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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공원도시 당진’ - 이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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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시론-이인수 당진읍 채운리]

당진군이 금년 군정 캐치프래이즈로 ‘늘푸른 공원도시 당진 만들기’를 내건데 대하여 한편으로는 반갑게 생각하면서도 여러 가지로 걱정이 앞선다.
그동안 환경은 뒷전인 채 공장유치에만 전념하던 당진군이 주민생활환경 개선에 중점적으로 나선다는 데에는 더할 나위 없이 반갑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녹색공원도시를 만든다면서 인간중심의 인공구조물이 주가 되는 또 다른 개발행위로 인해 정작 지켜야 할 자연환경까지 훼손하지 않을까 심히 염려스럽다.
더욱이 지난해 당진군이 군정목표를 ‘다함께 행복한 당진건설-사회복지의 해’로 정하고 실행에 옮기는 과정을 지켜봤을 때 또 다른 전시행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게다가 당진군이 최근 용역 발표한 송산 당산저수지 개발계획이나 지난해 연말 예산안에 반영시키려 했던 역천개발사업, 당진천 건천화 방지사업 등을 볼 때 자연환경을 파괴하면서 친환경 녹색도시를 만들겠다는 이율배반적인 사고를 갖고 있지 않은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지난해 당진군은 사회복지의 해를 외치며 여러 가지 복지사업을 벌였지만 정작 복지지원을 필요로 하는 계층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은 오히려 축소하고 건물 짓는데 복지예산 대부분을 써버렸다. 복지시스템의 개선이나 복지지원 확대, 피부에 와 닿는 지원대책 마련 등 실질적 복지사업은 외면하고 눈에 보이고 치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복지시설 건축에 많은 비용을 들였다.
결국 일부 시민단체로부터 구호성 사업과 전시 행정적 사업으로 일관하며 군정목표를 완수했다고 선전하고 있다는 비판적 평가를 받고 있다.
당진군이 금년 내세운 늘푸른 공원도시 조성은 정말 좋은 군정방향이다.
다만 구체적인 방법과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공원을 만들고 친환경적이고 쾌적한 도시를 만드느냐가 문제다.
당진군이 그 일환으로 몇 가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과히 신통치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반 생태적인 방향으로 방법을 찾아가고 있어 걱정이다.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역천 개발과 당산저수지 개발 사업이다.
역천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대강 개발과 비견하면서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만들어 보겠다고 하는데 누구의 생각인지는 모르지만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발상이다. 역천개발은 역천을 죽이는 일이며 여러 가지로 불합리하다.
그럼에도 누구의 치적을 만들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군정구호에 맞춰서 군정방향에 억지로 꿰맞추기 위해서인지 모르지만 애써 잘 보존해온 생태계까지 파괴하려하고 있으니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다. 그리고 가시연꽃과 금개구리가 식생하면서 생태적으로 보존가치가 높은 당산저수지를 온통 인공구조물로 장식하고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만들겠다고 하니 정말 소가 웃을 일이다.
가시연꽃이나 금개구리는 환경에 매우 민감한데 그 많은 인공구조물을 만들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게 만든다면 무조건 식생환경에 문제가 발생하고 당산저수지의 가치인 가시연꽃과 금개구리는 모두 사라질 것이다. 결국 많은 군민들의 혈세를 들여 당산저수지를 죽이는 프로젝트를 만든 꼴이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인간중심이 아닌 자연중심으로 자연환경을 지키고 보존하면 그 자연이 우리 인간에게 더 큰 가치를 지닌 무언가를 더 많이 준다는 사실을 생각하고 설계했어야 했다.
역천에는 더 많은 수변식물과 나무를 심고 자연스럽게 가꾸다 보면 언젠가는 인간과 자연이 함께하는 공간으로 변하여 다가올 것이다.
당산저수지는 주변 농토를 매입해 늪지대를 넓히고 수계지역 내 농토에 무농약 유기농을 지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오폐수 정화시설을 만들어 주고 자연환경을 살려나가는데 중점을 둔다면 진짜 대단한 명소가 될 것이다.
먼저 가꾸려고 하지는 않고 이용만 하려는 욕심부터 내는 식의 푸른 공원도시 조성은 발상부터 잘못됐다.
이런 식으로 철학도 없고 개념도 없이 그저 생색만 내고 실적만 올리려는 군정은 시작 전에 방향설정부터 새롭게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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