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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갤러리 | 홍현경 작가의 ‘지난날Ⅰ’] “그림도 음악처럼 즐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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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현경 작가
한남대 미술교육대학원 졸업      
93 대전시 미술대전 
01~06 한국미술협회전
한국미술협회 회원 

하얀 배꽃 봉오리가 나뭇가지마다 물든 과수원 그늘에서 그림을 그리는 화가. 한적한 시골 마을 작은 화실에는 화가의 그림이 무심한 듯 운치 있게 걸려 있다. 어느 화첩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풍경이 고대면 승산리 홍현경 작가의 화실에서 펼쳐진다.
첫 아이가 이제 두 돌을 지나 엄마로서 바쁜 날들을 보내왔던 터라 홍 작가는 한동안 작업에 매진하지 못했다. 그러던 와중 올해 초 좋은 작업실을 함께 쓰자는 지인의 권유로 일주일에 두세 번 작업실을 오가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녀의 작품 ‘지난날Ⅰ’도 완성된 지 한달도 안 된 신작이다. 작은 그림 세 개가 한데 어우러져 또 다른 느낌을 전해 주는 작품 ‘지난날Ⅰ’은 홍 작가의 흘러간 옛 시절 추억 속 한 장면을 형상화한 것.
“가운데 그림은 전구 안에 갇힌 나뭇잎을 그린 건데 푸르렀던 지난날을 간직하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 거예요.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물도 적절히 배치하면 새로운 느낌이 들죠.”
그림을 차근히 설명해 주던 그녀는 “그림이 작가의 손을 떠나 액자에 걸리는 순간부터는 모두 관객의 몫”이라며 “지나치게 작가의 의도를 생각하다보면 오히려 그림에서 느낄 수 있는 풍부한 감정들을 놓치기 쉽다”고 그림을 자유롭게 감상해 줄 것을 당부했다. 들었을 때 기분 좋은 음악처럼 미술도 작품 그대로를 즐겨달라는 이야기다.
따스한 봄 볕 아래 기분 좋은 날씨 탓일까. 연신 명랑한 그녀지만 그림에는 왠지 모를 슬픈 기운이 맴돈다. 그녀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빈 의자' 때문이란다.
“언젠가 누가 제 그림엔 늘 의자가 놓여져 있다고 알려줬어요. 전혀 의식하지 않았었는데 그러고 보니 그림마다 빈 의자가 그려져 있는 거예요. 늘 밝은 저이지만 가슴 깊은 곳에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슬픔, 외로움 같은 정서가 있나 봐요.”
작은 그림 여러 개를 한 프레임에 묶어 하나의 주제로 표현하는 작업을 주로 하는 그녀의 작품에는 실제로 빈 의자가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림에 들어가 앉고 싶은 아늑한 의자부터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쓸쓸해 보이는 나무 의자까지. 빈 의자를 보고 느끼는 감정도 역시 그녀의 당부처럼 감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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