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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천의 교사일기57] 수학여행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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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날 제주공항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1시 30분경, 비를 맞으며 공항에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올라 용해로라는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고 정방폭포와 주상절리 등을 관광한 후 숙소에 도착했다. 다음날의 일정은 한라산 등정인데 적게는 50미리에서 150미리까지 많은 비가 내린다는 보도가 있어 불가피하게 3일차의 일정과 바꾸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일정을 바꾼 후에도 마음은 불안했다. 수학여행기간 내내 비가 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다행히 다음 날에도 기상예보와 달리 한 방울의 비도 내리지 않았다. 3일째 한라산 등반의 날이 되자 핸드폰시각은 3시 4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뜬눈으로 잠을 뒤척이다 4시 44분 몸을 일으켜 샤워를 했다. 한라산 백록담까지 가는 길에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 좋겠다 싶었기 때문이었다. 아침 06:00시에 아이들과 함께 식사를 한 후 07:00시 버스를 타고 30분이 지나자 한라산 700미터 고지에 도착했다. 이미 그곳엔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도시락과 생수, 오이 하나씩 지급받은 후 여학생들을 먼저 산에 오르게 한 후 남학생들 뒤를 따라 한라산 등정을 시작했다. 진달래 동산까지 7.3km의 거리는 비교적 완만했지만 고르지 못한 돌들로 포장이 되어 걷기에 불편했고 마지막 1km 구간은 경사가 비교적 심한데다 평소 운동부족으로 몇 번이나 쉬지 않을 수가 없었다. 3시간정도를 걷자 진달래 동산에 도착했다. 준비해간 도시락을 먹고 학급별 사진을 찍은 후 대부분의 학생들은 인솔교사와 함께 2.3km 떨어져있는 백록담으로 향했다. 나도 마음속으로 백록담까지 가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몸에 무리가 있어 포기를 하고, 내려가기를 원하는 여학생들과 남학생 몇 명과 함께 하산을 결정했다. 내려오는 동안 길 옆에 떨어져 있는 쓰레기를 여학생들이 주워가는 것을 보고 칭찬을 해주었다. 또 간이 화장실에 들어가자 도시락 쓰레기가 눈에 띄었다. 어딜 가나 우리의 수준은 이것밖에 되질 않는가 하는 자조 섞인 한숨이 절로 나왔다. 내려가는 길은 왜 그렇게도 긴지, 왕복 14.6km를 7시간 정도 걸어 3시경 출발지로 돌아올 수 있었다. 5시가 다 되어 백록담까지 간 학생들 모두가 무사히 되돌아 왔다. 다른 학교 학생들 중 한 학생이 내려오다 미끄러져 팔을 다쳤다는 소식을 들은 후 내심 걱정을 많이 한 터라 아이들 모두 무사히 내려온 것에 감사했다. 이번 수학여행이 안전하고 학생의 도를 넘지 않는 건전한 수학여행이 되었음에 다시 한번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송악고 교사  |  본지 편집위원
skyhoch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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