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날씨가 사라진지
오래인 것처럼 착각 할 만큼
따뜻하다.
우리는 멀리 갈 것처럼
화구들을 차곡차곡
차에 실었다.
작업실 주차장을 나서면서
바라보이는 앞산 밑에,
조그마한 집 한 채,
평소엔 나무에 가려
잘 보이지 않던 풍경이
낙엽이 다 지고 난 겨울에,
가지사이로 보이는 집이
따스해 보인다.
차에 실은 짐을
다시 차례차례 내렸다.
우리는 옆집 앞마당을 지나
텅 빈 논으로 들어가
터를 잡았다.
따뜻한 날씨 탓일까!
무언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