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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26 19: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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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끝을 자극하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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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육과 삭힌 홍어회를 잘익은 김치에 싸먹는 홍탁삼합

음식에도 궁합이 있다. 그 중에도 홍어와 막걸리는 천생연분이라고 불린다. 전라도 지방에서는 경조사에 반드시 홍어를 준비하는 풍습이 있어 아무리 다른 음식을 잘 차렸어도 홍어가 오르지 않으면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뒷말이 있을 정도다.
홍어의 ‘홍’자와 탁주(막걸리)의 ‘탁’자를 따서 지은 이름이 홍탁(洪濁)이다. 홍어를 제대로 먹을 줄 아는 술꾼들은 여기다가 삶은 돼지고기 수육과 김치까지 곁들여 먹는데 이를 홍탁삼합 (洪濁三合)이라 한다. 수육과 홍어회를 잘 익은 김치에 싸서 막걸리 한잔과 먹는 맛! 이것이 홍탁삼합이다.
수육과 매콤한 김치 때문에 처음에는 홍어 특유의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지만 음식들을 씹을 수록 홍어 특유의 향이 입안 전체를 휘감는다. 이어 막걸리 한사발을 쭈욱 들이키면 부드러우면서 구수한 맛과 향이 입안을 씻어준다.
홍탁삼합은 아직까지 당진에서는 널리 알려진 음식은 아니지만 미식가들 사이에서 점점 이름이 퍼지기 시작하며 마니아층이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다. 홍어삼합하면 당진에서 몇몇 음식점을 꼽을 수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옛맛식당을 빼 놓을 수 없다. 특히 옛맛식당에서는 막걸리를 대신해 맑은 술로 불리는 황로주를 구비하고 있어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당진읍 우두리에 위치한 옛맛식당은 넓은 주차장과 함께 시골집에서나 구경할 수 있는 많은 장독대가 인상적이다.
옛맛식당의 박재천(55) 사장은 “옛 맛 그대로를 선보이기 위해 상호역시 옛맛식당으로 정했다”며 “고향에서 먹던 맛을 찾아 손님들이 많이 찾아 오고 있다”고 말했다.
옛맛식당이 운영되기 시작한 1994년도에는 대다수 손님들이 전라도 지역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고향을 떠나 당진에 정착한 이들이 향수어린 맛에 많은 발길을 이었고 주변 사람들과 함께 옛맛식당을 찾게 되면서 당진에 서서히 홍탁삼합 마니아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현재 옛맛식당에서는 목포에서 홍어를 들여와 15일간 잘 숙성시켜 손님상에 오른다. 잘 숙성된 홍어는 암모니아 향과 같은 톡 쏘는 향이 특색이다. 이런 향을 중화시켜 주는게 바로 2년동안 숙성시킨 김치와 기름기를 쏙 뺀 수육이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그의 모친인 이흥운(94)씨가 김치에서부터 된장, 간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맛을 내는 재료들을 직접 담아왔지만 무리한 일로 인해 건강을 해칠까 우려해 지금은 박 대표의 누나 박도영(64)씨가 주방을 담당하고 있다.
이밖에 홍어탕(왼쪽두번째 사진)도 함께 메뉴로 판매되고 있는데 홍어 특유의 삭힌 향이 더욱 강하다. 웬만큼 비위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면 고개를 가로 저을 정도다. 하지만 시원한 국물 맛과 홍어의 부드럽고 단백한 살코기 맛은 이 모든 걸 감수할 만하다.
또 박 사장이 자신있게 권하는 ‘가마솥정식’이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가마솥에 밥을 해서 손님에게 대접하는 메뉴다. 이 메뉴에 딸려나오는 반찬은 무려 30여 가지. 이 가마솥정식을 먹기 위해 멀리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까지 있을 정도다. 가마솥 정식은 가격대 별로 차려지는 주 메뉴가 달라 각기 다른 맛 볼 수 있다.
한편 박 사장은 옛맛식당과 함께 ‘당진출장부페’도 운영하고 있다.
■가격:홍어탕 삼합(대 4만원 중 3만원), 가마솥정식(1만원, 2만원, 3만원)
■연락처:355-3843
■위치:당진읍 하이마트 맞은 편 우두리 진입로 따라 50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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