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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0.03.08 13:23
  • 호수 801

[이한복 면천중 교사] 청소년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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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에 봄기운이 완연하다. 만물이 생동하고 천지에 기운이 가득하고 넘쳐난다.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와 청소년들의 생기가 봄기운과 어우러져 희망의 아우라를 생성하는 계절이다.
봄의 문턱에서 겨울을 나기 위해 우리는 가혹하리만큼 혹독한 시련을 겪어야만 했다. 바로 졸업식 알몸 뒤풀이가 그것이다. 졸업식 뒤풀이 광경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예전에는 밀가루를 뿌리고 구두약을 바른다거나 기껏해야 계란을 던지면서 그다지 얄밉지 않을 정도의 선을 지켰다.
그런데 이제 알몸 뒤풀이에 이어 교복 찢기와 금품 갈취까지 마치 막장 드라마를 연상케 한다. 오죽하면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서 대책을 강구하라는 지시를 내렸을까?
이러한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졸업식 뒤풀이와 행태들은 마땅히 처벌받아야 할 것이다. 사법 당국에서도 강력하게 처벌할 것을 시사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 시점에서 좀 더 냉정함을 유지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과연 처벌이 문제 해결의 근본적인 해결책이라 할 수 있을까? 이 대목에서 필자는 흔쾌히 동의하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행동을 옹호하거나 변론하고자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 원인을 찾아보고 그에 따른 근본적인 처방이 내려져야 한다는 것이 지론이다.
모든 사회 문제가 그러하겠지만, 특히 교육과 청소년 문제에 관해서는 우리 사회의 발끈하는 냄비 근성에서 벗어나 차분하게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성숙한 모습이 아닐까? 호들갑을 떨고 난리를 부린다 해서 간단하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의 원인은 무엇일까? 사실 누구나 알 듯 싶지만 그 원인 또한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서 다를 수밖에 없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필자가 분석하기에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원인을 들 수 있다.
우선, 최근 들어 그 심각성 정도가 위험 수위를 훌쩍 넘는 것을 보면 지나친 입시 위주의 교육과 학업 성취도 평가에 의한 성적 지상주의가 불러온 결과가 아닌가 싶다. 또한 같은 맥락에서 볼 때, 학업 중심의 편식으로 인한 학생 문화의 부재도 원인 중의 하나라 할 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우리 어른들과 사회의 온갖 불합리와 부도덕성이 초래한 결과라면 좀 극단적인 발상일까?
문제의 원인이 사회와 제도에서 기인한다고 해서 청소년들에게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청소년 스스로 수렁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자구책을 강구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자신의 내면세계와 정체성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기 바란다. 또한 인간에 대한 경외심과 타인에 대한 배려가 체질화 되었는가 점검해보자.
청소년들이여! 다시 희망의 노래를 불러보자. 도산 안창호 선생의 “낙망은 청년의 죽음이요, 청년이 죽으면 민족이 죽는다.”는 어록은 지금 이 시대에 청소년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청소년들이여! 자신과 사회와 나라와 인류를 위하여 다시 한번 미래에 대한 희망을 꿈꾸도록 하자. 내적으로 성숙한 자신, 사회적 약자와 소외자를 보살피려는 봉사정신, 자연과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생활화하는 청소년의 멋진 모습을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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