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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철 호산나교회 담임목사] “그냥 자퇴 할래요”

당진시대l승인2010.11.06 17:18l(8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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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엄마와 함께 상담실에 왔다. 외아들인데 학교를 자퇴 하겠다면서 학교를 가지 않는다고 한다. 자퇴 하고 싶은 동기가 있느냐고 물으니 없다고 한다. 또래관계나 학교 선생님에게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하니 없다고 한다. 그냥 학교가 싫다고 한다. 자퇴를 하면 그다음에 무슨 계획이 있느냐고 하니 없단다. 공부는 나중에 검정고시를 보면 된다고 해서 검정고시를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지에 대한 정보를 구했느냐고 하니까 나중에 하면 된다고 한다. 학생은 오직 자퇴하는 것이 목표인 듯 이이야기를 한다. 옆에 앉아 있는 엄마는 한숨만 쉰다. 
요즘에 학교를 자퇴하는 학생들이 상상외로 많이 늘어나고 있다. 단순히 공부를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학교가 싫다는 것이 이유이다. 전에부터 학생들에게는 학교가 좋은 곳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학교라는 공간은 꿈이 있고 낭만이 있는 곳이었다.
이제는 꿈과 낭만을 경험하는 곳 이라기보다는 참고 견뎌야 하는 통과의례로 보는 경향이 있다. 졸업장이 필요해서 다닌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학교라는 제도에 대해서 정면으로 저항을 하는 방법이 바로 자퇴를 하는 것이다.
국가의 법으로 학생을 학교에 붙잡아두는 노력은 의미가 없다. 학생들이 학교에 다니는 의미를 건전하게 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럴 때에 청소년들은 자신의 성장을 이루어가는 동기를 갖게 된다.
지금 우리나라의 중. 고등학교는 정체성의 혼란에 빠져있다. 입시제도에 매여서 전인교육을 포기한 상태이다. 입시학원으로 전락하게 만드는 교육정책을 비판하면서도 내 자식만큼은 어떻게 해서라도 명문대학에 보내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져있다. 당진군의 학교도 예외는 아니다.
학교교육이 이렇게 가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교육개혁에 참여를 하려는 학부모는 드물다. 당장 내 자식에게 불이익이 올까해서다. 그럼에도 당진군에 꼭 필요한 시민운동모임이 있어야 한다면 바로 교육개혁을 위한 시민모임이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시민 모임을 꾸리고 싶다.
나도 중학교 1학년 때에 학교를 그만두었다. 자의가 아니라 타의에 의해서이다. 학교등록금을 내지 못해서 퇴학을 당했다. 청소년기부터 사회생활을 했다. 검정고시를 통해서 26세에 목사가 되려고 신학대학을 입학했다.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학교 밖에서 성장을 한 것이 나의 성장에 크나큰 자산이 되었다. 어쩌면 제도교육을 받지 않은 덕택에 나의 인생을 주체적으로 의미를 창조하면서 지금까지 살아올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나는 그 학생에게 자퇴를 하는 것이 인생의 패배는 아니라고 했다. 학교를 다니기 싫으면 자퇴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 대신에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라고 했다.
학교라는 제도는 전인교육을 통하여 개인의 인격을 성장케 해서 건강한 사회생활과 행복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이 학교 때문에 고통스럽고 불행하다고 한다. 학교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학교 밖으로 나가는 청소년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학교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안간힘을 쓴다. 학교 밖의 청소년들에게는 가혹할 정도의 냉대와 함께 진로를 가로막는다. 그들에게 전인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건강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복지이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을 정부는 게을리 한다. 학교 밖의 청소년들에게 낙인을 찍고서 모든 것이 다 네 책임이다. 라고 명명을 하면 그만이라는 식이다. 그렇지만 학교는 결국 실패를 할 수 밖에 없다. 이제 패배를 인정 할 때가 되었다. “그냥 자퇴 할래요!”라는 말이 이를 입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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