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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1.08.20 18:20
  • 호수 873

[김후각 미래희망연구소장 / 전 한국농어촌공사 당진지사장] 체면문화가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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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의 성년 남성들을 상실하게 하는 주된 원인은 체면문화, 일문화, 음주문화, 성문화, 레저문화, 폭력문화, 사이버 문화, 마약 문화, 인터넷 중독 등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이 중 필자는 본지에서 체면 문화의 득실을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체면문화는 진정으로 남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그런 문화가 아닙니다. 타인 때문에 남을 의식하며 형성되고 조정되어지는 다분히 진실이 가려진 가식적인 문화입니다. 이러한 체면 문화는 옳고 그름에 대한 경계까지도 모호할 때가 많습니다. 체면 문화는 생명력이 없고 대신 부정적 현상은 너무나 많습니다. “괜찮아 병”, “기죽지마의 병”, “다 그런거지 뭐 병”, “됐어 병” 을 낳았습니다. 더 나아가 팔불출 문화와 권위주의 문화를 낳았습니다. 전인격적인 만남이나 소통에 지장을 줍니다.
이 글을 읽는 독자께서도 카이스트 학생들이나 내노라하는 박사들이 자살을 많이 하고 있다는 신문 기사를 보았을 것입니다. 대학 졸업하기까지 교육비가 약 2억 6천만원 내지 3억원이 든다고 하는데... 박사들이라면 일단 교육비도 대단하지 않겠습니까? 일반 시민 입장에서는 선망의 대상자들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뛰어난 박사들이 자살을 하는 것입니다. 왜 자살을 할까? 참으로 의문이 가는 대목이 아닙니까? 필자도 궁금하여 알아보니 그런대로 사정이 있었습니다. 일류대 나오고 외국 명문대 유학한 다음에 서울에 있는 대학에서 시간강사를 하던 40대가 자살한 사건을 비롯하여 유독 40대 박사들의 자살률이 높았습니다. 남들이 봤을 때 엄청나게 부러워해야 할 사람들이 자살하는 것입니다. 자살의 주된 원인은 있었습니다. 박사들이 받는 강사료가 필자를 놀라게 했습니다. 필자가 다니던 직장의 일용직 월 임금은 약 160만원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박사들의 시간당 강사수입은 3만원에서 4만원으로 한 달 수입이 80만원에서 100만원 정도라는 것입니다. 한 가정을 꾸리며 살기 힘든 적은 금액을 받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체면 문화가 없는 아주 자유로운 환경에서 그 좋은 머리로 자기 길을 스스로 개척한 경우라면 아마도 대단한 성공을 했을 거라는 생각이 미치게 된 것입니다. 유아 시절부터 소질과 재능을 조기에 발견해 그 방향으로 집중적으로 노력하는 경우였다면 자기가 하는 일에 흥미도 있고, 평생 지치지도 않고 피곤치도 않은 열정을 지속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성공의 비결은 어려서부터 진정으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해 열심히 하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자기 자신이나 흥미, 취미 그리고 사업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순간의 발상’을 사업으로 이어가는 집중과 선택이 오늘의 성공을 불러 온 비결이란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어느 글에서 전 세계 백만장자들은 과연 어떤 공통점이 있나 이것을 조사한 통계자료를 보았습니다. 이들은 아래와 같은 다섯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첫째는 학교성적이 별로 좋지 않았던 것으로 나왔습니다.
그러나 이 사람들이 한 가지 잘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자기 자신의 한계를 알고 그것을 극복하려는 정신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자신이 직업을 선택할 때 급여가 작아도 그것을 감당할 용기가 있었습니다. 직업 선택의 기준이 급여가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재미가 있는가 없는가 그리고 추가로 자신감과 용기가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셋째는 자신의 직업과 일을 사랑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적성과 능력에 맞는 천직을 처음부터 찾았기 때문에 그 일에 열정적으로 대하게 되고 혼신의 힘을 다하게 되더라는 것입니다.  결국 그렇게 되면 일을 사랑하고 하는 일을 즐길 수 있게 됩니다.
넷째는 자기관리에 철저했습니다. 게으른 사람들은 없었습니다. 노력하고 준비하고 경험하고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그런 사람들이었습니다.
다섯째는 자기 재능에 맞는 일을 발견해서 열심히 했는데 결국은 그 일 때문에 부자가 됐습니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체면 때문에 하기 싫은 일을 하고, 박사까지 학위를 취득하고서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비극 앞에 처방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우리 사회가 학벌이라는 체면에서 완전히 해방되어 그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 마음껏 좋아하는 일을 일찍 찾아 인생을 살아보라고 할 수 있는 그런 성숙한 사회 분위기였다면 하는 아쉬움이 너무나 큽니다. 
필자가 거주하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만나는 유초등 및 중고학생들에게 무슨 학원에 다니고 있습니까? 현재 몇 개의 학원에 다니고 있습니까? 라는 질문을 하면, 대개 보통이 2-4개 학원 이름을 댑니다. 그 어린 몸이 학교 공부도 벅찬데 그 많은 학원을 시간에 쫓기듯이 다니고 있는데 과연 그렇게 보내는 성장기 교육 과정 중에서 이 학생들이 자기의 적성과 자기의 재능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심각한 고민을 하다가 그 원흉이 혹시 우리 사회에 만연된 체면 문화가 아닌지 생각되어 이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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