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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베리 등 유기농 재배로 경쟁력 확보

▶편집자주… 당진군은 농업웅군이자 축산웅군이다. 경지면적 전국 2위, 쌀생산량 전국 1위이며 한우와 양돈, 양계 등 축산업이 전국에서 순위권의 사육규모를 보이고 있다. 쌀·쇠고기 수입 개방, 조사료가격 상승, 잇단 산업단지 개발로 인한 농지 수용 등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농축산업에 종사하며 인류에 꼭 필요한 식량 생산에 힘쓰고 있는 농민들을 만나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당진에서 씨를 뿌리고 가축을 돌보며 살고 있는 우수농가, 귀농인, 젊은 농업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고민과 농촌 현실 그리고 미래 농업의 비전과 의미를 조명하고자 기획보도를 마련했다.

※ 본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이뤄졌습니다.

  “지난 2006년에 당진으로 내려왔습니다. 제 고향은 부산이고 아내의 고향이 당진입니다.”
순성면 백석리 230번지에서 블루베리를 재배하고 있는 김성욱(58)씨를 그의 ‘블루베리 정원’에서 만났다. 까만 셔츠에 청바지 차림을 한 그의 첫 인상은 편안함 그 자체였다.
서울의 한 대기업에서 근무했던 그는 전자 계통 사업을 하다가 2006년 4월경 귀농의 꿈을 안고 이곳에 정착했다. 그가 선택한 작물은 바로 블루베리. 희소가치가 높은 작물을 선택한 데에는 그의 꼼꼼한 성격이 한몫했다. 국내에서 많이 재배하지 않는 블루베리를 유기농 기법으로 생산해보자는 목표를 세운 것.  

 

당진에 정착한지 3년째

빌딩 숲으로 둘러싸인 도시를 떠나 한적한 시골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 김씨는 전보다 여유도, 생각할 시간도 많아졌다. 또 서울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수확을 통한 보람도 얻게 됐다.
“당진으로 내려오기 전에는 과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란 의문을 가졌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내 인생의 마지막 꿈을 펼친다는 마음으로 지난 2년간 블루베리 재배에 매달려왔습니다. 작물 재배는 처음이라 시행착오도 많았고 배워야 할 것도 많았지만 올해 초 탐스럽게 열린 블루베리를 보고 비로소 농부의 마음이 이런 거구나 하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됐습니다.”
처음 작물을 재배하는 터라 김씨 부부는 시간 날 때마다 블루베리에 대해 연구하고 이와 관련된 책들을 함께 읽으며 정보를 얻는데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일주일마다 한번씩 당진도서관에 가서 농촌 생활과 작물 재배에 관한 책들을 빌려 보고 있어요. 책을 보며 전에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되어서 이곳 생활에 여러모로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김씨는 읽었던 책 중에서 헬렌 니어링의 ‘조화로운 삶’이 가장 인상 깊었다며 대학교수였던 니어링이 시골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내용에 대해 얘기해줬다.
“책을 보면서, 또 이곳에서 살면서 자연 그대로 사는 게 참 좋은 것이라는 걸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직접 만든 유기농퇴비가 재산목록 1호

김씨는 ‘블루베리 정원’에서 블루베리 뿐아니라 고추, 오이, 가지 등도 재배하고 있다. 모두 유기농 기법으로 재배하고 있어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이제는 웬만한 야채나 채소는 자급자족할 수 있을 정도로 재배하고 있지만 전에는 처음 해보는 것이라 꽤나 힘들었습니다. 이곳에 정착해서 가장 먼저 한 것 중 하나는 지력을 높이는 것이었어요. 다른 환경적 요소도 중요하지만 지력이 좋아야 작물이 잘 자라더라고요. 농사짓기 좋은 땅을 만드는데 4~5년이 걸린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직접 해보니 그 말의 뜻이 뭔지 알겠더라고요.”
지력을 높이기 위해 김씨는 소나무잎, 깻묵, 쌀겨 등을 숙성시켜 손수 퇴비를 만들고 있다. 이것들은 부패되면서 고약한 냄새가 나고 지렁이, 굼벵이 등 각종 벌레들이 우글거리지만 그는 재산목록 1호라고 할 정도로 퇴비가 작물에 소중하다고 말한다. 특히 유기농 기법을 고집하는 그로서는 자연퇴비의 힘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 중 하나.
그는 지력 다음으로 토양의 산도를 유지시켜주는 것이 블루베리 재배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블루베리의 경우 극산성 토양에서 잘 자랍니다. 산도가 높다보니 맨손으로 흙을 만지고나면 손이 갈라지곤 하더라고요. 얼마 전엔 거름을 잘못 시비해서 블루베리가 거부반응을 일으킨 적이 있었어요. 산도가 맞지 않아서 그랬는데 이런 경험을 토대로 곧 노지에 블루베리를 옮겨 심을 예정입니다.”

내년도 본격적인 출하 예정

올해 6월4일 그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충남지원 당진출장소로부터 무농약 인정을 받았다.
“무농약 인정의 다음 단계가 유기농 인정을 받는 것인데 제가 목표한 것이 유기농 재배인 만큼 앞으로 더욱 철저히 친자연적인 환경을 만들어나갈 계획입니다.”
검증된 데이터나 객관화된 자료가 없는 것이 블루베리 재배의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고 꼽은 김씨는 블루베리와 다른 유사 작물의 재배에 대해 공부하면서 하나씩 경험치를 쌓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당진농업기술센터에서도 도움을 받고 있고 저 역시 공부하면서 유기농 재배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김씨가 땀으로, 애정으로 기른 블루베리는 내년도에 본격적인 출하를 예정하고 있다.
“건강을 우선으로 하는 바른 먹거리를 내 손으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지난 2년간 블루베리를 재배해왔는데 소비자들의 반응이 어떨지 모르겠네요. 다만 유기농으로 자신 있게 키워왔기 때문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는 괜찮은 반응을 얻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요즘 김씨는 또 다른 꿈을 하나 더 갖게 됐다. 바로 100% 유기농 작물 재배단지를 만드는 것이다.
“주변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계세요. 게다가 사회적으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무시할 수 없겠죠. 앞으로는 점차 유기농으로 농작물을 재배하는 추세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유기농 공동체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김성욱씨는 블로그 ‘당진블루베리’(blog.naver.com/62berry)를 운영 중으로 이곳에 방문하면 블루베리 재배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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