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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
  • 입력 2009.10.26 00:00
  • 호수 782

[보호수의 어제와 오늘] ⑫-정미면 사관리 느티나무 2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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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년 점치며 치성드리던 나무”
나무장수 뛰어난 수세 탐내기도

편집자주 - 보호수로 지정된 고목들은 수백년을 이땅에 뿌리내리고 공동체의 아픔과 슬픔, 기쁨을 함께 해오며 우리의 토속신앙으로 추앙받아왔다. 그러나 보호수로 지정해놓고 관리가 재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고사하거나 훼손되는 등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본지는 보호수가 가진 전설과 역사를 돌이켜보며 우리의 역사를 되짚어 보고 보호수의 관리 실태를 16회에 걸쳐 보도함으로써 그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고자 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 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이뤄졌습니다.

정미면 사관리는 완만한 구릉성 지형으로 이루어져 있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다. 사관리는 예로부터 선비들과 과거에 급제해 관직에 오른 선조들이 많아 선비의 마을로 유명하다.
가을을 맞아 사관리에는 탈곡한 벼를 집 앞마당에 널어 말리는 풍요로움과 이를 사이에 두고 붉게 물들어가는 느티나무 두 본의 풍경이 절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두 본의 느티나무는 각각 보호수로 지정되어 관리 및 보호를 받고 있다.

나뭇잎으로 풍년 점쳐
두 본의 보호수 중 170여년의 수령으로 기록된 느티나무는 사관리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덕수 이씨의 17대손 덕수 육송공의 묘가 쓰일 당시 문중에서 터 아래 심은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이를 토대로 사관리 이원석(51) 이장은 “육송공의 묘가 쓰여진 것은 약300여년전”이라며 “느티나무의 수령은 170여년의 수령이 아닌 300년 이상의 수령으로 추측 된다”고 말했다.
이 보호수의 바로 아래에는 육송공의 묘를 관리하던 산지기가 살던 집이 현재 폐가로 남아 있으며 이씨 문중의 묘지기가 묘 관리뿐 아니라 보호수도 함께 관리하기도 했다. 이 이장의 말에 따르면 1982년 보호수로 지정되기 전에는 느티나무의 뛰어난 수세를 탐해 이씨 문중으로 판매를 권유하는 나무장수들도 간간히 있었다.
예부터 이 느티나무는 마을을 지키는 수목으로 숭배되어 왔으며 나뭇잎이 잘펴야 풍년이 든다는 전설이 마을에서 전해 내려오고 있으며 매년 햇 음식을 먹기 전 고사를 지내기도 했다.
느티나무 인근에 살고 있는 마을 주민 김현금(85) 씨는 “마을 주민들이 떡시루나 밀을 갈아 만든 국수를 바치며 치성을 드리기도 했다”며 “잔가지 하나라도 함부로 꺾지 않고 중요시 다룬 나무”라고 말했다.

샛골바닥과 함께 쉼터로 활용
느티나무 위편에 위치한 육송공의 묘는 예부터 마을 사람들에게 샛골바닥이라 불렸으며 마을 어린이들이 짚을 말아 공을 차고 놀던 장소로 이용됐다. 마을 어린이들에게는 넓고 잘 다져진 대지, 푹신한 잔디가 더없는 놀이터이자 젊은이들에게는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장소였다.
샛골바닥에서 땀을 흘린 마을 주민들은 느티나무 그늘에 모여 땀을 식히기도 했고 여름철에는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쾌적한 장소였다고.
전 사관리 노인회 맹인술(71) 회장은 “여름철 더위를 피하기 위해 매년 느티나무 그늘을 이용한다”며 “보호수로 지정된 귀한 나무인 만큼 수령도 정확하게 측정하고 잔가지도 정리하는 등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맹 회장은 또 “매년 가을이면 소나무를 제외한 모든 나무들 잎이 물들며 땅에 떨어지는 반면 이 나무는 신기하게도 잎이 서서히 떨어져 새싹이 나는 다음해 봄까지도 잎을 유지하고 있다”며 “잎이 서서히 지는 건강한 느티나무 덕에 매년 늦가을 치우면 늘어나는 낙엽 때문에 고생”이라고 웃음 지었다.

[인터뷰-정미면 사관리 이장 이원석]

“내년 봄 보호수 대대적 주변 정리 ”

“보호수로 지정된 두 나무는 사관리 조상들의 숨결이 묻어 있는 중요한 마을의 재산입니다. 관이나 부락 차원에서 늦게나마 관심을 기울여 선조들에게 죄송할 따름이죠.”
정미면 사관리 이원석 이장은 보호수들을 잘 관리해 사관리 후손들에게 대대로 전해주는 것이 현대를 살아가는 마을주민들의 의무라고 말한다.
그는 내년 봄 느티나무 아래 폐가를 철거하고 터를 다져 마을 주민들의 휴식공간을 더욱 넓힐 계획이다.
이 이장은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도록 넓어진 공간에 정자를 설치할 것”이라며 “정자에서 휴식도 취하고 이야기도 나누는 즐거운 사관리가 될 수 있도록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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