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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길 본지 발행인] 어려울수록 정도로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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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수록 우리는 정도(正道)로 가야 한다. 편집권의 독립과 사내 민주화를 통해 먼저 신문사의 독립성과 신뢰를 쌓아나가야 한다. 특히 지역신문은 공공성의 강화로 자신의 존재기반을 다시금 튼튼히 해야만 한다. 전국을 대표하는 지역신문 대부분이 주민주주로 자본이 형성되어 있고 편집권 독립을 내용으로 하는 편집규약을 통해 신문제작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재도약을 하려는 시점에서 반드시 무엇을 확인하고 넘어가야하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지역신문 "발행인과 독자와의 대화"를 발간하며
지역신문은 결혼, 부음, 동창회 소식에서부터 국회의원 선거, 자치단체의 각종 개발사업에 이르기까지 지역사회의 크고 작은 모든 일과 다양한 여론을 전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신문은 지역사회의 주요 의제를 발굴하는 일, 지방권력에 대한 감시, 지역의 미래에 대한 고민과 대안제시 등에 이르기까지 그 어느 것 하나 소홀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양의 정보를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신문이 지역에서 감당해야 하는 역사적인 몫에 비해 정작 지역신문이 존재하는 환경과 시장은 매우 열악하다. 노무현 정권이 들어선 이후 행정수도 이전, 공공기관 지방이전 추진 등 지방분권에 대한 가시적인 조치들이 진행되고는 있지만 지역을 고사위기에서 헤어나도록 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다. 농촌경제 또한 갈수록 피폐해져 가고 서해안 고속도로와 고속철 개통 등 이른바 대형 개발사업들은 오히려 경쟁력이 약한 지방의 자본과 인력을 수도권으로 거세게 빨아들이고 있다. 몇몇 시군을 제외하면 지역신문의 잠재적인 독자인 지역의 인구 역시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과거에도 제작여건이 열악하긴 마찬가지였으나 지역의 뉴스를 제공하는 유일한 매체라는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견뎌왔다면 최근 지역 미디어환경의 급속한 변화는 이 마저도 여의치 않게 만들고 있다. 지역방송과 인터넷신문, 생활정보지의 지역뉴스 제공은 그동안 지역신문이 지녔던 정보 제공력과 지역여론 형성의 독점적인 위치를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이러한 지역신문의 위기가 비단 외부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역신문 제작과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책임자들이 좀 더 질좋은 신문을 만들고 경영을 합리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종사자들은 지역사회와 저널리즘에 대한 철학과 사명감을 갖고 신문제작에 임하고 있는지 이제는 내부에서 깊이 되돌아 볼 일이다.
어려울수록 우리는 정도(正道)로 가야 한다. 편집권의 독립과 사내 민주화를 통해 먼저 신문사의 독립성과 신뢰를 쌓아나가야 한다. 특히 지역신문은 공공성의 강화로 자신의 존재기반을 다시금 튼튼히 해야만 한다. 전국을 대표하는 지역신문 대부분이 주민주주로 자본이 형성되어 있고 편집권 독립을 내용으로 하는 편집규약을 통해 신문제작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재도약을 하려는 시점에서 반드시 무엇을 확인하고 넘어가야 하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물론 우리는 국내 언론시장과 외국의 지역신문 시장의 변화흐름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독일에서는 이미 인근 시군 지역 단위의 신문들이 통합 발행되고 있으며 미국처럼 지역신문이 생활정보지 역할까지 병행하는 나라에서는 대부분의 지역신문이 일정 정도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의 지역신문이 생활정보시장을 선점당한 상태에다 근본적인 영세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시점에서 우리 지역신문은 선진국 청취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소출력 공동체 라디오에도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매주 편집국에 쏟아지는 정보를 가공하고 지역내의 자원봉사자들과 문화예술인들을 활용할 수만 있다면 아마 최소의 비용으로 소출력 공동체 라디오 방송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역신문이 생존의 위기에서 벗어나는 한편 지역사회의 변화를 주도하고 민주주의를 확대하는 고유의 역할을 공고히 하는 일은 무엇보다 지역신문 종사자 스스로 철학과 비전, 사명감을 가지고 신문제작에 임하는 자세가 우선할 때만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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