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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
  • 입력 2011.02.26 00:13
  • 호수 849

[사랑을 나눠주세요(7) - 석문면 삼화리 김현남 할머니] “볕도 들지 않은 방에서 홀로 외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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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부러져 찬 방에서 겨울 보내
밑반찬 지원, 말 벗, 보일러 시공 필요

▲ 김현남 할머니는 지난 겨울 팔이 부러져 겨울내내 찬 방에서 홀로 지냈다.
봄이 오기는 하려는지 낮에는 제법 햇볕이 따뜻한 날이 이어지고 있다. 김현남 할머니(90) 댁을 찾은 날도 바깥 날씨는 훈훈했다. 하지만 할머니의 방은 여전히 한겨울이었다. 방에 발을 디디자 얼음장 같은 한기가 그대로 느껴졌다. 할머니는 불도 지피지 않은 방에 전기장판을 틀어놓고 누워 계셨다. 할머니는 지난해 동짓달에 쓰러져 팔을 다친 탓에 창고에 쌓인 연탄도 쓰지 못하고 찬 방에서 전기장판의 온기만으로 겨울을 났다.
“기억이 안나.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방에 누워 있었어. 동네 사람이 데려다 눕힌 건지, 내가 걸어 방에 들어왔는지 통 기억이 없어. 병원 갔다가 집에 와서 뒷간에 갈 요량으로 마루에 앉아 신을 신는데 어찔하더라고. 누구 말마따나 영양이 부족해서 혼절했던 게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아.”
할머니는 그날 쓰러지면서 왼쪽 팔이 부러졌다. 그 탓에 유난히도 추웠던 지난 겨울을 꼼짝없이 방에서만 보내셨다. 팔이 부러져 연탄을 지필 수도 없었다. 그나마도 인근에 사는 조카며느리가 겨울 동안 할머니 집을 오가며 빨래며 집안일을 돌봐주었다.
할머니는 2년 전에 할아버지를 먼저 하늘로 보냈다. 할머니, 할아버지 모두 초혼이 아니었지만 서로 의지하며 평생을 함께 했다. 할머니가 나은 아들 내외는 지병으로 먼저 세상을 떴고 딸이 하나 더 있지만 형편이 넉넉지 않아 할머니를 모시지 못하고 있다. 할아버지가 나은 자녀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로 혼자 살고 계시다.
“적적하지요. 말하면 뭐해. 할아버지 있을 때는 그래도 말동무도 있고 좋았지...”
돌아가시기 전까지 오랜 세월 병석에 누워만 계셨던 할아버지였지만 힘든 병수발을 하는 것이 홀로 남겨진 것보다 백번 낫다 싶다.
작년까지만 해도 노인돌보미 봉사자들이 수시로 할머니를 만나러 왔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기초생활수급자는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돼 발길이 끊겼다. 혼자 방에 누워만 있다 보니 식욕도 떨어져 식사도 제때 챙겨먹지 않는 날이 많다. 할머니 방 한구석에 놓인 작은 상에는 언제 따뜻한 음식이 담겼는지 모를 작은 냄비들이 설거지도 안 된 채 놓여 있었다. 냉장고에 들어있는 반찬이라고는 김장김치와 간장, 젓갈 몇 가지가 전부다. 팔이 다친 이후로는 죽을 끓여 간장과 조금 먹는 게 전부다. 물도 꽁꽁 얼어 빨래는 엄두도 못 내고 먹을 물도 없어 이웃들이 길어다 주고 있다.
할머니는 무엇보다도 날이 풀리면 방에 보일러를 놨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올 겨울 추위가 그만큼 힘들었던 것이다. 연탄을 가는 것도 쉽지 않은 탓도 있다.
할머니는 오늘도 햇볕도 들지 않은 방에 홀로 누워 시간을 보내고 있다.
▶ 도움을 주실 분을 찾습니다.
- 할머니에게 필요한 지원
 : 생활비, 밑반찬, 보일러 공사 등
 : 후원 및 제보-355-5440(담당 우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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