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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천 교사일기 123] 분위기 만들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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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담임교사가 일찍 출근해서 교탁에 앉아 있으면 아이들은 조용히 들어와 자리에 앉는다. 책을 펴고 공부하고 있으면 들어오는 아이들마다 남에게 방해될까봐 문 여는 동작이 자못 조심스럽다. 그러나 교실 안이 소란스러우면 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거침이 없다. 이만큼 분위기가 중요하다.
 얼마 전 방송을 통해 서울의 모 외국어고등학교 교실모습이 비춰졌다. English zone 4 이라고 쓰여진 교실이 눈에 띄었는데 놀라운 것은 그런 교실이 최소한 4개 이상은 된다는 사실이었다. 그곳은 오직 영어로만 의사소통을 하는 곳이다. 복도에 많은 학생들이 영어책을 손에 들고 말하기 준비에 여념이 없는 듯했다. 또한 원어민과 한 여학생이 의자에 마주앉아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방영되었다. 그 모습이 얼마나 부럽던지!
 모 일간지에서 주관하는 스쿨업그레이드에 ‘우리학교에도 원어민을 보내 주십시오’라고 글을 내보았지만 아직도 감감 무소식이다. 언젠가는 원하는 바가 이루어질 것으로 믿고 있다. 그렇게만 된다면 영어공부를 하는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그러나 언제까지 기다릴 수만 없어 교감선생님께 영어전용교실 하나 만들어달라고 부탁을 해서 O.K 사인을 받아냈다. 빈 교실에 빔 프로젝트와 스크린 하나가 전부이지만 시설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그것만으로도 감사하다. 한 가지 걱정은 영어전용교실을 만든 이후 아이들이 그 교실을 이용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의 마음은 희망으로 가득하다. 희망자를 중심으로 영어일기를 의무화시켜 영어말하기의 틀을 만들어 줄 생각이며 또한 10대를 위한 영어 신문을 읽게 함으로서 세상지식을 얻게 하고 동화 및 영어 CD를 매일 반복 시청하게 함으로서 영어듣기와 회화의 기초를 다지게 할 생각이다.
 이 모든 것이 생각대로 되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강한 추진력과 함께 아이들의 의욕이 뒤따르고 가급적 많은 학생들이 공부하고 싶은 분위기가 제일 중요한데 그 중심엔 영어에 능통한 멘토가 있어야한다. 그 역할을 감당해줄 능력 있는 원어민이 학교 현장에 투입될 날을 기대해본다.
본지 편집위원 / 송악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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