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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
  • 입력 2011.02.22 21:33
  • 호수 848

[사랑을 나눠주세요(6)- 합덕읍 석우리 이승소, 복순자 부부] 3년 전 집 불타고 건강 악화로 늘 병원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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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날 두부 판 돈 3만원으로 사는 노부부
할머니 안과진료 등 노부부 의료·생활비 절실

이승소(82) 할아버지와 복순자(72) 할머니는 3년 전 전기합선으로 집이 모두 불 타 버렸다. 노부부의 말을 빌리자면 속옷 한 장 건지지 못하고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 이웃들의 도움으로 합덕읍 석우리로 이사를 왔지만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남의 땅을 빌려 농사를 짓고 살았지만 할아버지가 식도와 위 절개수술을 하면서 더 이상 무리한 일을 할 수 없게 됐다. 2년 전 할머니도 중풍으로 쓰러졌다. 지금은 거동이 가능하지만 수시로 병원신세를 지어야 하는 건 할아버지와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눈에 이물질이 낀 것 같고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자궁에 혹이 생겨 자궁을 모두 들어내는 수술도 했다.
인터뷰 내내 고개를 떨구고 계시던 할아버지는 혼잣말처럼 “병원 가기가 지겹다”고 말했다. “오죽하면 소주랑 농약 한 병을 사다 놓고 죽을까도 생각했었다”며 한숨을 내쉰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두부를 팔아 근근히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1kg에 6천원씩 이웃에서 콩을 사다가 두부를 만든다. 콩 8kg으로 두부 15모를 만들어 한모에 3천원씩 장에 내다 판다. 5일에 한번 합덕장날에 두부와 비지, 시레기를 팔아 버는 돈은 3만원 가량. 무거운 두부를 들고 장까지 가야 하기 때문에 택시비를 제하고 나면 그나마도 남지 않을 때가 많다. 그렇게 번 돈은 대게 병원비로 쓰인다. 따뜻한 날에는 차비를 아낄 요량으로 석우리에서 합덕읍내 병원까지 부부가 함께 걸어갔다 오기도 하지만 요즘같이 추운 겨울이나 몸이 많이 아파 걸을 수 없을 지경이면 영락없이 왕복 1만원하는 택시비를 지불해야 한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형편이 어렵지만 정부에서 지급하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되지 못했다. 부양할 수 있는 자녀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4남매 대부분이 형편이 넉넉지 못해 부모님을 모시기 어려운 사정이다.
“할아버지가 기자 아가씨 오기 전에 나더러 애들이 돈 안 준다고 뭐라고 하지 말라고 하더이다. 애미 애비가 돈이 많아 주지는 못 하고... 부모 못 모시는 저그들 속은 더 아플 거라며...”
노부부는 장날을 앞두고 두부를 만들어야 하는 날이 아니면 대게 집에서 하루를 보낸다. 농촌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사랑방 격인 마을회관도 잘 가지 않는다.
“마을회관도 못가요. 가서 남들 먹는 거 쳐다만 보고 있을 수 없잖아요. 창피하게... 가면 다만 얼마라도 내놓고 가끔 막걸리라도 한 잔 사야지 않아요. 그러니 집에서 죽이 되나 밥이 되나 이러고 있는 거예요.”
집 앞마당에 내리쬔 볕에는 어느 덧 봄기운이 묻어나는데 할머니, 할아버지의 마음은 스산한 겨울바람이 부는 듯 시리기만 하다. 
▶ 도움을 주실 분을 찾습니다.
- 노부부에게 필요한 지원
 : 생활비, 병원비 및 진료 지원(할머니 안과 진료), 쌀, 식료품
 : 후원 및 제보-355-5440(담당 우현선 기자)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의 사연을 제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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