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대(webmaster@djtimes.co.kr)
졸업 시즌이다. 30번의 졸업식을 치르면서 많은 변화를 경험했다. 예전에는 정이 들어서인지 헤어짐을 섭섭해 했던 일들과 감성이 예민한 여학생들 중엔 눈물까지 흘렸던 일들이 기억에 새롭다. 이젠 아예 졸업식장에 참석 않는 학생들과 졸업식을 한 이후에도 교무실을 찾는 학생들이 드문 시대가 되었다. 어쨌거나 아이들을 떠나보낼 때가 되면 진정한 교사란 어떤 교사인가를 생각해 보게 된다. 얼마 전 학생들에게 훌륭한 교사는 어떤 품성을 가져야 하는지를 돌아보게 하는 TV 드라마가 생각이 난다. 그 드라마에 등장하는 여교사가 학생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남자교사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그 교사는 학생들이 어려울 때 마다 학생의 입장에서 그 고민을 해결하려 많은 노력을 했다. 예를 들면 선택받은 학생들이 음반기획자들 앞에서 발표회를 가지는 동안 그에 미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가짜 발표회를 기획한 후 학부모들을 초대해 그들의 끼와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 그 교사는 거짓 발표회가 끝나고 그 사실을 학부모들에게 솔직하게 고백한다. 학생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그들에게도 날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한 시도였음과 또한 그들이 추락할 경우 보듬어 줄 곳은 가정이라며 부모들이 그들을 따뜻한 사랑으로 감싸 줄 것을 강조한다. 본교의 교사들 중에서도 가슴으로 아이들과 교감하는 이들이 많이 있다. 그들이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며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볼 때 마다 가슴 뿌듯하고 한편 부럽기도 하다. 사랑은 받아본 사람이 베푼단다. 어렸을 때 폐결핵을 앓으신 후 평생 병치레를 하시다 떠나신 아버지에 대한 희미한 사랑의 기억처럼 나 또한 아이들에게 가슴으로 교감하지 못하는 것이 미안함과 진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침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 아이들에게 꿈을 주는 교사가 될 수 있도록, 맡겨진 일에 열심을 다하도록 두 손을 모으는 일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