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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덕읍 삼호리 안순동 할머니 이야기] 긴 머리 잘라 남편 약값에 사용한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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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덕시장에서 생선장사로 생계 꾸려

▲ 합덕시장에서 생선을 팔고 있는 안순동 할머니의 굽은 허리가 고단한 삶을 대신 이야기 하고 있는 듯하다.
안순동(71) 할머니는 합덕읍 삼호리에서 맹월섭(84) 할아버지와 살고 있다.
새벽 4시30분이면 일어나 할아버지를 위해 아침준비를 하고 6시면 어김없이 할아버지께 아침을  드린다. 설거지를 마치고 아침 7시가 되면 시장에 가기 위해 버스정류소까지 800m 거리를 걸어간다. 전에는 15분 걸리던 거리가 지금은 30분이 걸린다. “걸어 가면서 뒤돌아 봐, 미안한 생각이 들어, 오늘 무사 할까?” 할아버지를 홀로 집에 두고 나가는 안순동 할머니 의 마음이다.
“남편이 아프기 시작한 것이 47년이 됐어, 그때 살기가 참 어려웠어, 산에 가서 울었어! 애들은 학교 가야지... 그땐 머리숫이 길고 좋았유. 그걸 잘라서 남편 약값에 썼지.”
“남편이 아파서 인천 병원에 갔었는데 한번은 병이 나았고 두 번째는 어렵다고 했어.”
“어떤 사람이 솔잎 송편으로 제사를 지내야 한다고 그래서 솔잎을 따러 갔다가 뭐가 팔꿈치에 툭 걸리기에 보니까 솔방울이잖어 잔솔방울이 세어보니 남편 나이와 똑같이 66개가 달렸어, 그걸 남편에게 보여 주었더니 끓여 달래서 푸욱 끓여 주었더니 먹고는 천천히 걸어 나오더라고... 참 이상한 일이여 ~”
“그동안은 재미가 있다면 애들 키우는 재미로 살았지. 하두 험악하게 살아서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겠어.”
안순동 할머니는 한숨을 쉰다. 할머니는 장날이면 합덕시장에서 좌판에 생선을 벌여놓고 팔고 있다.
“생선이 잘 팔리면 좋고 안 팔리면 속상하고...장사 나가야 사흘에 7-8만원 버는데 요즘은...” 하면서 말끝을 흐린다. “요즘 물가가 너무 올라 장사가 잘 안된다”고 말했다.
안 씨 할머니는 “장사꾼은 백원을 벌든 천원을 벌든 나가야 된다”고 한다.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있다보면 집에 올때는 밤 9시가 될때도 있다.“자신이 집을 비우는 사이에 방문 간호 해주는 사람이 올 때는 마음을 놓는다”며 “7년 동안 가끔 와서 할아버지 목욕시켜주는 사람과 관계기관에도 고맙다”고 전했다. 마음이 답답할 땐 신앙에 의지하는 안순동 할머니는 자식들 잘되기만 바라고 있다.

김석준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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