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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에 만난 사람 - 당진YMCA 이상점 사무총장 ] 청년·시민운동으로 잔뼈굵은 중년, 당진기독청년운동의 밀알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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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한 비판·합리적인 대안 가진 시민양성을 과제로

▲ 역사학도·신학도로 대구·광주 사무총장 등 YMCA 활동 25년 청소년에게 꿈을, 지역사회에 밝음을, 지구촌에 평화를!

“YMCA는 개인구원과 사회구원을 동시에 추구하는 시민사회운동체입니다”

 Young Men's Christian Association. 우리가 흔히 와이엠씨에이(YMCA)라고 부르는 ‘기독교청년회’가 당진에도 뿌리내리기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일에 밀알이 되고있는 사람 이상점(53) 사무총장을 만났다. 
 지난해 10월 시작된 ‘지도자아카데미’ 양성과정부터 당진을 오고가던 그는 올 1월부터 당진센터에서 상근을 하고있다.
 “아직 당진은 당진YMCA가 창립되지 않았어요. 정식으로 창립되려면 이사회도 구성돼야 하고 회원들이 활동할 동아리도 더 활성화돼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YMCA정신을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하며 실천할 수 있는 회원들이 양성돼야 하는 것이죠. 지난해말부터 준비하고 있는데 아직은 YMCA당진센터이구요, 아마도 내년초쯤 당진YMCA로 정식출범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YMCA정신이란 무엇일까.
 <기독교청년회는 젊은이들이 그리스도의 뒤를 따라 함께 배우고 훈련하며 역사적 책임의식을 계발하고 사랑과 정의의 실현을 위하여 일하며 민중의 복지향상과 새 문화창조에 이바지함으로써 이땅에 하나님 나라를 이룩하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것은 1976년 제23차 대한YMCA연맹 전국대회에서 채택된 한국YMCA 목적문이다. YMCA는 교회에서 출발했지만 개인의 구원만을 목적으로 하는 ‘복음주의’와 달리 개인구원과 함께 사회구원을 동시에 추구하는 시민사회운동체다.
 1903년에 기독교이념을 토대로 창립되었지만 사회운동적 성격을 갖게된 것은 110년째라고 이 총장은 소개한다. 일제치하에서 중단되었던 활동이 해방과 더불어 재개되면서 전국 각 도시에 YMCA가 창립되었고 6ㆍ25때에는 피난민 구조사업과 청소년 사회교육에 주력하기도 했다. 특히 1970년대 이후에는 민주시민의식 고양, 지역사회개발 등 기독교사회운동을 전개한 대표적인 시민단체로 현재 전국에 63개 YMCA가 지역활동을 펼치고 있다.

 당진 기독교청년회는 군단위 지역 중에서는 6번째로 만들어지고 있다. 그동안 경상, 전라, 충청지방마다 각 1개군에 YMCA가 창립돼 있었고 최근 몇 년 사이 화순군과 진안군에서 YMCA가 창립되었다. 충청지역에는 가까운 홍성군에 오래전부터 YMCA가 있었다.
 홍성군은 전국에서 가장 먼저 지역신문이 태동한 곳이고 환경농업과 농민복지, 생활협동운동이 충청권의 다른 어떤 지역보다 먼저 자리를 잡은 곳이다. 잘 알려진 일화지만 전국최초의 지역주간지 홍성신문은 홍성YMCA의 화요독서회 회원들을 중심으로 탄생했다. 이런 사례는 지난 세월 우리사회에서 YMCA가 수행한 역할의 중요한 단면을 보여준다.
 YMCA는 1970~80년대 우리사회 민주화운동 과정에서도 중요한 몫을 담당했다. 카톨릭농민회와 함께 농민운동의 양대 진원지 가운데 하나인 기독교농민회도 YMCA의 지원을 받았고 초기 노동운동 역량도 YMCA와 기독교 노동사목을 통해 양성된 경우가 많았다. 여성과 장애인, 아동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인권보호 차원의 사회운동도 YMCA가 지지 후원해 성공한 사례들이 많았다. 당시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적 국가이슈에 대한 저항에는 대부분 YMCA가 함께했다. 
 
