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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시론] 이정음-연호 문학회 회장 본지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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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

 한창 문학활동을 하던, 80년대 후반 늦가을로 기억된다. 당시 당진군청에 근무하고 있던 김우영 작가와 서천으로 문학기행을 간 적이 있었다.
 그때 서천에 낙향한, 장편소설 ‘동토’로 명성이 있고, 한국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박경수님을 찾아 뵌 일이 있었다. 그분과의 대화 중에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 것이다’라는 말씀을 들은 적이 있다. 촌구석에 박혀있는 나로서는 예사롭지 않은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그때만 해도 그런 말은 통용되지 않았고 한편으로는 진부한 느낌마저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오늘날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급격히 글로벌화 되어가고 있고, 인간이 사는 다양한 삶의 양식이 새로운 문화코드로 읽혀지는 시대로 변모되어 가고 있다.
 때문에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과 터전, 그리고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문화유산을 찾고 발견해 내는 것, 그리고 그것을 우리 삶의 현실 세계로 끄집어내어 새롭게 문화를 창조하고 계승해야 한다고 하는 어떤 자각을 요청받고 있다.
 그것은 거부할 수 없는 새로운 물결이며 그것이 우리 삶의 생존방식과도  급격히 연결되어 오기 때문이다. 우리 민족은 오천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민족으로 각 지역마다 각기 특색있는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다.
 우리 당진군의 남부지역인 합덕·우강은 넓은 평야지대로서 곳곳에 이에 관련된 문화사적지가 있다. 그 대표적이 것이 ‘합덕 연호방죽’이 아닌가 한다. 연호방죽의 기원은 후백제 견훤이 백제 부흥운동을 하면서 성동산에 토성을 쌓고 군사를 주둔시키며 말을 먹이기 위해 우물을 판 것으로 시작되어 점차적으로 군량미를 확보하기 위해 넓힌 것이라는 유래를 가지고 있다.
 이것은 고려시대, 조선시대로 내려오며 여러 번의 증수와 개축을 거치면서 발전해온 우리나라가 농업이 주산업이었던 때, 서부지역 농민과 그 역사를 같이해 온, 그야말로 농민의 삶의 애환이 서린 1400여년의 역사를 가진 문화사적지다.
 연호지는 약 30만평이 되는 저수지였고 몽리시설이 부족하던 시절에 그 저수지 물로서 넓은 예당평야의 젖줄 역할을 했으며 가뭄에 대비한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묻어있는 귀중한 문화사적지인 것이다.
 연꽃이 필 때면 그 장관을 보기 위해, 봄이 되면 방죽에 벚꽃이 만발하여 그 아름다움을 보러 전국 각처에서 구경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리고 이곳엔 각종 어종이 서식하여 배고프던 그 시절에 귀중한 단백질 공급원이 되기도 하였다.
 이것이 한국 전쟁 후 식량이 부족하던 60년대에 예당저수지가 완공되면 서 그 역사적인 가치를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논으로 만들어 버린 우를 범하게 됐고 지금은 외롭게 서있는 방죽둑만도 문화재로 보존되어 있다.
 이미 선진 유럽은 3차 산업인 관광산업을 통하여 많은 달러를 벌어들이고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있다. 이 시대에 관광산업이야말로 이른바 ‘굴뚝 없는 산업’으로서 미래형 성장 동력 산업이 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나라가 스페인, 프랑스, 미국 등이며 이들 나라는 연간 400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고 한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이 약 300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관광대국으로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6년도 대비 약 53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지만 나가는 돈은 138억달러로서 약 85억달러의 적자를 보고 있다.
 중국도 2010년도에는 약 1억 명의 관광여행 수요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만약 이들 중의 5%만 우리나라가 수용해도 우리경제는 대박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문화관광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2006년도 국민 1인당 관광레저 비용이 50만원에서 2010년에는 70만원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 당진군은 북부지역 중심의 기업유치를 통하여 경제적 활력이 넘치고 있다. 기업유치는 후손들이 먹고 살 수 있는 새로운 자랑뿐이다.
 반면에 농업이 발달한 우리 남부지역은 1400년의 역사를 가진 귀중한 문화적 자산인 합덕 연호방죽을 잠재우지 말고 복원해야 한다.
 그곳을 우리 내포지역 천주교 발상지요, 못자리와 같은 천주교 사적지와 연결한다면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성장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모든 일이 결코 쉽지는 않을것이다. 어려운 의견조정과 충분한 경제적 여건이 뒷받침돼야 하고 지역유지의 협조는 물론, 상급관청의 문을 꾸준히 두드리고 그 당위성을 설득하는 인내와 희생정신이 필요할 것이다.
 지난 12월 합덕 연호방죽 복원추진위원회가 결성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추진위원장 신관수님을 만나 대략적인 계획을 들었다. 우리 지역민의 소망인 합덕 연호방죽이 반드시 복원되고 찬란한 문화가 꽃피어 그 역사가 숨쉬는 고장이 되길, 문화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기대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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