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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26 19: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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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탁 할머니 돌보며 봉사의 참뜻 알았죠” - 신평면 생활개선회 이영옥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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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경노당·양노원 찾아 헌신적 사랑 베풀어



사람들은 그를 이렇게 기억한다. 신평면에서 크고 작은 행사가 있을 때마다 팔걷고 나서서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사람, 외롭고 어려워하는 사람곁에서 늘 함께하며 새로운 기쁨을 주는 사람. 바로 이영옥(신평면 금천리)씨다.

신평에서 1남1녀를 키우며 평범하게 가정생활을 하던 주부가 3년간 새마을 부녀회장을 역임하고 적십자봉사단 회장을 거쳐 현재 신평면 생활개선회장까지 맡게 되었다. 오로지 봉사활동이 생활의 전부가 되다시피한 것이다. 이회장이 봉사에 나선 것은 뜻밖에도 남편을 통해서였다.

이북이 고향인 이씨의 남편은 평소에도 곧잘 경노당이나 양노원을 찾아 연탄을 전달해주고 식료품을 대주고 단 얼마라도 힘이 닿는 대로 도움을 주었던 것이다. 이회장은 그런 소식을 늘 남을 통해서 들었다. “바깥분이 갖다준 연탄덕에 따뜻하게 지냅니다”하고 인사가 와 알게 되었다고.

그러다 그녀도 자연스럽게 봉사의 길로 들어섰다. 봉사하며 만난 많은 사람 가운데 이회장은 한순례 할머니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한순례 할머니를 통해 봉사를 한다는게 어떤건지 많이 배웠습니다.”

한순례 할머니는 93년도에 만난 무의탁노인이다. 처음 할머니를 만났을 때 혼자 먹을 것, 입을 것도 만만치 않게 언덕의 움막집에서 살고 있었다. 이씨는 시간만 나면 회원과 함께 할머니를 찾았다. 밥도 짓고 직접 흙을 개 굴뚝도 만들었다. 쥐구멍까지 찾아 밤송이를 넣어 놓는 세심함은 진정 마음에서 우러나는 사랑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하였을 것이다. 그렇게 알뜰히 보살폈던 할머니.

하지만 언제까지 그분에게만 매달릴 수는 없는 일이었고 회장을 물러나고 나서는 회원을 불러 같이 갈 수도 없었다. 그래서 아산에 있는 양노원 정애원에 보내드리기로 하였다. 할머니를 그곳에 모셔다 드리고 돌아서는데 눈시울이 “찡”한게 정말 부모를 두고 오는 심정이었다고. 그러고도 이씨는 먹을 것을 사들고 회원과 함께 정애원을 주기적으로 찾았다. 그러다 작년 4월 못자리를 하고 있다가 할머니의 사망소식을 접했다. 83세의 나이로 세상을 뜬 할머니를 위해 장례까지 치루어주었다.

“하지만 아직도 양노원에서 돌아올 때 손을 붙잡고 언제 또 오냐며 아쉬워하던 할머니의 모습이 가슴을 저리게 합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지금도 이씨는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간다. 마을 경노당, 장애인 복지원, 무의탁노인, 소년소녀가장은 말할 것도 없고 군체육대회, 환경보호운동까지 발바닥이 닳도록 뛰어 다니는 것이다. 경노당 노인을 위해 몇 천 포기의 배추를 씻어 절이고, 장애아를 위해 조막깍두기를 물집이 잡히도록 썰어도 멈추지 않을 그녀의 끝없는 사랑, 그녀가 바라는 것은 뭇사람의 고개를 숙이게 한다.

“경노당 노인에게 밥 한끼 대접하는데 운송이 어려워 기관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장애인을 위해 공공장소엔 양변기를 하나라도 꼭 갖추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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