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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에 만난 사람] 차선수 당진군축산단체협의회 회장-국민은 피곤하다 그러나 시민의 힘은 위대하다

“지산지소(地産地消) 운동, 당진에서도 시작할 것” 김태숙l승인2008.06.30 00:00l(7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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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농축산인은 자력의 길을 찾고

촛불시민은 건강한 소비자 되어주시길”

비가 쏟아질 듯 잔뜩 찌푸린 날씨가 쇠고기정국과 다르지 않다. 장마철이라고 하는데도 비마저 시원스레 내리지 못하고 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추가협상안을 가지고 돌아왔지만 국민은 여전히 안심하지 못했다.   전문가들도 여전히 우려했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도 “미국 쇠고기기업에서 민간자율방식으로 운영하는 이 프로그램으로는 제대로 된 월령판정은 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찌뿌둥한 날씨,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정국 속에 당진군축산단체협의회 차선수(52) 회장을 만났다. 차 회장이 몸담은 축산단체협의회는 광우병당진군대책회의 연대참가단체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지난 6월10일 촛불문화제에서 차 회장은 일본의 지산지소(地産地消) 운동을 설파하며 지역내 농축산물 직거래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던 이다.  

(사)양돈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차 회장은 축산신문을 펴놓고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는 지난해 양돈협회 당진군지부 회장직을 지내기도 했다. 회장직에 있으면서 축산인 공동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해결책을 찾는 단위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축산단체협의회를 구성하는 데 앞장을 섰었다. 그의 예견대로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파동은 한우농가에 이어 양돈농가, 낙농가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타격을 입히고 있다.   차 회장은 축산신문에 실린 기사 하나를 가리켰다. ‘일본, 사료값인상 따른 낙농추가대책 발표’라는 제목의 기사였다.

“일본정부는 지난 20년동안 사료안정기금을 착실하게 조성해 왔습니다. FTA나 곡물시장의 세계화추세를 대비해 구조적으로 국내농축산업 보호장치를 준비해 온 것이죠. 그래서 지금처럼 국제가격이 불안정할 때에도 자체적으로 가격안정화를 꾀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동안 아무리 농가들이 주장하고 강조해도 정부가 국민의 말을 귀담아 듣질 않았어요. 일본의 경우 농가소득의 50%가 정부지원이라고 보면 돼요. 게다가 소농화를 유지하고 있죠.”   일본통이라고 불러도 부족하지 않을 성싶은 차 회장은 일본의 사례를 많이 들어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현재 일본은 2모작을 통해 쌀과 사료작물을 동시에 생산하고 있어요. 주로 보리와 밀을 자체생산해 사료작물로 쓰고 있죠. 그렇다고 농가규모가 크냐하면 그것도 아니에요. 1만2천평 규모면 전업농에 속하죠. 하지만 우리의 경우 거대규모의 전업농을 육성하고 전업농 위주로 정책을 펴면서 소농을 자연도태시키고 있잖아요. 또 지금은 2모작에 대해 상상도 하지 않는 상황이 돼버렸어요. 사실상 불가능한 것도 아닌데 말이죠.”   차 회장은 우리농축산업이 정부의 일관성없는 정책에 따라 이리저리 갈피를 못잡는 동안 자립기반을 많이 잃어버렸다고 걱정했다. 사료작물의 주재료인 옥수수와 대두는 물론이고 밀도 거의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 미국의 곡물대자본 카길사를 비롯한 몇 개 회사가 세계곡물시장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차 회장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최근까지 사료용 곡물중 옥수수는 3배, 대두는 2배이상 뛰었다. 쌀을 제외한 거의 모든 곡물이 자급되지 않는 상황에서 곡물대자본의 가격변동에 국내사료값이 널뛰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쌀을 포함한 식량자급율도 26%선으로 떨어진 우리나라. 차 회장은 정부정책도 문제지만 농업 담당자들이 오랫동안 거기 길들여지면서 체질개선의 여지를 잃어버린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5월8일부터 시작해 열 번째 촛불문화제가 열리기까지 차 회장은 회원들과 함께 빠짐없이 문화제에 참가했다.

“하루하루가 참 피곤하고 힘듭니다.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걱정스럽고 답답하죠. 하지만 한편으로는 배운 것도 많고 시민의 작은 힘이 모여서 거대한 힘이 되는 걸 경험했어요. 촛불문화제로 번지기 전에도 얼마나 많은 축산인들이 여의도로 모였었는데요? 그런데 시민 한사람 한사람이 든 작은 촛불이 이처럼 거대한 힘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시민의 힘은 참 위대합니다.”

차 회장은 몇가지 당부와 다짐을 했다.

“우리나라는 축산에 관한 방역체계가 굉장히 잘돼 있습니다. 이력추적도 가능하죠. 또 저처럼 돼지에게 천연발효 요구르트를 먹이는 농가도 매우 많습니다. 한마디로 우리 축산물에 대해 신뢰를 가져달라는 것이죠. 물론 원산지표시를 철저히 해야합니다. 이건 슬픈 이야깁니다. 속이는 풍토, 진짜인지 가짜인지 믿을 수 없는 풍토, 그것만 없다면 무슨 걱정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군내 두세곳에 우리축산물 전문직판장을 개설하려고 합니다. 외서 놀기도 하고 고기도 구워먹는 곳으로 말입니다. 우리지역에서 나오는 믿을만한 고기를 우리지역 주민에게 직접 공급해서 지산지소(地産地消)를 통해 상생해보려는 겁니다. 또 한가지 당부가 있습니다, 석문간척농지를 2모작을 통한 조사료 생산단지로 만들어 수입대체 효과를 거두고 그 가운데 일부를 축산단지화하는 방안도 연구해주길 당국에 부탁드립니다. 당국과 농축산인이 머리를 맞대고 할 의지만 있다면 못할 게 뭐 있겠습니까?”

차 회장의 의지는 대단해 보였다. 그는 또 말했다. “촛불이 꺼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한편으로 우리 농축산인들은 자력의 길을 부단히 찾아야할 것입니다. 또 촛불문화제가 앞으로 건강하고 바른 소비운동으로 승화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차 회장을 만나고 이틀 뒤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새 쇠고기수입위생조건의 고시를 의뢰했다. 이 수입조건은 26일 관보게재와 함께 발효됐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이 미국산쇠고기 운송저지에 나서고 부산에서도 부두봉쇄 밤샘농성을 벌이는 등 정국은 다시 한번 분수령을 맞았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고시를 강행할 경우 즉시 고시의 효력정지를 위한 가처분신청 등 가능한 모든 법적 행동을 할 것”이라는 경고를 실행에 옮겼다.

 

 

 

 

 

 

 

 

 

 

 

 

 

 

 

 


김태숙  tskim@d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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