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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
  • 입력 2009.08.03 00:00
  • 호수 772

[보호수의 어제와 오늘] ⑦ 순성면 백석리 회화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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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발길 잦던 회화나무 그늘”

•편집자주 - 보호수로 지정된 고목들은 수백년을 이 땅에 뿌리내리고 공동체의 아픔과 슬픔, 기쁨을 함께 해오며 우리의 토속신앙으로 추앙받아왔다. 그러나 보호수로 지정해놓고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고사하거나 훼손되는 등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본지는 보호수가 가진 전설과 역사를 돌이켜보며 우리의 역사를 되짚어 보고 보호수의 관리 실태를 16회에 걸쳐 보도함으로써 그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고자 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이뤄졌습니다.



추정수령 470여년인 순성면 백석리 회화나무는 농경지 주변에 심어져 있으며 마을사람들이 쉴 수 있는 정자를 설치해 휴식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 회화나무는 무성한 잎을 자랑하며 시원한 나무그늘을 형성하고 있다. 흉고둘레가 4.1m에 달하는 회화나무에는 상처와 부패, 동공이 있었지만 외과수술을 통해 큰 피해를 입지 않도록 조치되어 있다.
순성면 백석리 김현태(61)씨는 “470여년이란 수령보다 더 오래된 회화나무일 것”이라며 “역사가 오래되다 보니 전해 내려오던 이야기나 나무에 대한 역사가 잊혀져버려 아쉽다”고 말했다.

우물 마른 뒤 주민 발길 줄어
백석리 회화나무로부터 10 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마을공동우물이 자리잡고 있다. 순성면 백석리 김현태씨에 따르면 30년 전에는 이 부근이 밭으로 경작되고 있었다고. 당시에는 우물이 마르지 않아 항상 맑은 물이 넘쳐흘렀으나 밭이 논으로 경작되면서 지하수를 곳곳에서 뽑아내 우물이 마르게 됐다.
김씨는 “우물이 마르기 전에는 아침저녁으로 물을 기르러 오는 마을사람들을 만나기도 하고 시원한 나무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며 시원한 물 한잔을 마실 수 있는 공간이었다”며 “우물이 마르고 난 후에는 나무그늘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부쩍 줄게 됐다”고 말했다. 게다가 마을주민도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마을에 남아있는 노인분들이 나무그늘에 모여 담소를 나누기도 하지만 예전과 달리 밝고 북적이는 느낌은 다시 찾아볼 수 없다는 김씨는 “우물도 예전과 같지 않게 터만 남은 상태고 남은건 회화나무와 관리되지 않는 정자뿐”이라며 “당시 젊었던 마을 주민 몇몇이 이제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 회화나무를 모임의 장소로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월따라 사람과 회화나무 잊혀질 것
백석리 회화나무는 백석리 일대가 바다였다는 전설을 갖고 있다. 당시 전설은 회화나무에 배를 매어두었다는 것. 순성면 백석리 이원영(69)씨에 따르면 회화나무 일대 주변의 밭을 논으로 경작하면서 땅을 파 뒤집는 작업을 실시했었다. 당시 배의 파편으로 추정되는 큼직한 나무토막들이 주변 곳곳에서 발견되어 마을 주민들이 백석리 회화나무 일대가 바다였다는 믿음을 더욱 갖게 됐다고.
이밖에도 회화나무 아래서 자라난 버섯을 치질 약으로 사용하면 효험이 있다는 설과 나뭇가지를 땔감으로 사용하게 되면 용천막이가 된다는 전설을 갖고 있다. 이씨는 “마을 주민들도 자세히 나무에 대해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며 “세월에 따라 사람들과 함께 회화나무도 잊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순성면 백석리 김현태 씨

“회화나무는 백서리의 중심”

“어린 시절에는 나무 그늘 밑에 모여앉아 삼베도 벗기고 해가 뜨거운 낯에는 밀방석을 깔고 누워 낮잠을 청하기도 했죠. 주변이 밭이었던 터라 바람도 시원하게 잘 불고 참 좋았어요. 지금은 정자가 만들어지긴 했지만 인위적인데다 관리도 잘 되지 않아 지저분해 예전과 같은 편안함은 느끼지 못하죠.”
수 대째 순성면 백석리에서 살아오고 있는 김현태씨는 어린시절 회화나무에 남아있던 추억에 대해 이야기했다. 장마철이 다가올 때나 비가내리기 전에는 구렁이가 나무 가지에 올라가 자리 잡고 있기도 했다고.
김씨는 “마을사람들이 점점 줄어들면서 회화나무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며 “보호수이자 마을의 중심인 회화나무가 의미를 잃고 그저 오래된 고목으로서만 존재 하지 않도록 군이나 공공기관에서 관심을 갖고 지속적인 관리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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