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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고, 위기 딛고 부활하다2 - 당진정보고

다시 한번 지역인재의 산실로 유종준 기자l승인2007.02.19 00:00l(6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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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진정보고가 특성화 고교 지정으로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김규환 교장(가운데)과 학생들이 밝은 얼굴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문대학 정원 증원으로 진학 선호, 정체성 위기 ‘혼란’
특성화 고교 지정으로 지역의 실업명문 회복 계기 마련

학교는 지역사회에서 일종의 심장이다. 힘찬 박동으로 지역의 요소 요소에 새로운 피를 수혈한다. 매년 배출된 졸업생들은 지역사회를 이끌 중추로 성장하고 이들을 길러낸 학교는 지역의 정체성과 정서를 형성하는 주요 매개체가 된다.
과거 당진에서 당진정보고는 심장 중의 심장이었다.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졸업생들이 지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이끌었다. 실제로 한동안 지역사회 주요 지도층의 상당수를 당진정보고 출신들이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학진학에 대한 높은 선호와 함께 대학정원이 크게 늘면서 지역의 대표적 실업고인 당진정보고의 정체성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1997년부터 전문대학의 정원이 크게 늘어나면서 누구나 대학에 갈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자 학생들이 취업을 기피하기 시작했다. 가장 큰 문제는 기업에서 취업의뢰가 와도 학부모들이 자녀를 대학에 보내겠다며 응하지 않았던 것.
이에 따라 당진정보고의 대학 진학률은 해마다 높아져 최근에는 90%에 이르게 됐다.
“학교의 정체성에 혼란을 겪었었습니다. 이 때문에 인문계로 전환하자는 요구도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김종응 당진정보고 직업교육부 부장의 회고다.
당진정보고는 과연 어디로 갈 것인가?

특성화고교로 진로 선택

당진정보고는 인문계로 전환하는 대신 학교의 전통을 살리면서 특성화하는 길을 선택했다.
우리 사회의 저출산 추세에 따라 앞으로 2020년이면 고등학생의 수가 25%정도 줄어들 전망이다. 당연히 대학의 정원이 신입생수를 크게 앞지르게 된다. 즉, 경쟁에서 뒤쳐지는 대학은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도래하게 된 것.
당진정보고는 인문계 전환이라는 섣부른 판단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실업계 고교라는 정체성을 더욱 강화해 사회에서 필요한 전문인력 육성으로 방향을 잡했다.
당진정보고는 1997년 IT를 중심으로 산업이 급속히 전환될 무렵, 과거의 당진상업고등학교라는 교명에서 개명한 후 지금에 이르고 있다. 당시 상업계가 갖고 있는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교명을 바꾸고 주산이나 타자 등의 과목을 폐지하는 대신 정보처리 과목을 신설했으나 곧 한계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학교교육과 기업의 요구 사이에 갭이 벌어진 것.
이같은 한계를 당진정보고는 특성화 고교 지정으로 극복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충남도교육청의 전문기능인 육성과 전략산업 인력수급을 목표로 한 산·학·관 연계 특성화고 추진방침에 따라 지난해 5월 디지털 경영계열 특성화 고교를 목표로 신청서를 제출해 같은 해 6월 마침내 특성화 고교로 지정됐다.
특성화 고교 지정으로 당진정보고는 회계정보와 디지털 경영으로 학과를 개편해 MIS(경영정보시스템)와 ERP(전사적자원관리) 등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교육을 목표로 교과과정을 변경할 예정이다. 또한 기업·대학과 연계교육 협약을 체결해 신입생 모집이나 취업·진학 등에도 큰 도움을 받게 됐다.
이외에도 정원 외 5%를 특별전형으로 뽑아 집중교육을 통해 취업이나 동일계열의 대학 진학에도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창업인력 육성 목표

이제 당진정보고는 단순 사무처리 인력이 아닌 전문화된 회계처리 인력의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업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겠다는 것.
더 나아가 앞으로 CEO를 길러내야 한다는 목표를 갖고 기업가 정신을 갖춘 인력양성을 주요 방향으로 설정했다. 기업에서 원하는 인력을 기르는 데서 이제 기업을 창업할 수 있는 인력을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김규환 교장은 “앞으로 특성화 고교는 예술고나 과학고 등과 더불어 전문고로 육성될 전망”이라며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대로 갖추는 학교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학교의 이 같은 노력에 총동문회도 물심양면으로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이범익 당진정보고 총동창회장은 “인문계 전환은 사실상 성공하기 어려운 만큼 특성화 고교로 방향을 정한 것이 오히려 학교발전의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며 “특성화 고교로 취업도 잘 되고 진학에도 유리한 고교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도전 앞에 선 당진정보고. 다시 한번 위기를 극복하기고지역의 명문 실업계 고교로 거듭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종준 기자  jjyu@d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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