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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3-18 11:4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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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수목원”

▲ 1300여 종의 식물과 수목이 어우러진 그림이 있는 정원의 모습. 조경 가치가 높은 소나무와 진귀한 꽃들, 인공폭포 그리고 구필화가 임형재씨의 작품 등이 눈길을 끈다.

편집자 주

 조선후기 실학자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충청도에서는 내포가 가장 좋다고 했다. 그는 공주에서 서북쪽으로 200여리쯤에 가야산이 있고 서쪽은 큰바다가, 북쪽은 경기도 바닷가 고을과 큰못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으며 동쪽은 큰 들판이고 남쪽은 오서산에 가려져 있는데 가야산에서부터 이어져 온 맥으로 가야산의 앞뒤에 있는 고을을 내포라고 한다고 언급했다. 
 내포문화권이라고 지칭되는 이지역은 대체로 비슷한 형태의 문화와 생활형태를 보여 왔고 충남도에서는 내포문화권 개발계획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본지는 당진군과 인근 시·군(예산, 홍성, 서산, 태안)의 명소를 찾아 소개하고 보도함으로써 내포문화권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주 5일제를 맞은 지역주민들의 여가생활에도 도움을 주고자 한다.

* 본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이뤄졌습니다.

 

다섯번째 … 홍성군 그림이 있는 정원

 여름철 가장 인파가 붐비는 피서지라면 바닷가나 계곡이 아닐까? 간혹 산에서 여름휴가를 즐기기도 할텐데 올 여름엔 수목원으로 가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홍성 8경 중 4경으로 꼽히는 ‘그림이 있는 정원(구 매현농원)’은 당진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어 가족이나 연인들이 찾아가기에 안성맞춤이다. 그림이 있는 정원은 1300여종의 식물과 기이한 소나무, 수목연구실, 수목전시실, 유리온실, 카페테리아, 전통가구 전시장, 인공폭포, 미술관 등 다양한 볼거리와 휴게 시설을 갖추고 있는 국내 9번째 사립수목원이다.

자연이 그린 그림 같은 정원
 전날(19일) 오락가락했던 날씨와 달리 그림이 있는 정원을 찾은 일요일은 푸르른 하늘 사이로 햇빛이 내리쬐어 정원을 산책하기에 제격이었다. 매표소를 지나 정원으로 통하는 입구에 서니 비로소 주변 풍경을 볼 수 있었다. 화단에 조성된 각양각색의 꽃들은 정원 곳곳을 화사하게 물들이고 있었고 기이한 자태로 꺾이고 뒤틀리고 구부러진 소나무들은 색다른 정취를 자아내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그림이 있는 정원에는 관람 동선이 정해져 있지 않다. 그래서 마음 가는 대로 길을 정해 걷기 시작했다. 조금 걷다보니 앞에 뭔가가 쏜살같이 지나갔다. 산토끼였다. 앞에 가던 관람객들도 갑작스런 산토끼의 출현이 놀라웠는지 토끼가 사라진 수풀 쪽에서 한 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정원에는 이렇게 종종 다람쥐나 토끼들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들은 이들의 ‘깜짝 출현’이 마냥 신기한 듯 즐거워 보였다.
 걷다가 물소리가 나는 곳이 있어 가보니 아담한 크기의 폭포가 시원스럽게 물줄기를 내뿜고 있었다. 폭포 옆에는 널찍한 마루가 있었는데 곧게 뻗은 나무들이 촘촘히 마루를 둘러싸고 있어 잠시 쉬었다 가기에 좋아보였다. 나무 그늘 밑 마루에서 폭포 소리를 들으며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암석원이 있는 언덕 쪽으로 올라갔다. 정원의 맨 끝이자 꼭대기에 있는 전망대로 가는 도중에 있는 암석원에도 다양한 식물과 수목들이 눈을 즐겁게 했다. 암석원을 지나 완만한 경사의 산책로 끝에는 전망대가 있었다. 전망대에서는 그림이 있는 정원의 아름다운 경관을 더 넓게 감상할 수 있었다. 이렇게 정원을 바라보고 있으니 계절마다 그 색을 달리한다는 정원의 사계절 풍경이 사뭇 궁금해졌다.
 
자연 사랑, 아들 사랑을 담다
 2005년 문을 연 그림이 있는 정원이 홍성 4경으로 뽑힐 정도로 유명해진 데에는 빼어난 조경수와 각종 꽃들이 하나되어 만드는 친자연적인 풍경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목본류 460여종, 초본류 870여종 등 모두 1330종의 식물이 잔디화원과 인공수조, 폭포 등과 잘 어우러져 안락한 공간으로 재탄생됐다. 또한 다양한 수종과 희귀종이 많은 것도 그림이 있는 정원만의 자랑거리 중 하나. 특히 ‘매그놀리아 오피시날리스’라는 목련과 수목은 상당히 진귀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여기에 덧붙여 30년 넘게 정원을 꾸미고 가꿔온 임진호씨의 자연과 아들에 대한 남다른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전통칠기와 고가구 전문가였던 임씨는 1978년 노후를 대비해 과수원이었던 이곳을 사들여 나무와 꽃을 심고 키우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대학교 2학년이었던 큰 아들(임형재)이 불의의 사고로 경추(목뼈)가 부러져 지체장애 1급의 중증 장애인이 되자 그는 아들이 자연을 벗삼아 살아가길 바라며 지금의 정원을 만들게 됐다. 임씨는 아들을 위해 정원을 더욱 정성껏 꾸며나갔다. 휠체어로밖에 움직일 수 없는 아들을 배려해 그는 정원내 모든 길과 시설을 휠체어로 다닐 수 있게끔 만들었다. 또 구필화가로 재활에 나선 아들을 위한 공간 ‘더 갤러리’를 만들어 아들의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아버지의 사랑과 정성에 힘입어 형재씨는 대한민국 미술대전에 2번이나 입상했으며 스위스 구필화가본부로부터 화가로 인정받기도 했다. 정원 입구에서 오른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더 갤러리’가 보인다. 이곳에는 형재 씨의 초기작품과 국전입선작, 또 98년의 개인전 출품작 등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의 작품들의 소재는 하나같이 정원과 나무, 꽃에 관한 것이다. ‘그림이 있는 정원’은 그림을 그리는 아들과 정원을 만든 아버지를 하나로 묶은 매우 의미 있는 이름이자 공간인 셈이다. 

 

 


●관람안내
·개장시간: 오전 9시부터 일몰시까지
            (입장은 폐장 1시간 전까지가능)
·입장료 
   일반: 성인 5000원
   노인 4000원(70세 이상 경로우대) 
   초·중·고 학생: 3000원
   8세미만: 2000원
·관람문의: 041-641-1477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이용시
  광천 IC에서 4㎞ 광천방향
·경부고속도로 이용시
  천안IC→아산방향(21번 국도)→온양
  →예산→홍성→광천
·대중교통 이용시
  고속버스:동서울터미널→광천터미널 하차
   →택시이용
  철도이용:용산역(장항선)→광천역 하차
   →택시이용

●인근광관지
·홍북면 용봉산
·서부면 남당항
·홍주성과 여하정
·만해 한용운 생가
·오서산
·백야 김좌진 장군 생가
·서부면 궁리 포구 (이상 홍성 8경 중 7경)
·칠갑산
·장승공원
·고추랜드
·천장호
·장곡사
·우산성
·청양석조삼존불입상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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