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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04.13 00:00
  • 호수 756

“바다와 쓰레질하는 아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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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석문면 초락도리 박애자

 

간조와 만조는 달의 인력이 지구에 미쳐 바닷물을 세게 끌어당겨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서해안은 특히 조수간만의 차에 의해 펼쳐지는 갯벌과 갯바위에는 다양한 수상생물들이 살고 있다.

도비도 근방에 위치한 대호방조제에서는 간조의 시간에 맞춰 갯바위에 서식하는 참굴을 쓰레질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석문면 초락도리에 살고 있는 박애자(62) 씨는 날이 따뜻해지기 시작하면서 대호방조제로 나와 쓰레질을 하고 있다. 하루종이 갯바위를 돌아다니며 웅크리고 앉아 조개를 채취해 팔면 많게는 하루에 4~5만원의 일당을 얻을 수 있다고.

“쓰레질이 쉬운 일은 아니에요. 허리를 낮추고 굴을 채취해야 하기 때문에 허리도 아프고 웅크리고 앉아 일하면 혈액순환도 잘 안되는 것 같고 갯바위를 걷는 것도 쉽지 않죠. 그래도 놀면 뭘 하겠어요. 농번기 바쁜 일정이지만 시간이 날 때면 조금이라도 더 일해야죠.”

따스한 햇볕에 꽃이 피고 새싹이 나는 완연한 봄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바닷바람은 차다. 박 씨는 바닷바람의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집을 나서기 전 두툼하게 옷을 챙겨 입고 쓰레질에 나선다고.

“날씨가 따뜻해져서 쓰레질하기에는 많이 편해졌지요. 그래도 바람이 아직 차서 잘 챙겨 입지 않으면 감기에 걸리기 쉽죠.”

그녀가 채취하고 있는 굴은 자연산 참굴인 탓인지 시중에 나와 있는 커다란 굴에 비해 크기가 작았다.

주변 아낙들도 서서히 일터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밀물이 서서히 밀려들어오자 하루 동안 쓰레질한 굴들을 바닷물에 정성스레 씻어 옮겨 담는다.

“조금더 굴을 캐고 싶은데 바다가 돌아가라고 하네. 오늘은 여기까지 인가봐. 바다가 그만 가져가라는데 그렇게 해야지. 어쩔 수 있나요. 아쉽기는 하지만 내일 다시 찾은 바다는 다시 갯바위에 굴을 가득 채워두고 우리를 기다릴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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