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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제주다문화가정지원센터
“다문화 가정의 출발, 교육부터 진행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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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어려운 해결 위한 직업 소개 등 다양한 일 해오고 있어
다문화가정의 갈등, 서로에 대한 이해부터

 농어촌지역 남자의 40%가 외국여성과 결혼했다. 이에 따라 다문화가정의 실질적 당사자인 이주여성들을 위한 정책과 다양한 단체가 자치단체마다 만들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지역사회 일원 대다수가 편견과 잘못된 정보 속에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한국사회 일원이 된 이주여성을 만나 새로운 이웃과 지역사회 일원간의 교류와 소통을 돕고자 한다. 또한 다문화가정 이주여성들의 실질적인 어려움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다양한 고민들을 해소하기 위한 도움이 된 제도나 단체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고자 한다.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이뤄졌습니다.

결혼이주자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제주도
제주도에는 외국인들이 무척 많다. 다문화가정을 제외하면 외국인주민들이 많고 단체 관광객들도 타 자치단체에 비해 많은 편이다. 올해 1월1일을 기준으로 제주도에 거주하는 외국인주민은 7343명으로 전체 인구의 1.4% 수준이다. 이중 중국인 외국인노동자 1081명과 결혼이주자 477명으로 가장 많지만 결혼이주자만 따지면 베트남 국적자가 374명으로 가장 많고 필리핀 국적자도 189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이주민센터에서 제주도로부터 위탁운영하고 있는 제주다문화가정지원센터(센터장 김정우)는 결혼이민자가정 뿐만 아니라 외국인노동자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운영중이다. 제주외국인지원센터라는 명칭으로 지난 2002년 출범한 센터는 지난 2007년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 운영을 위탁받고 2008년 재위탁되면서 다문화가정지원센터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현 김정우 센터장(70)은 교직에서 은퇴한 지난 2004년 다문화가정지원센터에서 운영한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스스로 할 일을 찾았다고 여겨 지난 2008년 제2대 센터장으로 취임해 지금까지 센터장을 맡아오고 있다.

한글교육, 가족상담, 직업연결 등 다양한 활동
제주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한국어교육과 가족교육, 상담 등 기본적인 사업 이외에도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주여성들이 제주생활에서 겪는 지역사회 적응, 언어소통, 문화적응, 비자, 가족갈등, 폭력, 성폭력 등 다양한 문제를 상담하고 조정하고 있다.
매년 명절 연휴에 고향에 돌아갈 수 없는 이주민들이 타국살이의 외로움을 달래고, 제주도민들에게는 다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 제주다민족문화제, 제주외국인가족페스티벌, 이주노동자를 위한 한가위 한마당 등을 열고 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직원은 김정우 센터장을 비롯해 한용기 사무국장과 각 국가별 언어통번역사 5명 등 모두 8명. 그러나 이중 월급을 받는 사람은 두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자원봉사자들이다. 김정우 센터장 역시 약간의 활동비만 받고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다고.
김정우 센터장은 “다문화지원센터의 운영비를 제주도로부터 지원받고 있으나 각종 사업을 진행하는데 있어 넉넉한 편이 아니다”라며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이 없으면 센터 운영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다문화 가정의 경제적 어려움 극복 위해 적극적 취업 지원
이주민이나 다문화가족이 제주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중에는 언어 차이와 문화 차이로 인한 격리 뿐만 아니라 경제적 어려움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경제적인 어려움은 가족간의 갈등을 부추기거나 가정의 불안함을 가중시킨다. 이주여성들 역시 취업전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만 그들이 일할 수 있는 직업은 지극히 한정되어 있다.
그래서 센터는 한국어를 제대로 배우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취업욕구를 높여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원어민 강사, 다문화 강사를 비롯해 초등학교, 어린이집 방과후교실 강사를 할 수 있는 자격증 강좌를 운영하고 제주한라대와 연계해 조리사자격증 과정도 운영한다. 제주폴리텍대학과는 웰리스테라피 과정도 운영중이다. 센터는 이를 위해 매우 다양한 기관 및 단체와 협약을 맺었다. 지난 2년간 김정우 센터장이 취임 이후 맺은 협약만 10여개에 달한다. 이중 제주공항공사와 맺은 협약을 통해 10여명의 결혼이주자를 공항에 취업시켰고 16명은 원어민 강사, 방과후교실 강사로 나서고 있다. 건강보험공단, 자원봉사센터 등과도 연계해 결혼이주자들이 취업전선이 아니더라도 제주도 사회 속에 장기적으로 제주도민의 일원이 되고 스스로 취업의 기회를 찾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다문화가정의 문제, 가족 모두의 참여로 풀어야
얼마 전 정신지체를 가진 남편이 베트남의 결혼이주여성을 흉기로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해 국내는 물론 베트남에서 반한 감정이 크게 일어나는 등 다문화가정이 가지고 있던 잠재적인 문제가 점차 노출되고 있다.
남편보다 훨씬 나이가 어린 아내, 경제적 어려움, 지역사회의 편견, 그들의 2세 문제 등 갈등이 많을 수밖에 없다. 제주다문화가정지원센터 역시 내재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정우 센터장은 “다문화가정이 상담을 하러 오는 사유가 대부분 대동소이하다”며 “부부간의 갈등은 경중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잘못만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말한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의 위치를 이해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그는 “다문화가정의 출발부터 제대로 교육을 받고 가정이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제주도다문화가정지원센터 김정우 센터장]

