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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1.09.04 20:09
  • 호수 875

[이경용 당진낙농축협 조합장] 나만의 고슴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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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이경용입니다.
어느새 9월입니다. 이제 석 달이면 새해를 맞게 됩니다.
‘아.....벌써?’ 하며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으실 줄 압니다.
반면 올해가 유난히 길다고 여기시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마음의 시계가 다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쨌든 남은 올해는 누구에게나 똑같은 석 달입니다. 너무나 공평한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는 우리 각자의 몫입니다. 못다한 일들은 채우고 마음은 넉넉히 나누면서 보내면 더 의미있는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난 주말엔 경기도 화성을 다녀왔습니다. EU 등과의 FTA를 앞두고 우리 낙농가들이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를 함께 고민하는 자리를 갖기 위해서입니다. 화성하면 공장이 즐비한 공단도 유명하지만 낙농분야에서도 자리를 잡고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목장일이라는 것이 좀처럼 시간을 내기 힘든 일일진데 고맙게도 많은 분들이 오셔서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생산비가 올라 원유가격을 더 올려야 한다, 전염병 살처분 보상금을 현실화 하자, 소규모 목장은 분뇨처리가 힘들어 지원이 필요하다’ 등..... 오해하고 계신 부분도 있고 이해를 구해야 할 부분도 있었습니다. 모든 참석자들께서 하신 말씀 하나하나는 제가 현실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조합의 방향을 잡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고맙게도 우리 낙농인들은 말로는 어렵다, 힘들다고들 하시지만 그 말씀 속에는 사명감과 자부심이 깊이 배어 있었습니다. 28살에 목장을 시작했다는 분은 사료값이 올라 어렵다고 하시면서도 자식 셋 중 한 명에게는 물려주고 싶은 목장을 만들고 싶다 하셨습니다. 여성낙농인 한 분도 13년 전에 서울에서 시집을 왔는데 목장으로 성공해서 친구들에게 큰소리 쳐보고 싶다 하십니다. 돈은 없어도 살지만 희망이 없으면 살 수 없다고 말씀하시는 그분은 희망이 안보일 정도로 어려울 때도 있지만 기왕 시작했으니 끝을 볼 것이라 합니다. 우리 낙농이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한 것은 이 분들처럼 사명감을 갖고 희망을 일궈가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정말 고마운 일입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입니다. 우리 낙농의 앞날은 그리 녹록치가 않습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 대체음료 등으로 우유 소비가 줄고 시장 개방으로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낙농가와 협동조합이 머리를 맞대고 풀어가야 할 숙제가 더 많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고슴도치 개념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컨설턴트 중 한 명인 짐 콜린스가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란 책에서 언급한 내용입니다. 여우는 많은 것을 알지만 고슴도치는 한 가지 큰 것을 안다는 것입니다. 고슴도치는 여우가 공격할 때 몸을 말아 동그란 작은 공으로 변신해서 여우가 훨씬 교활하지만 결국 이기는 건 늘 고슴도치입니다. 콜린스가 고슴도치를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은 누구든 자신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고 깊은 열정을 갖고 있고 또한 그것으로 부도 얻을 수 있는 일을 찾아 그것에 집중하라는 것입니다. 저도 저에게 주어진 숙제들을 고슴도치가 되어 하나씩 풀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여우와 고슴도치 중 어디에 가까우신가요?
9월도 한 해의 시작처럼 힘차게 열어 가시길 바라며 여러분 모두가 고슴도치 같은 승자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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