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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
  • 입력 2009.12.15 00:00
  • 호수 789

[보호수의 어제와 오늘]16- 우강면 송산3리 팽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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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무게에 나뭇가지 부러져”
농민 줄어들며 팽나무 관심 사라질 것

■편집자주 - 보호수로 지정된 고목들은 수백년을 이땅에 뿌리내리고 공동체의 아픔과 슬픔, 기쁨을 함께 해오며 우리의 토속신앙으로 추앙받아왔다. 그러나 보호수로 지정해놓고 관리가 재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고사하거나 훼손되는 등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본지는 보호수가 가진 전설과 역사를 돌이켜보며 우리의 역사를 되짚어 보고 보호수의 관리 실태를 16회에 걸쳐 보도함으로써 그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고자 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 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이뤄졌습니다.

우강면 송산리 3구에 자리 잡고 있는 팽나무는 18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인근 가옥들과 밀접해 있으며 옛부터 마을 사람들에게 시원한 나무그늘을 제공하고 마을 농사의 길흉을 점치기도 하던 신성한 나무였다.
곧게 뻗은 외줄기가 23m에 달하며 외줄기에서 뻗어 나온 가지들의 수세가 뛰어나 풍치목으로서의 역할도 해왔다. 나무 밑에는 마을 주민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벤치가 마련되어 있다.

마을 배 고정해 주던 버팀목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상포리, 중포리, 하포리, 은동을 병합해 우강면 송산리라 명명됐다. 송산리는 원래 면천군 범천면이었으며 산에 소나무가 많이 있어 솔뫼라 불린 곳이다.
솔뫼성지를 지나면 바로 들어서게 되면 많은 소나무들 가운데 팽나무 한그루가 유독 눈에 띈다. 팽나무가 위치한 자리는 송산리의 넓은 평야지대를 내려다 볼 수 있다. 팽나무의 관리자로 지정되어 있는 송산3리 노인회 구인회(76) 회장은 “옛날 마을 노인분들의 입에서 전해 내려온 바에 의하면 바닷물이 팽나무 앞 약 20m까지 밀려들어와 바닷가 마을의 형태를 띄고 있었다”며 “현재의 평야지대가 물에 잠길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바닷물이 평야지대를 뒤덮고 들어오면 팽나무에 배를 묶어 떠내려가지 못하게 고정해 두는 버팀목의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마을의 유래 속에 구전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나무의 역사가 정확한 고증이 내려오는 것이 아닌 상태다. 구 회장은 “지금도 나무의 역사가 많이 잊혀진 상태지만 문서나 자료가 후세까지 전해 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러진 가지, 빼어났던 수세 잃어
몇 해전 큰 줄기하나가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부러져 나갔다. 그 자리에서 부식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외과수술이 실시된 상태다. 하지만 이미 부러져 나간 줄기로 인해 빼어났던 수세를 찾아볼 수 없게 됐다.
팽나무 주변에는 당시 부러져 나갔던 나뭇가지가 방치되어 있어 당시의 온전했던 모습을 조금이나마 유추해 볼 수 있다.
현재 보호수가 자리 잡고 있는 언덕 바로 밑에 구 노인회장의 자택이 자리 잡고 있어 매일 집을 나설 때나 들어올 때나 눈 여겨 보고 있다지만 보호수에 대한 지식을 갖춘 전문인이 아니라 철저한 관리는 이뤄지지 못하는 상태. 구 회장은 “가끔씩 군에서 찾아와 주변 잡초제거와 영양제를 놓아주고 가기도 한다”며 “하지만 나뭇가지가 떨어져 나가 빼어난 수세를 잃은 것은 아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인터뷰-우강면 송산3리 노인회 회장 구인회]

“우강 제일의 보호수 자랑스러워”

단오날 그네 뛰던 나무

송산3리 노인회 구인회 회장은 젊은 시절 마을 사람들과 단오날이면 굵은 새끼줄을 엮어 팽나무에 매어두고 그네를 뛰며 놀던 기억을 떠올렸다.
“단오날이면 그네를 뛰며 사람들이 모여 막걸리도 마시고 노래도 부르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죠.”
송산3리의 팽나무가 우강면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나무로 알고 있다는 구 회장은 군에서 보호수로 지정할 만큼 가치 있는 나무가 마을에 있어 자랑스럽다고.
하지만 구 회장은 “마을사람들이 점점 줄어들면서 팽나무에 대한 관심도 줄어들고 있다”며 “일반 마을 주민들보다 전문적으로 관리를 할 수 있는 군이나 공공기관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관리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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