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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총선기획 유권자는 바란다⑤ 문화·예술분야] 문화예술의 도시 가꾸기 위해 ‘길’을 묻는 가슴 뜨거운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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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에, 바닷가에, 도심복판에 시민이 쉴 수 있는 미술관들을...

▲ 박 기 호 화 백

 폐교된 순성면 유동초등학교 자리에 ‘아미 미술관’을 짓고있는 화가 박기호(55)씨룰 만났다. 박 화백은 벌써 몇 년째 미술관 건립에 자신의 시간과 열정을 쏟아붓고 있다. 창문 하나의 위치를 잡아 달고 마당에 심을 꽃 한 송이를 정해 심는 일 하나하나 모두 예사로이 하지 않은 탓에 어느새 해가 훌쩍훌쩍 넘어가 버렸다. 생각이 막히면 삽을 들고 흙과 씨름을 했고 마음이 막히면 배낭을 메고 지도에 없는 오지마을로 떠났다. 외부인의 발길이 닿지 않아 원시의 냄새를 그대로 지니고 있는 자연과 사람들에게서 싱싱한 생명력을 나눠받은 뒤에야 그는 다시 작업에 착수했다. 자금이 턱없이 부족해도 외부기관에 손 벌리지 않고 조금씩 천천히 손수 미술관을 짓는 일은 박 화백에게 혼을 담아 그림을 완성하는 일과 다르지 않았다. 게다가 미술관은 개인의 혼 뿐 아니라 시대의 혼과 아름다움이라는 불멸의 가치를 담아내야 하는 일이었다.
 “순성이라는 농촌마을에 있는 미술관은 농촌다운 아름다움을 지녀야 하겠죠. 눈물겨운 정(情) 같은 걸 느끼게 해주는 곳이요. 바닷가에 있는 미술관이 바다의 매력과 아름다움을 담고 시내에 있는 미술관이 도심의 매력을 담는 것처럼요. 당진에도 순성에 하나, 석문에 하나, 당진에 하나 이렇게 셋쯤 저마다 특색있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도시화가 대세라면, 그래서 당진의 자연이 깨져야 한다면, 겉모습이 요란해도 속이 비어 공허한 화려함보다 절제된 도시의 단순한 아름다움을 지향하고 그 깨진 상흔까지 아름답게 승화시켜야 한다는 게 박 화백의 생각이다.
 “이를 테면 시청사 신축 이전 후 비게 될 현재의 군청사를 도심 속 미술관이나 박물관으로 내부만 리모델링해서 시민들이 쉬었다 가는 곳으로 만드는 것이죠. 답답할 때 걷기도 하고 봄에는 꽃을, 가을에는 낙엽을 보며 사색에 잠기기도 하면서 삶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곳으로 만드는 거예요. 미술관이라는 게 꼭 자가용 타고 와서 그림만 보고 가는 곳이 아니잖아요? 오히려 자동차를 놓고 천천히 걸어와서 차분히 인생을 돌아보고 예술의 향기를 음미하게 한다면 시민들에게 그처럼 사랑스럽고 위로가 되는 존재가 어디 있겠어요?”
 박 화백은 ‘우리나라가 앞으로 빛내야 할 분야가 문화예술이라는 데에 아무도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구나 현재 당진은 교육수준이 높고 민도가 높은 곳입니다. 도시 안에 문화예술을 뿌리내리려면 국회의원과 군수 같은 지역지도자들이 먼저 이것을 알아야 합니다. 문화예술에 관심있는 척하고 공연장 가서 억지로 앉아있을 것이 아니라, 문화예술이라는 이름으로 그저 마구잡이로 할 것이 아니라 문화예술의 도시를 만드는 길이 무엇인지 주민들에게,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라는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치지도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문화마인드입니다. 마음으로, 가슴으로 문화예술을 사랑하고 관심을 갖고 정책적인 지원을 아낌없이 할 사람이 필요한 거죠.”    
 박 화백은 또 도시화에 따라 당진이 황폐해진다면 지역의 문화예술인과 지식인들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문화예술은 거창한 게 아니라고 봅니다. 자연에 대해, 관계에 대해 민감해 지는 것이죠. 우리지역 국회의원은 색소폰을 불 수 있는 사람, 외로움을 아는 사람, 문화예술단체장들과 지역현실에 대해 걱정하고 호통도 쳐주는 에너지 넘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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