“다문화 자녀, 부모교육 병행돼야”

“결혼이주여성들과 센터 자원봉사자가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결혼중개업체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겁니다. 제대로 자격을 갖추지 않은 업체가 서로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다보니 결혼 후에 후회하고 갈등이 생기는 사람들이 많은 거죠.”
제주다문화가정지원센터 김정우 센터장은 “대부분의 가정이 겪는 공통적인 문제가 남자는 배우자를 ‘돈주고 사왔다’는 인식이고 여성은 업체로부터 상대남자에 대한 경제상황과 직업 등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해서 ‘속았다’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라며 “그러니 결혼 후에 자그마한 갈등이 커져서 살인과 폭력까지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 2004년 제주동여중 교장을정년퇴임한 김정우 센터장은 서울과 광주지역 이주노동자 400여명이 제주 관광에 나서는데 관광안내 자원봉사자를 맡으면서 이주노동자들의 처지를 알게 되면서 자원봉사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주노동자로 시작된 자원봉사가 결혼이민자가정까지 이어진 것. 김정우 센터장은 “앞으로는 다문화가정의 2세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가뜩이나 국내의 출산율이 낮아지고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의 비중이 높아지는데 그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면 우리나라의 미래가 그만큼 어두워진다는 것이다.
“자녀교육을 부모교육과 병행해야 합니다. 엄마가 한국말이 익숙치 못하면 자녀가 한국말을 못하게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문제가 있는 가정이라면 자녀를 위해서라도 문제를 인식하고 고치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인터뷰- 제주도다문화가정지원센터 조옥란 전 상담원]

“남편의 변화가 갈등 해소 실마리”
“한 이주여성이 결혼을 했는데 남편이 몇 개월 동안 말을 한 마디로 안하더랍니다. 어느날 말을 하는데 말을 심하게 더듬는다는 거였지요. 남편이 정신지체를 가진 거였습니다. 그와 반대로 여성이 결혼을 몇 번하고 온 사람이거나 결혼 후에 도망을 치는 등 상담을 하다보면 어느 한쪽의 문제라고 보기 어려운 일이 많이 일어납니다.”
제주도다문화가정지원센터에서 지난 2월까지 상담원으로 일했던 조옥란(35)씨는 본인이 이주여성이다. 조선족 이주여성으로 지난 1995년 남편을 만나 결혼한 후 2002년 제주도에 정착했다.
그녀는 자신과 같은 이주여성들이 점차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그들을 위해 할 일을 찾다가 센터의 문을 두드려 통번역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2007년부터 센터의 정직원으로 채용돼 일하다 지난 2월 공부를 위해 사직했다. 제주대학교에서 통역과 관련한 공부를 하고 있는 그녀는 센터에 아직도 종종 드나들며 이주여성들의 상담을 하는 등 제주이주여성들의 대모 역할을 하고 있다.
“가정 내의 갈등은 주로 아버지에게서 일어나기 마련이에요. 그리고 남편들은 문제가 있다고 해서 개선하려는 노력도 잘 하지 않아요. 이주여성들과 함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싶네요.”
조옥란씨는 “가정의 문제가 외부에서 보는 것처럼 어느 한쪽의 책임 때문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며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부부의 ‘기본 원칙’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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