 지금 과도기에 놓인 당진YMCA, 즉 YMCA당진센터의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이상점 사무총장은 YMCA활동으로 잔뼈가 굵은 사람이다. 스물여덟 혈기왕성한 청년기였던 1983년 YMCA 상근활동가로 시작해 어느덧 25년. 역사학을 공부한 사학도로서, 신학을 공부한 목회자로서 한걸음 한걸음 시대의 요구에 발맞춰 살다보니 이제 중년기로 접어들었다.
 대구에서 간사로 시작해 1990년부터는 포항 YMCA에서 7년간 총무로 활동했다. 다시 대구를 거쳐 2003년 공모를 통해 광주YMCA 사무총장으로 일해왔다.
 개척되는 당진으로 발길을 돌리게 된 이유는 권유 반, 자원 반이었다. 영남지방과 호남지방 YMCA를 두루 거쳤지만 아직 충청지방을 경험하지 못한 개인적인 아쉬움과 주변의 권유로 낯선 당진에 발을 들였다.
 “제가 왔을 때는 이미 뜻있는 여러분이 모여 있었어요. 종자돈도 어느정도 마련이 돼 있었구요. 그렇다고 서두를 수는 없었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회원들이 YMCA 정신을 내면화할 수 있는 교육과 그것에 필요한 시간이죠. 천천히 알차게 준비하려고 합니다.”
 “당진요? 제가 90년대에 포항에 있었는데 당시 그곳은 공단화되면서 갖가지 문제들이 폭발하고 있었죠. 당진은 서해안 일대에서 가장 발전의 가능성이 높고 다른 한편으로는 변화와 변동에 따르는 문제가 가장 많이 예견되는 곳입니다. 이런 점에서 본부인 연맹도 당진을 특별히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반년 넘게 당진을 지켜보고 경험하면서 그가 느낀 것은 이런 것이다.
 “당진은 서울이나 경인, 호남지역과는 달리 사회주도적인 그룹과 시민운동 그룹의 괴리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볼 때 시민운동은 대안적 운동으로서 시민의 참여를 증폭시킬 수 있는 방안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지역현안 뿐 아니라 국가현안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죠.”
 그는 최근 전국단위 촛불문화제가 경찰과의 충돌로 비화되는 가운데 종교계와 YMCA가 나서서 비폭력 기조를 유지하며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점에 주목했다.
 “저희들의 과제는 청소년문제, 지역의 문제, 국가의 문제를 건전하게 해결하는 데 회원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회원들이 사회적 통찰력과 지도력을 가지고 사회를 보다 인간적인 곳으로 만들어 나가는 데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올 하반기 당진센터는 주민자치학교를 열어 자기마을을 환경친화적이고 공동체적인 곳으로 스스로 기획하고 관리할 수 있는 일꾼을 배출, 지역사회를 건전하게 바꾸는 활동을 시작해보려고 한다. 또 시민중계실을 열어 소비자 주권운동, 경제주권운동도 전개해볼 생각이다. 올해 5월과 6월에는 ‘청소년 건전육성을 위한 시민논단’과 ‘당진군청소년풋살대회’를 열기도 했다.

 YMCA에 참여하는 회원은 기독교인으로 한정되는 것일까? 이 총장의 대답은 “아니오”다. 초기과정에서는 교인이 중심을 이루었지만 앞으로는 ‘YMCA 스타일로 일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누구에게나 열려질 것이라고 한다.
 그가 말하는 YMCA 스타일이란 ‘생명, 평화, 정의의 가치를 존중하는 가치변혁적인 시민운동이며 청소년을 사회발전의 중요한 원동력으로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또 지역사회를 정의롭고 평화로운 곳으로 만들려는 정신을 말한다.
 “합리적 대안과 건전한 비판의식을 가진 시민을 어떻게 잘 양성할 것인가, 백보 앞을 보면서도 일보를 걸을 수 있는 성숙한 시민지도자를 어떻게 양성할 것인가. 이것이 요즘 저의 가장 큰 고민이자 숙제입니다.”
 이 총장의 표정은 깊고 진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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