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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 입력 1998.01.12 00:00
  • 호수 207

IMF 한파 당진 농경제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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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료값 42% 폭등
1천8백여 양돈농가 “출구가 안보인다”

정책자금 상환기일 닥쳐 시름 가중
산지돼지값 폭락, 정육점 고기값은 요지부동, 농가들 ‘가격연동제’실시 한소리

1천8백여세대 군내 양돈농가들이 IMF 한파에 휘청이고 있다. 이대로 2~3개월 지속된다면 적어도 30%는 양돈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들이다.
환율급등으로 원료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사료값이 40%가 넘게 폭등했기 때문이다. 소 사육농가도 사료값 파동에 시름하기는 마찬가지지만 배합사료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양돈농가들은 이 위기를 탈출할 방안을 뾰족히 찾지 못하고 있다.
97년 12월 23일 현재 비육사료 1포(25kg)값은 8천140원(축협사료 기준). 5,740원이었던 5개월전에 비해 42%가 올랐다. 그나마 현금을 주지 않고는 살 수 조차 없다.
합덕에서 모돈 80두를 기르는 한 양축가는 “1백포대를 주문하면 1백50포 값을 먼저 넣어주어야 사료를 받을 수 있다”며 “그나마 환율이 요동칠 때는 주문량도 다 내려보내지 않고 미리 계약을 했어도 인상된 사료값으로 계산하는 등 혼란이 말이 아니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사료값은 이처럼 치솟았는데 지난 여름 근당 1천1백원하던 돼지값은 근당 7백원으로 곤두박질 쳤다. 사료값 폭등으로 농가들의 홍수출하가 이어진데다 경기불황에 소비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산지 돼지값은 내렸음에도 내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 정육점의 고기값이 소비둔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농가들은 말한다. 현재 정육점의 삽겹살 1근은 4천5백원이다.
1백kg짜리 돼지를 출하하기까지 드는 생산비는 각종 약값을 제하고도 잘 키우는 사람이 13만5천원 정도. 1백kg짜리 돼지값이 12만7천원이니 이것저것 따진다면 돼지 1마리 키워 5만원의 빚만 지게 된다.
게다가 정책자금으로 대출받은 융자금의 원금 상환기일이 닥친 농가들은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94년부터 3개년간 군내 양돈농가에 각종 시설비로 나간 정책자금은 80억7천만원. 94년도에 자금대출을 받은 농가는 원금을 상환해야 할 시기가 이미 지났다. 이렇게 되면 비단 대출을 받은 농가 뿐 아니라 보증을 서준 이웃들까지 연쇄도산이 우려된다.
이로인해 군내에는 이미 상당수의 농가가 사육두수를 줄였고 일부는 이미 양돈을 포기했거나 조만간 포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환율이 1천2백원대로 내려가지 않는 한 현재 1천5백~1천6백원대에 맞춰 매겨놓은 사료값은 오르면 올랐지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농가들의 분석이다.
사정이 이렇자 충남도에서는 경영안정자금 6백억을 풀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의 일반자금을 끌어다 6%의 이자를 충남도에서 보전하고 5%는 농가에서 부담하는 방식으로 자금대출이 이뤄질 것이라는 것.
그러나 이미 수천만원씩의 빚을 지고 있는 농가들이 까다로와질 대출조건에서 제대로 대출을 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양돈농가들은 그야말로 획기적인 정책적인 뒷받침이 없는 한 뾰족한 대안은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축산물 가격 연동제를 실시해 경매가가 내려가면 자연히 고기값도 내려가게 해 소비를 촉진시키고 원금상환기일을 충분히 유예시켜야 한다는 것 등이 양돈농가들의 한결같은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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