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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
  • 입력 2009.11.02 00:00
  • 호수 783

[보호수의 어제와 오늘] ⑬ - 당진읍 수청리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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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청리와 함께한 400여년 된 소나무”

편집자주
 보호수로 지정된 고목들은 수백년을 이땅에 뿌리내리고 공동체의 아픔과 슬픔, 기쁨을 함께 해오며 우리의 토속신앙으로 추앙받아왔다. 그러나 보호수로 지정해놓고 관리가 재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고사하거나 훼손되는 등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본지는 보호수가 가진 전설과 역사를 돌이켜보며 우리의 역사를 되짚어 보고 보호수의 관리 실태를 16회에 걸쳐 보도함으로써 그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고자 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 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이뤄졌습니다.

당진읍 수청리에는 430여년 수령으로 추정되는 소나무가 위치해 있다. 1996년 8월 6일 보호수로 지정된 이 소나무는 7굽이로 굽어진 수세를 자랑하고 있다.
외관상의 상처나 부패, 동공 없이 자연수형을 유지하며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설해나 풍해가 염려되고 있어 지주 설치가 필요한 실정이다. 수청리 보호수는 군내 보호수 중 몇 안 되는 소나무로서도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복 기원하는 민간신앙 행해져
수청리의 마을주민들은 예로부터 이 소나무에서 치성을 드리며 복을 기원하거나 굿을 통해 액을 쫓는 등 토속신앙을 행해왔다.
소나무를 찾은 마을 주민들은 떡시루를 받쳐놓고 아이를 점지해 달라고 치성을 드리기도 했으며 떡과 술 등을 놓아 두어 마을의 어린이들에게는 신기한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특히 목욕재계를 하고 소원성취를 기원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어 마을의 수호목이자 복을 비는 행운의 나무로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수청리 차재덕 노인회장은 “어린 시절 굿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며 “놀거리가 많지 않았던 시절 나와 친구들에게는 좋은 볼거리였다”고 말했다.
또 보호수 아래 마련된 개인주택의 마당은 마을 어린이들에게 좋은 놀이터로 활용되기도 했다. 친구들과 공터에서 만나 흙장난이며 제기차기, 말뚝박기 등 다양한 놀이를 즐기기도 했다고.

개발지구로 지정, 이식필요
당진군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우두지구 및 대덕수청지구에 수청리 일대가 도시개발 사업으로 우선 추진될 계획이 논의되면서 수청리의 보호수 역시 개발지역에 포함되게 됐다.
인근 주택의 마당과 밀접한 위치에 자리 잡은 이 보호수는 수청리의 개발에 따라 어떤 운명으로 돌아설지 모르는 상태라고. 현재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거하면 철도, 기상관측, 관계수로, 고속도로, 일반국도, 항공시설, 발전, 통신 또는 방송시설 등의 목적인 경우에는 보호수의 이식이 가능하다. 차 회장은 “보호수의 뿌리가 다치지 않게 유격을 두고 공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되거나 이식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당진읍 수청리 노인회장 차재덕

 “마을과 함께한 보호수 보존해야”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수청리에 자리 잡고 있던 나무죠. 400여년은 족히 된 수형이 멋진 나무에요. 산이며 들이며 소나무들이 많아 대수롭게 생각하기 쉽지만 이런 수형과 역사를 갖고 있는 나무는 찾아보기 힘들죠.”
평생을 수청리에서 살아온 차재덕(82) 노인회장은 소나무가 보호수로 지정되기까지 마을에서는 치성을 드리고 굿을 벌이던 자리라고 말한다. 특히 7굽이로 굽은 묘한 모습에 토속신앙이 곁들여진 것이 아닐까 마을주민들은 추측하고 있다고.
차 회장은 “소나무의 역사에 대해 자세히 아는 사람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 아쉽다”며 “마을이 개발로 인해 사라질지라도 마을과 함께 400여년의 시간을 보낸 소나무는 보존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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