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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
  • 입력 2008.02.18 00:00
  • 호수 698

당진군, 성적우수자 고액과외 지원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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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장학회, 5억원 출연 우수강사 초빙 예정 “인재육성 명분의 특혜성 과외, 공교육 흔들” 교육계 반발

▲ 군내 한 학교의 졸업식 모습. 교사가 학생들에게 졸업장을 전달하고 있다(특정기사와 관련없음).

당진군이 성적이 우수한 군내 고등학생들을 선발해 ‘명문대 3배 진학을 위한 우수강사 초빙 주말학력 신장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당진군장학회(이사장 민종기)는 장학기금 5억원을 출연해 관내 8개고교 학생 90~120명을 선발, 토요일과 일요일 5시간씩 영어, 수학, 국어(논술) 과목 과외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학원강사는 서울의 유명학원 강사로 협약을 체결해 운영하거나 학원강사와 학교교사를 강사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학생선발은 시험에 의한 선발과 학교장추천방식으로 90~120명을 선발할 계획.
세부운영계획은 국영수와 논술 4과목을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100분 수업방식으로 국어와 논술은 격주로 운영하며 전담운영센터를 설치해 관내 1개 고등학교 또는 나눠 운영할 방침이다.
담당부서인 당진군 주민지원교육과 평생교육팀 하상남 팀장은 “교육경비와는 별도로 당진군장학회에서 장학기금을 출연해 추진하는 사업으로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더욱 잘할 수 있도록 하고 못하는 아이들은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자 하는 것”이라며 “이를테면 서울대 출신의 유명강사를 초빙해 서울대에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당진군장학회의 한 이사도 “잘할 수 있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줘 보다 더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 “1년간 학생들을 지켜보며 장기적으로는 기숙사형 프로그램을 운영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군내 한 학부모는 “군에서 알아서 학생들을 과외시켜 준다는데 싫어할 학부모는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소수의 성적우수자들을 위하기보다는 공부도 잘하지만 집안이 어려운 학생들이 보다 더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런데 당진군의 이러한 과외지원정책에 대한 우려는 기대보다 큰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타 지역의 사례를 볼 때 현실성과 타당성 모두 의구심을 갖게 한다.
지난해 아산시에서는 성적이 우수한 상위권 학생들로 구성된 ‘고등학교 우수학생 드림팀’을 추진하자 아산시 시민단체를 비롯해 교육계와 학부모들의 반발이 심했다. 
당시 아산시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의 외지 유출을 막고 명문대 진학률을 높여 아산시를 교육도시로 발전시키겠다며 아산시 관내 고등학생중 학년별로 30명씩 총 90명으로 ‘드림팀’을 구성해 사업을 추진한 바 있었다.
아산시민모임 김지훈 사무국장은 “상위권 아이들에 대한 특혜성 고액과외를 지자체가 나서서 조장하는 것은 공교육을 무시하고 지역내 위화감을 조성할 우려가 있다”며 “공교육을 강화시킬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군산시도 지난해 지자체에서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유명학원강사를 초빙해 명문대 진학을 위한 프로그램을 추진하다 지역사회의 반발에 부딪쳤었다.
군산 참여자치시민연대 유재임 사무처장은 “이러한 지자체의 발상은 오로지 성과를 내려는 것으로 계속해서 추진된다면 공교육이 뿌리부터 흔들릴 수 밖에 없다”며 “교육정책은 교육청에 맡기고 장학금은 재단성격에 맞게 사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 교원노조 당진군지부의 안광진 사무국장은 “과외지원은 지자체에서 적은 예산을 지원해 가장 큰 성과를 볼 수 있는 정책으로 지자체장이 자신의 성과와 연계시키려는 하나의 수단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성과위주의 정책들로 공교육이 해체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 군산참여자치시민연대 유재임 사무처장
“교육은 교육청에 일임하고 지원해야”

군산참여자치시민연대 유재임 사무처장은 “군산시도 지난 2007년부터 교육명품도시 인재육성사업을 추진했는데 대표적인 사업이 중3학년 학생들이 외지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과 고등학생 1·2학년 100명을 선발해 종로학원과 협약해 주말과 방학중 특별교육을 시켰다”고 말했다. 
유재임 사무처장은 “지자체가 나서서 서울대를 목표로 아이들을 교육시키자 일부 학부모들은 지자체가 알아서 해주니까 반겼지만 그렇지 못한 더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더 큰 소외감을 느끼게 됐다”며 “교사들의 경우도 자괴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유재임 사무처장은 “장학재단의 이사장이 지자체장으로 기금을 모아 장학재단이 출연하고 성과는 지자체장이 챙기게 되는 양상을 보이게 된다”며 “교육은 교육청에 맞기고 교육정책과 학력신장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유재임 사무처장은 “군산지역 시민단체도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며 “지자체에서 공교육을 위해 무엇이 더 필요하고 학생들을 위해 지자체가 지원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할 시기”라고 말했다.

