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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천의 교사일기 116] 교육의 마지막 보루는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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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방학이 꼭 일주일 남았다. 여느 해처럼 이번 방학도 보충학습으로 한달을 보냈다.
 지금까지 나는 몇 시간을 배정받든 하루 한 시간씩의 수업만을 고집해왔다. 이유는 학생들이 수업준비를 충실히 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암기과목과 달리 영어 수학은 학생들 스스로 준비를 하는 시간이 수업만을 듣는 것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나친 생각일지 모르나 수업의 효과는 학생들이 준비한 양에 비례한다.
 그럼에도 학생들은 많은 준비를 해오는 것 같지 않다. 배울 내용을 읽혀보고 해석을 시켜보면 그들의 준비상황을 알 수 있는데 준비 과정 없이 수업에 참여하는 것이 얼마나 비효율적인지 본인들은 잘 알지 못한다. 지난 여름방학기간에 서울 등 타지에 가서 비싼 학원비를 지불하고 공부했었던 학생들 중 한 학생에게 그 효과를 물었던 적이 있었다. 대답은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학생이 올해는 학교의 보충학습에 참여했다. 출석뿐 만아니라 듣는 태도도 다른 학생들과 달랐다. 어디서 어떤 수업을 듣던지 수업에 임하는 자세와 사전준비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얼마 전 장인어른 추모 2주기가 되어 집안 식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어린 조카들이 많아서인지 화제의 주된 이슈는 교육에 관련된 것이었다.
 영어캠프를 보내고는 싶은데 3주에 3백만원의 비용이 너무 비싸다든지 학교 공개수업에 참여했는데 10여명의 학부모가 뒤에서 참관하고 있는데도 떠들고 잠을 자는 아이들과 또 그것을 방치한 채 수업을 하는 교사에 대한 이야기들을 여과 없이 토해내는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하고 내심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우려했던 교육의 문제점들이 실제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학교와 교사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학생들의 자세를 바로잡기는 어렵다. 교사가 열심히 하는 모습과 그렇지 않은 모습을 아이들은 투명한 눈으로 바라본다. 그들은 말하지 않으나 마음속으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열심히 준비해 수업하되 그것을 방해하는 아이들에 대한 제재는 불가피하다. 이런 저런 이유로 방치하면 오히려 아이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말 것이다. 교육의 마지막 보루는 교단에 있는 교사들이다.

본지 편집위원 / 송악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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