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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소개
  • 입력 2010.11.06 17:26
  • 수정 2017.08.07 15:22
  • 호수 834

유양희 매산 C&F 본부장이 추천하는 <그리스인 조르바>
바보같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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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자유로운 영혼을 가지고, 어느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을 흔히 바람 같은 사람이라고 말하고는 한다. 이 책을 읽기 전 나는 바람 같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우리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아무리 자기 자신이 마음대로 하고 싶어도 타인의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않기란 참 어렵다. 그래서 난 바람 같은 사람이란 존재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바람과 같은 사람이 존재함을 알았다. 바로 조르바이다. 문명에 방해받지 않고 본능적 욕구에 충실히 사는 그의 모습은 나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나는 그가 부러웠다.
조르바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고 원하는 일을 거침없이 행했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차 잘 알지 못하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부끄러웠다. 이런 내 자신에 너무 익숙해서인지, 아니면 나에 마음속의 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해보지 않아서인지 아직 나는 나 자신을 잘 모르겠다. 부모님이나 사회적 유명 인사들이 하는 말에 맞추어 그것이 내가 하고 싶고 해야 하는 일이라고 믿으며 살아왔다.
이 책에는 조르바와는 정반대의 성향을 지니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지식과 이성으로 무장한 또 다른 주인공이 나온다. 조르바가 두목이라 부르는 이 사람을 볼 때 난 그와 내가겹쳐지는 것을 느꼈다. 실제로 작가는 조르바라는 사람을 만나고 나서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마치 내가 조르바란 사람을 알고 있는 듯한 착각을 종종 느끼게 된다. 그의 웃음소리와 말투 심지어는 억양까지 내 귀에 들리는 듯하다.
또한 조르바에게서 나오는 모든 지혜는 누구에게 얻어오거나 머리로 얻는 간접경험의지혜가 아니라 온 몸으로 부딪혀서 얻은 경험인 것이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생각하기에 그는 항상 솔직할 수 있다.
조르바라는 인간의 한계와 자기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진정한 자유를 위하여 투쟁하고 도전하는 인간이다. 비록 현재라는것이 보잘 것 없고 덧없는 삶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그 삶을 비관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삶을 가슴으로 받아들인다. 조르바에게 인생이란 문자 따위나 작가가 믿고 따르는 종교 같은 것으로 표현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생생한 경험을 통해서만 알아갈 수 있는 것이다. 나날이 삶의 고통이 아닌, 늘 창조적이고 신비로 가득 찬 새로운 세계에서 살아가는 조르바. 조르바는 내가 잊고 있었던 평범한 기적을 일깨 워 주었다. 또한 그는 육체적 삶을 즐기며 사랑한다. 자기 자신을 믿고 사랑하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조르바가 했던 말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어구는 주인공과 헤어짐의 시간이 왔을 때 주인공에 조르바와 함께 가고 싶다 말하자 그가 했던 말이다. 그 말이 내게 하는 것처럼 느껴졌기때문일까!
「아니오, 당신은 자유롭지 않아요. 당신은 긴 줄 끝에 있어요. 당신은 오고 가고, 그리고 그걸 자유라고 생각하겠지요. 그러나 당신은 그 줄을 잘라버리지 못해요. 그런 줄은 자르지않으면…….」
나는 과연 내 삶을 제대로 충분히 살아내고 있는가!
나는 나의 줄을 잘라낼 수 있을까!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조르바야말로 진정한 자유인이며 매력적인 사람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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