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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인을 만나다] 합덕출신 가평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인재진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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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시 당진기대”

▲ ●인재진 예술감독 악력 •당진 합덕 출생 •고려대학교 영문과 졸업 •애드포르테 설립, 공연 및 음반 제작 •대학로 등에서 800여회 공연 감독 •현 (사)자라섬청소년재즈센터 이사장 •현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예술감독 •상명대학교 디지털미디어 대학원 겸임교수

2004년부터 페스티벌 총감독 맡아
‘버려진 땅’을 ‘축제의 땅’으로 만들어

 

당진 출신 출향인 중에는 문화예술 분야계통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은 편인데 2004년부터 경기도 가평에서 열리고 있는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의 총책임을 맡고 있는 인재진(45) 예술감독 역시 당진 합덕 출신으로 타지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인 감독은 합덕초등학교 재학 중 서울로 전학, 광의초등학교를 거쳐 한양중학교와 배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에 입학해 영문학을 전공했다. 인 감독은 어린 시절부터 당진을 떠나 생활한 시간이 많았지만 그의 마음만은 항상 고향 가까운 곳에 있었다며 이번 설에 폭설로 합덕에 계신 부모님(부 인치종)을 찾아뵙지 못한 것이 송구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합덕 차부집 둘째아들

인 감독은 자신을 ‘합덕차부집 둘째아들’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유학을 간 탓에 어린 시절보다 20대 때 당진에서 보냈던 시간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며 당시의 이야기들을 들려줬다.

“군 생활을 당진에서 했죠. 또 잠시 학원강사를 하며 합덕에서 살았어요. 이때 고향인 합덕에서 지냈던 시간이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영어를 전공해서 영어강사로 아이들을 가르쳤는데 보람도 있었고 또 나름 인기도 있었죠(웃음).”

고향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인 감독의 얼굴은 점점 밝아졌다. 그는 몇 년 사이 당진이 몰라보게 발전했다며 특히 문예의 전당이 만들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전에 당진은 문화의 불모지라 할 수 있었는데 문예의전당도 만들어지고 당진이 점점 멋진 곳으로 변모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종종 당진의 발전에 대해 들을 때마다 당진사람으로서 뿌듯해지더라고요. 합덕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뵈러 갈 때나 서산이나 인근 지역에 갈 때 당진을 지나쳐 가는데 너무 발전해서 이젠 딴 세상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가평과의 ‘극적인 인연’

인 감독은 현재 경기도 가평에서 살고 있다.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로 가평과 인연을 맺은 인 감독은 서울에서 가평으로 아예 자리를 옮겨 그곳 사람들과 생활하면서 가평을 ‘재즈 문화도시’로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 인 감독이 가평에서 페스티벌을 개최하기까지의 이야기는 한 편의 드라마와 같을 만큼 극적이다.

“90년대 초부터 서울에서 공연 쪽 일을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한겨레신문사에서 문화성공전략이라는 강의를 맡아 했는데 그때 강의를 받았던 분 중에 가평군 문화관광과 주사였던 이문교라는 분이 있었어요. 언젠가 그 분이 가평에서 재즈페스티벌을 할 수 있겠느냐면서 연락이 왔어요. 그래서 가평에 가서 페스티벌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공연장소를 물색했는데 마지막에 보여준 장소가 바로 자라섬이었어요. 다들 여기는 안 되겠지 하면서 난색을 표했는데 저는 여기만큼 좋은 곳이 없다고 말했죠.”

남이섬 아래쪽에 위치한 자라섬은 비만 오면 잠기던 ‘버려진 땅’이었지만 인 감독은 이곳에서 공연을 하는 것을 주장했고 이렇게 해서 ‘가평국제재즈페스티벌’이 아닌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이라는 이름이 만들어져 2004년9월10일 드디어 페스티벌의 막이 올랐다. 공연 첫째날은 금요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2만 명이 넘는 인파가 가평을 찾아 성황리에 치러졌다. 하지만 다음날부터 때 아닌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 페스티벌 진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자라섬 페스티벌을 기획하며 제가 아는 공연 노하우와 커넥션을 총동원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복수무대로 공연을 진행했는데 비가 오니 속수무책이었죠. 단 며칠 만에 천당과 지옥을 오갔습니다.”

가평에서 ‘축제의 힘’ 느껴

이런저런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이듬해 두 번째 페스티벌이 성공리에 개최되었고 지난해에는 5회를 맞았다. 인 감독은 페스티벌 이후 주민들의 호응이 높아지고 있으며 관광객들의 방문도 점점 늘어나는 등 축제를 통해 지역 발전과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페스티벌을 계획하며 자라섬 페스티벌을 가평군내로 끌어들이는 실험을 했어요. 외지에서 가평을 찾은 분들은 좀 힘드셨을 텐데 지역 주민들은 지역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적극 반기셨죠. 앞으로 지역에 보탬이 되고 널리 가평을 알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페스티벌을 해나갈 생각입니다.”

페스티벌의 영향으로 가평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낯선 단어였던 ‘재즈’가 이젠 모텔과 미용실 간판에 들어가기 시작했고 가평군에서는 아예 축제만을 전담하는 ‘축제계’를 만들기도 했다. 심지어 군청에서는 점심시간을 알리는 음악으로 재즈를 틀고 있다고. 게다가 내년에는 자라섬 앞에 서울에서 40분밖에 안 걸리는 ‘자라섬역’이 개통될 예정이어서 페스티벌은 더욱 호재를 맞을 전망이다.

인 감독은 당진에서도 주민들이 ‘축제의 힘’을 느낄 수 있는 페스티벌이 열렸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가평에서 페스티벌을 하며 축제의 힘을 직접적으로 느끼고 있어요. 당진에도 기지시줄다리기축제나 상록문화제, 쌀사랑축제 등이 크게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또 산업화가 되면서 외지인들도 많이 유입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축제만큼 지역주민들을 하나로 묶는데 좋은 것이 없다고 봅니다. 당진은 많은 문화자원을 갖고 있어서 앞으로 문화도시로 발전할 희망과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가평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은?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은 가평군 자라섬 일원에서 2004년부터 열리기 시작해 지난해 5회를 맞았다. 그 동안 조 자비뉼, 존 스코필드, 지오바니 미라바시, 에릭 트루파즈, 닐스 란드그렌, 조슈아 레드맨 같은 국제적인 지명도를 가진 재즈뮤지션들이 자라섬을 찾아 공연을 펼쳤으며 봄여름가을겨울, 한상원, 현진영, 강산에, 이한철, 윤미래, 드렁큰타이거, 다이나믹 듀오 등 국내 뮤지션들도 대거 공연에 참여했다.

지난해 5회 페스티벌 관련 가평군이 외부기관에 의뢰해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5일간 13만이 넘는 인원이 행사장을 찾았으며 축제기간 거둬들인 수익을 포함 약 317억여원의 경제적 효과가 있던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지난해 12월29일에는 문화관광체육부가 선정하는 ‘대한민국 유망축제’로 선정되는 등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은 대외적으로 발전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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