소개되어 있다. 무엇보다 그것은 하나의 ‘전각’과 함께 소개가 되어 있다.
서예와 조각, 회화와 구성을 포괄하는 종합예술이라 일컬어지는 전각은 돌 하나 하나마다 다른 구성도 묘미지만 그 행간에 담긴 옛사람의 숨결이 더 뜨겁다고 이 책을 엮은 정 민 교수는 말하고 있다.
한양대 국문과 교수인 저자는 자신이 직접 전각을 배우던 중 우리나라 조선 후기의 박제가가 <학산당인보 designtimesp=26263>에 대해 쓴 후문을 읽고 무척 궁금해 하던 끝에 스승으로부터 이 책의 원본을 얻어 거기에 자신의 단상을 얹어 <돌 위에 새긴 생각 designtimesp=26264>이라는 새책으로 펴냈다. 이 책의 모태가 된 <학산당인보 designtimesp=26265>는 명나라 말엽때 당대의 유명한 전각가들이 옛 경전에서 좋은 글귀를 골라 새겨 놓은 인장을 ‘장호'라는 사람이 모아 엮은 것이라 한다.
하나의 전각 작품과 함께 소개된 풀이와 문학적인 단상.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얼마나 시원하고 간결하고 의미있게 정리되어 있을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 엮은이인 정민 교수가 밝히는 것처럼 우리는 “...이제 그 돌 위에 새겨진 옛사람들의 생각을 따라 읽다가 어느 새 ... 지금 여기의 내 삶을 돌아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한획 한획 칼날이 긋고 지나간 자리마다 간난과 고민의 한 시절을 살았던 선인들의 열정과 애환이 아로새겨져 있음을 분명히...” 느끼게 될 것이다.
이 책의 많은 여백들은 기계적이고 빡빡한 우리 일상에 숨을 돌릴 여백을 요구하기도 하고 또 그런 여백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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