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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천의 교사일기 75] 서울대의 입시안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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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대학교가 현 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2008학년도 입시요강을 발표했다.
내용의 골자는 수능을 자격고사화 하고 내신의 비중을 높이며 변별력을 위해 인문계열에서의 논술비중을 높임과 동시에 자연계에도 논술을 도입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또 텝스와 토익, 토플 같은 객관적 영어능력이 일정수준에 도달한 학생이 유리하도록 하는 새로운 전형 안을 내놓았다. 서울대의 이와 같은 발표가 있은 후 연·고대를 포함한 각 대학들도 논술을 도입하겠다고 한다. 구체안은 내년 3월이나 되어야 확정발표 한다지만 너무 갑작스럽고 국민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는 발표이다.
서울대가 논술을 변별력의 대안으로 선택하고 나온 데에는 내신성적등급제가 빌미가 되었다. 또한 수능 성적을 등급으로만 표시하게 한 교육부의 정책도 또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을 이미 파악하고 있는 서울대가 학교교육과정에서 다루는 과목에 대한 심층문항을 개발해서 선발에 이용하면 얼마든지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음에도 논술을 도입하겠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이는 공교육의 붕괴를 조장할 위험소지가 있다. 그렇지 않아도 사교육비의 과중한 부담이 사회문제가 되어 방과 후 활동도 학교현장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시점에 이와 같은 발표는 교육부의 정책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
또한 농어촌 지역과 같은 곳에서는 제대로 된 논술 교육을 받을 수 없다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는 분명 교육 기회균등의 차원에서 볼 때 불공평한 조치이다. 또한 그런 계획이 있었다면 몇 년 앞을 내다보고 논술실시에 대한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도록 한 뒤 실시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한다.
또한 영어능력을 검증하기 위해 학교현장에서 다루지 않는 토익, 토플,텝스와 같은 시험을 반영한다는 것은 현실을 무시한 발상이다.
그렇지 않아도 배워야 할 과목이 너무 많은 고등학생들에게 무거운 짐을 지움과 동시에 학부모들에게는 새로운 사교육비 부담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아무쪼록 현 2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2008학년도 대입 전형방법이 지금까지의 틀과 큰 변화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변별력을 위해서라면 교육과정에서 배운 내용에 대한 평가만으로 선발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길 바란다.

송악고 교사  |  본지 편집위원
skyhoch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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