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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천의 교사일기 69] 광복절을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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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이나 광복절은 다른 국경일과는 분명 다르다. 36년간의 일제 강점기 동안 우리나라가 자주독립국임을 대외적으로 알리려했던 삼일절 운동과 일제의 압박 속에서 꿈에 그리던 해방을 이룬 광복절은 분명 새로운 삶을 위한 노력이자 그 결실이었기 때문이다.
잃어버린 36년의 세월은 우리말을 없애고자 일본말을 가르치고 창씨개명과 신사참배를 강요당할 수밖에 없었던 시절이었다. 이런 암흑기에도 우리말을 보존하기 위해 우리말을 가르치고 신사참배를 거부했었던 학교들은 폐교조치를 당했었다.
한편 색동회를 조직하여 어린이들에게 조국 독립에 대한 꿈과 희망을 잃지 않게 하려는 노력과 함께 한일합병의 주역들인 일왕과 이토 히로부미 등의 저격사건과 일본군 수뇌부에 대한 도시락 폭탄 투척사건 등 일본에 대한 우리의 항쟁은 국내외적으로 끊임없이 이어졌다. 특히나 일제 강점기말 패망직전 일본의 전쟁수행을 위해 징병과 징용으로 끌려간 많은 우리 할아버지들의 희생과 또한 위안부 할머니들의 죽음보다 더한 고통에 대해서는 할말을 잃고 만다. 그러나  당사자 뿐 아니라 피해를 입은 가정들과 나라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가정을 돌보지 못한 때문에 자손들이 오히려 빈곤한 삶을 사는 현재의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다.
이와 같이 나라를 위한 분들의 희생에 대한 국가차원의 보상이 없거나 국민들의 공감대가 이들의 희생에 대해 무감각하다면 앞으로 국가에 위기가 닥쳤을 때 내 한목숨 기꺼이 희생하겠다고 나설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물론 그분들의 희생이 대가를 위한 것은 아니었을 테지만 국민 된 사람으로 함께 행복해야할 책임과 의무는 있지 않는가 말이다. 이제 우리세대는 부모님들로부터 직간접인 경험을 통하여 그들의 고통을 느낄 수 있었으나 세월이 흘러 우리의 2, 3세대들은 교과서에 나오는 몇 페이지 분량의 내용만으로 36년간의 나라 잃은 설움을 알 수밖에는 달리 길이 없다.
이제 광복절을 맞이하여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해주신 많은 분들의 희생을 마음속 깊이 감사할 뿐 아니라 우리의 삶이 나 혼자만의 이기적인 삶에서 벗어나 모두가 함께 다 잘 잘 수 있는 공동체적인 삶의 목표를 향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그분들의 고귀한 희생과 뜻이 세세손손 이어져 교육되어져야 함은 너무도 당연하다. 광복절을 단순히 하루 쉬는 날로 여긴다면 우리는 그분들에게 또 한번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꼴이 될 것이다.
송악고 교사  |  본지 편집위원
skyhoch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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