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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인을 만나다(5) - 최신묵 (주)가이아 회장] “‘틀모시’ 덕에 소중한 인연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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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된 미래 박차고 나와 새로운 분야 도전 끝에 성공가도 달려와
“공장을 또 짓는다면 당진에, 이젠 고향 위해 남기고 싶어”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기업을 대표할만한 표창을 받고 이듬해에 회사를 떠나 생소한 분야의 애니메이션 회사를 차려 성공의 길을 걸었다. 학사장교를 거쳐 또래보다 일찍 사회에 뛰어들었던 젊은이는 서서히 약해지는 체력을 느끼고 장년의 나이에 다시 한번 회사를 매각하고 또다른 분야로 뛰어들었다.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업체를 인수해 새롭게 태어난 것. (주)가이아를 이끌었던 지난 5년간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닦아왔다.

(주)가이아의 최신묵(60) 회장은 1951년 송악읍 가교리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초등학교에 들어가기도 전에 온 가족이 대전으로 이사하면서 고향에 많은 연고를 두지는 못했다. 그래도 최신묵 회장은 “늘 생각나고 마음이 머무르는 곳이라고 표현하고 싶다”고 말한다.
“당진IC로 빠져나갈 때면 기지시리에 들러 일부러 과거에 살던 집을 들러서 가기도 합니다. 저를 아는 친구들이 많지 않아 아쉽네요.”
최신묵 회장은 올해 환갑을 맞는다. 대전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에서 ROTC를 거쳐 대학을 졸업하는 해에 대우그룹에 입사했다. 그를 더욱 강하게 성장시킨 것은 8년간의 해외지사 파견생활이었다.(1982년~1990년, 독일 베를린, 프랑크푸르트 지사장) 파견 생활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는 그에게 대우그룹 전체 사원 중 1명에 주어지는 ‘대우인상’이 주어졌다. 그러나 대우인상을 받은 후 그는 대우그룹을 그만두었다. 최 회장과 입사동기가 지금은 승승장구해 한국석유공사 사장을 하고 있으니 그도 대우에 남아있었다면 어느 자리까지 승진했을지 알 수 없지만 그는 회사를 그만두고 애니메이션 회사 ‘(주)한신코퍼레이션’을 차렸다.
“제가 우리나라 기업문화와 맞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특히 인맥이 바탕에 깔려있지 않으면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것이 많았습니다. 또 하나 어려움은 음주 문화였습니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그는 우리나라 음주문화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사업상 만남도 술자리에서 이뤄지고 술로 친해지는 우리의 문화가 부담스러웠다는 것. 해외지사장 생활을 8년간 하며 만났던 외국의 문화와 너무 달랐다고 말했다.

새로운 시도로 성공가도 달려
국내 애니메이션 분야는 당시만 해도 불모지 중의 불모지였다. 우리나라 기업문화와 맞지 않았던 것은 개인사업을 할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최신묵 회장은 “주로 국내시장보다는 국외시장납품에 주력 했다”고 말했다.
한신코퍼레이션이 기념비적인 회사인 이유는 국내의 영세했던 업체들 중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된 회사였다는 점이다. 상장과 동시에 회사가 투명해지면서 규모도 커지고 자연스레 업계의 영향력도 높아졌다. 그러나 그때 건강에 점차 이상신호가 오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한신코퍼레이션이 궤도에 오를 무렵인 2002년 다시 회사를 매각하고 요양생활에 들어갔다.
“당뇨병이더라구요. 합병증이 무서운 병이지요. 무역회사를 하나 차리고 오전에만 업무를 보고 오후에는 철저히 운동만 해 건강을 되찾으려 노력했습니다.”

고향 생각에 생각지도 못한 인연 이어져
고향을 매개로 생각지도 못한 인연을 맺게 된 일도 있다고 한다.
“제 아버님 함자가 ‘최병권’이시고 아직도 가교리에 사시는 큰아버님이 ‘최병억’이십니다. 가이아를 인수하고 운영 중에 일본에서 고령의 손님이 오셨는데 이분이 송악읍 기지시리의 옛 명칭인 ‘틀모시’를 아시는 겁니다. 알고 보니 이분이 일제시대 때 일본으로 징용갔다가 일본인의 양자로 들어가는 바람에 그곳에 살게된 가교리 분이시더군요. 일본식 이름이 이마이즈미이고 한국이름이 ‘최병걸’이신 겁니다. 저도 놀라고 그분도 놀라시고... 고향이라는 매개가 이렇게 인연을 맺어주더군요.”
그 인연을 계기로 일본에 (주)가이아의 ‘지사’가 설립됐다고. 여든이 넘은 이마이즈미씨는 아들과 새로운 사업아이템을 찾을 겸 한국을 방문한 것인데 최 회장의 사업을 보고 일본내에서 판매할 것을 제안해 올해부터 판매가 시작된다고 한다.
“틀모시라는 명칭을 아는 분이 송악읍을 제외하고 당진에 얼마나 있을까요... 그분을 만났을 때 무척 반가웠습니다. 고향 생각이 더 나기도 했고요.”

㈜가이아, 구제역으로 관심 집중
㈜가이아는 1992년 창립된 회사다. 음식물 쓰레기를 건조, 발효해 사료나 비료로 사용할 수 있는 기계를 자체 개발했다. 원자력 연구의 선구자 중 하나인 한필순 박사가 설립한 이 회사는 200여개에 달하는 기술 특허를 가졌어도 상용화에 실패해 재정적인 어려움이 겪어왔다. 이 회사를 지난 2005년 최신묵 회장이 인수한 것이다.
현재 주력품목은 악취제거는 물론 건조 완료 후 자동 정지할 수 있는 자동 장치와 소형기계(1일 300kg 건조기 이하), 중형 기계(1일 400kg~3,000kg건조), 대형 플랜트 (1일 10톤~60톤)다.
대전 대덕원자력밸리에 본사를 둔 가이아는 전라남도 곡성에서는 1일 400톤의 건조시설을 갖추고 올해부터 상업가동에 들어갔다.
가이아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폐기물을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 때문이다. 구제역 파동으로 300만 마리 이상의 돼지가 매몰처리됐지만 가이아의 기계를 이용하면 죽은 돼지의 사체를 묻지 않고 유기질 비료로 재탄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최신묵 회장은 “이 기술은 이미 국외에서 먼저 인정받아 대량 수출이 계약되어 있고 앞으로도 생산물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주문이 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전남 곡성에 대량생산 공장을 지은 것”이라고 말했다.

“당진에도 공장 짓고 싶어”
고향을 늘 생각하고 있었다는 최신묵 회장은 “올해 환갑이지만 아직도 은퇴는 멀었다”며 “당진에 공장을 세우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한신코퍼레이션을 성장시켰듯 가이아도 성장시켜 2013년에 상장사로 등록하려고 합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사업을 계속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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