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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7월 소들평야의 벼처럼

당진시대l승인2007.07.16 00:00l(67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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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음
연호문학회 회장 합덕 이태리안경원 대표
본지 편집위원


 넓게 트인 소들평야는 지금 짙은 녹색으로 칠해져 있다. 봄에 심어 논 모들은 벌써 자기 키 보다 몇 배로 자라나 있다. 그것들은 쉬지 않고 왕성한 생명활동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생명체란 것이 일부분 과학으로 설명되지만 많은 부분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신비의 베일에 가려져 있다.
 우리는 그것을 늘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뿌리에서 물을 빨아올려 그물과 공기 중에 있는 햇빛과 이산화탄소를 사용해 탄소동화작용을 통한 왕성한 세포분열작용은 곧 우리 인간들이 먹을 수 있는 양식을 만들기 위한 그것들의 활동이라 생각할 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생명을 소중하다고 하는 것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생각이다. 그러나 생명에 대한 그 지각의 강도는 사람마다, 겪어온 경험마다, 사상에 따라 매우 다르다. 누구나 젊어서 절망과 고민의 늪에 빠져 긴 방황의 터널을 지나왔겠지만 필자 또한 20대 때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방황하던 때가 있었다. 어느 아침 출근하는 길옆에 추운 겨울을 헤치고 어린 새싹의 생명이 땅을 열고 나오는 것을 보고 문득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는 성경말씀이 떠올라 ‘아하, 생명을 바로 하느님이구나’라는 자각을 했었다.
 절대 절망의 순간에서 그러한 자각은 자연의 모든 생명을 바라보는 관점,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인생이 무엇인가를 바라보는 관점들이 많은  변화를 가져왔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니 만물 중에서 영과 혼과 육신을 가진 인간의 생명이 얼마나 귀중하고 소중한 것인가. 그렇게 소중하고 귀중한 인간의 생명이기에 그 누구도 함부로 할 수 없다는 인간의 권리를 인정하는 제도가 바로 민주주의 근본이념이고 민주주의가 발달한 미국의 독립선언서에도 인간의 생명, 자유, 평등은 인간이면 누구나 하늘에서 부여된 권리라고 명시하고 있다.

자살률 OECD 국가 중 1위
 60년대에는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60달러에서 80달러 정도였다. 그러던 것이 95년도에 1만달러를 달성했고 지금은 2만달러를 앞에 두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많은 삶의 질적인 변화를 경험하면서 오로지 물량적이고 감각적인 가치를 받아들이는 것에 정신이 없어 삶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기가 쉬웠다. 자기 인생의 정체성은 바로 자기생명의 소중함과 귀중함을 깨닫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인간성의 변모는 인내심이나 자기 절제를 생각하지 않으며 살다가 조금만 어려움을 만나도 쉽게 절망하게 되고 마침내 생을 스스로 포기하는 유혹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행위야말로 참으로 비겁한 패배자의 비윤리적인 행위이면 어둠의 세력임이 틀림없음에도 우리는 오죽하면 자살을 했겠는가 하며, 동정의 눈길을 보낸다. 이것이 우리에겐 암묵적인 유행병처럼 돌아다니고 있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OECD(경제협력개발 기구)국가 중 제 1위라고 한다. 10만 명당 26.1명이 자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매일 33명이 스스로 삶을 포기하는 꼴이라고 한다.
 과연 자살공화국이라고 할 만한 아주 불명예스러운 통계임이 확실하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삶을 포기하는 것은 개인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사회적·국가적인 무한 경쟁을 유도하는 시대적인 책임도 있다. 영국의 유명한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도 그의 ‘문명의 연구’에서 자연의 도전에서 좌절하지 않고 응전한 민족만이 문화를 꽃피웠다고 말한 바 있다.
 우리가 인생을 살다보면 끝없는 도전에 직면한다. 그것은 병마일 수 있고 절망일 수 있고 경제적인 어려움일 수 있다. 그것은 사회적 지위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똑같이 온다. 그것은 나이가 없고 시간이 없다. 이러한 도전에 대해서 우리는 저 7월의 소들의 벼처럼 왕성한 자기 삶의 생명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자기 생명에 대해서 부단히 구하고, 찾고, 두드리면 다 헤쳐 나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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