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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6.05.29 00:00
  • 호수 615

송악면 방계리 ‘용솔’의 내력 - 있어야 할 곳 아닌 곳에 있는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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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수 지정 서둘러야” 여론

송악면 방계리, 너른 들판 한가운데에 비상한 모양의 소나무가 한그루 서 있다. 도로에서 1미터 정도 움푹 내려간 공터에 자리잡고 있어 유심히 주변을 살펴보지 않으면 무심코 지나치기 쉽다. 키가 작은데 비해 나뭇가지가 사방으로 풍성하게 퍼졌다, 이 소나무의 압권은 몸통이다. 마치 용이 승천하는 모양처럼 힘차게 틀어져 있다. 그래서 동네주민들은 이 소나무를 ‘용솔’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소나무가 있어야 할 곳이 아닌 곳에 있다는 사실이 더욱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소나무가 위치한 곳은 정확히 들판 한가운데다. 사방이 논으로 둘러싸인 농로길 바로 옆에 서 있는데 그곳에 나무가 서 있게 된 내력을 동네주민들을 이렇게 말한다.
 먼 옛날 나무가 있는 곳 위쪽에 커다란 내가 있었다. 어느 해 여름, 홍수가 나서 산사태와 함께 내가 터졌는데 그 때 휩쓸려 내려온 돌과 흙들을 동네사람들이 퍼올려 두개의 뚝섬이 만들어졌고 한 섬엔 소나무 한그루가, 다른 한 섬엔 물푸레 나무 한그루가 자랐다. 그래서 그곳 지명은 두개의 섬이 있는 곳이라 하여 섬두리라 불렸고 소나무는 용의 모양과 닮았다 해서 용솔로 불리게 되었다. 다른 한 섬에 있던 물푸레나무는 90년대 초 경지정리를 하는 과정에서 섬이 없어지면서 함께 자취를 감추었다고 한다.
‘용솔’은 방계리 주민들에겐 수호목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래서 이 나무를 지키고자 애써 온 사연도 절절하다. 서슬이 퍼렇던 일제시대때 관원들이 나와 이 나무를 캐내어 가려고 했으나 동네 주민들이 낫과 쇠스랑을 들고 나무주위를 에워싸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는 이야기며 돈많은 건축업자가 5백만원을 부르기도 했었고 어느 해엔 절에서 스님들이 떼로 몰려와 부르는대로 다 줄 터이니 나무를 넘겨달라는 제안도 했었다고 한다.
“후대엔 어쩔지 몰라도 우리 세대엔 억만금을 줘도 안팔지. 이 나무가 말여 세월이 흘러도 크지도 않고 맨날 그대로여. 600년 됐다고 하는디 언제적부텀 600년인지는 아무도 모르지.”
주민 안석환씨의 말이다.
동네주민들이 아쉬워 하는건 경지정리하면서 농로가 높아지는 바람에 나무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 나무를 도로높이에 맞춰 들어올리길 바라지만 이 의견에는 논란이 있다. 자칫했다간 나무를 죽일수도 있기 때문. 이 나무를 잘 아는 한 나무전문가는 “지금 나무상태가 매우 건강한 것으로 보아 현재의 환경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자칫 인위적인 힘을 가했다가는 수령이 짧아지고 고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무를 들어올리는 작업보다 우선 보호수로 지정해 나무가 다른 곳으로 팔려나가는 불상사를 막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여기저기서 이 ‘용솔’을 탐내는 사람들이 흥정을 걸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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