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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의 지역문화공간④ ] -'쿨투어 브라우어라이'

복합문화공간에 역사의 옷을 입히다
세기전 맥주공장이 문화양조장으로, 그러자 도시가 젊어졌다
남녀노소 위한 영화, 연극, 문학, 전시 끝없이 열려
김태숙l승인2007.11.26 00:00l(6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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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세기 대단위 맥주양조장이었던 곳이 문화양조장으로 거듭났다. 독일 베르린 외곽의 쿨투어 브라우어라이(Kulturbrauerei). 120년 전 황무지와 다름없었던 곳에 유명 맥주회사 슐트하이스(Schultheiss)의 양조장이 생기면서 지역이 비로소 활기를 띠었던 것처럼 지난 시대의 산업이 막을 내리면서 다시 폐허가 됐던 이 지역에는 이제 문화양조장 쿨투어를 향해 몰려드는 예술가와 젊은 가족들로 새로운 문화의 붐과 새로운 도심이 일어나고 있다.
 마치 중세의 한 소도시 복판에 서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쿨투어 광장.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황색과 붉은 색 벽돌로 지어진 낡은 건물들 마다 큼직큼직하게 새겨진 알파벳들이다. 과거 양조장이었던 당시 발효장, 출고장과 같이 건물의 용도를 지칭한 활자푯말을 고스란히 복원해 마치 이 건물들은 외견상 맥주양조장 박물관 같은 인상을 주며 19세기 도시산업화의 시기에 대한 향수마저 불러일으킨다.

 공연장 케셀하우스의 책임자인 죄렌 비르케(Soren Birke)에 따르면 쿨투어의 형성은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 젊은 예술가들의 점거에서 시작되었다. 1967년 양조장 폐쇄 후 동독정부가 일부를 청소년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긴 했지만 이곳은 주변 아파트들과 더불어 황폐하게 방치되었다. 통일정부가 이곳을 헐어 새 건물을 지으려 했으나 미리 정보를 접한 당시 진보적 성향의 젊은 예술가들은 하나 둘 모여들어 이곳에서 다양한 문화예술을 실험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신탁관리청을 통해 투자자를 구했고 여기서 1억 마르크의 투자자금을 조성, 1만3000평에 이르는 공간을 리모델링했다. 문화예술 공간만으로는 생존이 불가능하기에 서비스업과 연계한 통합적 운영을 선택, 이곳에는 문화예술과 관련된 영역이어야 한다는 전제 아래 작은 여행사와 상점, 악기전문점 등이 입주해 있다. 입주율은 100%, 임대료가 주요수입원임은 물론이다.

예술영화들과 장애인 전용극장
 쿨투어에서는 1년에 대략 2천개의 문화행사가 열리고 약 1만1천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이 공연물을 보기 위해 방문하는 관람객은 연간 90만에서 100만명 사이. 관람객은 남녀노소 각계각층으로 쿨투어처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간도 찾아보기 힘들다. 쿨투어의 공간은 크게 공연장, 전시장, 영화관 3개로 나누어진다. 물론 이외에 작업실과 음악스쿨도 있다. 공연장으로는 800석 규모의 음악, 연극, 문학, 퍼포먼스 다용도 공연장인 케셀하우스(Kesselhaus)와 알테칸티네(Alte Kantine), 소다살롱(Soda Salon)이 있다. 300평방미터에 6미터 높이를 자랑하는 갤러리 키노(Galerie Kino)와 갤러리 페르데슈탈(Galerie am Pferdestall), 팔레이스(Palais in der Kulturbrauerei) 등 3개의 전시장이 있으며 최고의 현대식 상영기술을 구비한 8개의 영화상영관에서는 헐리우드식 영화를 배제한 예술영화들이 상영된다.    
 쿨투어의 독창성, 특히 대안적 문화공간이라 할 만한 특징은 정신지체장애인을 위한 극장 람바참바(RamBa ZamBa)에서 찾아진다. 연극극장이기도 한 이곳은 1970년대 이후 장애인 예술활동에 대한 자각이 높아지던 시점에서 때마침 연극과 공연기획을 맡은 담당자가 모두 장애아를 둔 상황이라 자연스럽게 극단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장애인이지만 프로극단으로 유럽에서도 실력을 인정받는 이 그룹은 고전적인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도 하지만 작품을 자체적으로 제작하기도 한다. 말이 어눌해 대사 대신 동작이 많다는 점이 다른 공연과 다를 뿐이다. 지하 갤러리에서는 장애인의 작품 뿐 아니라 전문 화가가 장애인과 함께 작업한 그림들도 전시되고 있었다.
   

 


김태숙  tskim@d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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