 인터뷰 | 아산시시민모임 김지훈 사무국장
“교육 담보로 한 지자체장의 성과주의”

지난해 아산시는 아산시 관내 고등학생중 학년별로 30명씩 총 90명으로 ‘드림팀’을 구성해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의 외지 유출을 막고 명문대 진학률을 높여 아산시를 교육도시로 발전시키겠다며 사업을 추진했다.
당시 아산시의 정책에 반발하며 투쟁했던 아산시시민모임의 김지훈 사무국장은 “결국 아산시가 시민사회단체와 교육계의 반발에 부딪쳐 인재육성반으로 명칭을 바꾸고 여름방학을 이용한 방과후 학교로 운영하며 아산시내 교사들이 참여하는 보충수업 형식으로 진행됐다”며 “상위권의 아이들과 함께 저소득층의 자녀 5% 이상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고 보다 더 참여의 문호를 개방하도록 꾸준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훈 사무국장은 “지자체에서 공교육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지역교육은 무너질 수밖에 없으며 지자체의 이러한 정책은 그 효과 여부를 떠나 커다란 위화감을 조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또 “아산시 역시 올해 분명히 이 사업을 확대시켜나갈 것으로 보여진다”며 “차라리 학생들의 학교급식을 친환경 농산물로 바꾸고 심야학습에 지원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인터뷰  | 당진군청 주민지원교육과 하상남 팀장
“교육의 질 높이고  인재 육성 위한 정책”

당진장학회(이사장 민종기)의 ‘명문대 3배 진학을 위한 우수강사 초빙 주말학력신장 프로그램’ 운영의 실무를 맡고 있는 당진군 주민지원교육과 평생교육팀 하상남 팀장은 “잘하는 학생은 더욱 잘하고 못하는 학생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한 것”이라며 “방과후 학교는 당진장학회에서 장학기금을 출연해 추진하는 사업으로 교육경비는 별도로 지원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 팀장은 이 사업은 “지난 1월15일 당진장학회 이사회에서 결정했으며 지난달 말 군수를 비롯한 8개교장, 담당과장등이 고교학력신장운영위원회를 구성해 회의를 가진 바 있다”며 “3월부터 본격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 팀장은 “이번 주말학력신장 프로그램은 명문고 육성과는 별도로 추진하는 사업으로 명문대의 진학률을 높이기 위한 지원계획이며 특히 우수한 인재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교육지원계획”이라고 말했다.
하 팀장은 “우리군의 경우 한 학교를 선정해 학생들이 토요일과 일요일에 5시간씩 정규 수업 외의 방과후 학교로 진행될 계획”이라며 “강사를 선발할 때에도 서울대 출신과 강사경력 등의 기준에 의해 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서울대 출신이야말로 학생들을 서울대에 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학생들을 선발할 때도 신중하게 선발해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 팀장은 “현재 종로학원이나 대명학원 등 서울 유명학원들과 접촉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 전국교원노조 당진군지부 안광진 사무국장
“공교육 해체 가속화 시킬 것”

전국교원노조 당진군지부 안광진 사무국장은 “명문대학을 보내기 위한 지자체의 이러한 정책은 적은 예산으로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수단이기에 많은 지자체에서 추진하고 있다”며 “대학문제처럼 예민한 문제도 없기 때문에 각 지자체장들이 이를 이용해 자신의 업적으로 남기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안광진 사무국장은 “그러나 이렇게 될 경우 공교육 자체가 해체될 것”이라며 “공교육은 단순히 학생들을 대학에 보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다양한 아이들이 모여 사회성과 인간관계 등을 배워나가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공부를 잘했던 아이들은 타지에 나가 생활하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이 지역에 남아 편의점이나 주유소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변변한 직업조차 없이 지내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안 사무국장은 “이런 아이들을 위한 기반을 만들어 주는 것이 지자체가 해야할 몫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 “부모가 경제적으로 안정된 아이들일수록 상위권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며 “결국 성적이 상위권에 속하는 학생들은 계속해서 지원을 받고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사회에서조차 낙오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우리 사회가 조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사무국장은 “더욱 안타까운 것은 전반적인 지역현실이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나 여건이 안되는 것”이라며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분위기를 조성하고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교사를 배출하거나 채용할 수 있는 제도적, 정책적 지원과 함께 일선학교에서도 교사들에 대한 자체적인 평가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변화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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