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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소개
  • 입력 2001.01.08 00:00
  • 수정 2017.08.10 16:49
  • 호수 353

당진화력 하용자 씨가 추천하는 <딸들에게 희망을>
여자도 사실은 장애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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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을 보면 행복해진다
「딸들에게 희망을」
오숙희 지음
석필 펴냄
값 7,000원

“여자도 사실은 장애인이다”
생리적 조건의 차이,
다름이 곧 장애로 분류되어 사회에서 소외된 것

텔레비젼과 라디오에서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하던 오숙희씨!
옆동네 서산에 사는 유용주 시인의 <그러나 살아 가리라 designtimesp=24052>라는 산문집이 나왔다기에 서점에 들렀다. 그 책이 있는 옆칸에 <딸들에게 희망을 designtimesp=24053>이라는 제목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 수다로 풀자 designtimesp=24054>를 통해 ‘수다’의 위대함을 느꼈던 나는 책을 뽑아 들었다. 중간을 펼쳐 읽어 내려가며 웃음이 나와서 혼이 났다. 역경을 어쩌면 저렇게 해학으로 풀어갈 수 있을까?
이야기를 하면서 재미와 감동을 주는 재주뿐만 아니라 삶을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능력과 여성학적 문제의식을 자신의 삶 속에서 풀어가는 탁월한 힘을 가졌다. 나는 오늘 한 여성학자가 자신의 삶을 바탕으로 쓴 책 한권을 통해 희망을 발견한다.
책의 표지에는 두 딸과 글쓴이의 다양한 표정을 담은 사진과 이런 글이 씌어 있다.
“이제는 희망을 말하고 싶다. 구겨지고 찌그러진 것 같은 인생을 어떻게 펴고 다리면서 살아갈 수 있는지 그 과정에서 인생의 어떤 보물들을 발견할 수 있는지 말하고 싶다. 희망은 지도이다. 인생의 보물찾기를 위한 지도.”
헷갈리는 일곱식구, 하나도 뺄 수 없는 일곱빛깔 무지개, 왜 혼자 사냐구요?,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린다, 그 여름의 피망, 비교하지 않는 마음, 참 건강한 마음, 다름에 대한 이해, 결혼의 담 밖에서, 주부들이 마음 속 낙하산을 활짝 펼칠 때 등의 작은 제목 속에는 어머니, 언니, 두 딸과 조카들이 한 집에 살면서 어려운 상황도 해학으로 돌파해가며 꿋꿋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나는 언제부터인가 책에 밑줄을 치거나 노트에 옮겨 적는 버릇이 있는데 <다름에 대한 이해 designtimesp=24060>에서는 줄을 길게 그렸다.
“어떤 기준을 놓고 비교해서 우열을 가리는 것은 획일화된 다수의 횡포임을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다르면 시켜주지 않기 때문에 비극이지 다르다는 것 자체만으로는 비극이 되지 않는다. 개인에게 장애는 자신이 극복하는 자신과의 싸움이고 거기서 인생의 성숙을 성취할 수도 있다. 따라서 그것은 장애가 아니라 ‘다름’, 신체적·정신적 조건이 다른 것이라고 해야 더 적합하다. 또 다른 사람들이 자신들을 정상이라고 부르면서 그 범주를 벗어나는 사람들을 ‘장애인’이라고 따돌리게 될 때 비로소 장애가 시작되는 것이다. 문제는 다름을 어떻게 해석하느냐, 그 해석은 누가 하느냐다.…”
“벼랑 밑에도 길이 있다. 다만 그 길은 벼랑 끝까지 와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뿐이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데… 얼마든지 희망이 숨쉬고 있다는 것을 믿고 앞으로 가야한다.”
“조화의 아름다움도 다름에서 비롯되는 것 아닌가, 서로 다른 일곱빛깔이 모여서 아름다운 무지개가 되는 것처럼.”
“다른 것은 문제가 아니다. 그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면 되는 것이다.”
“…나도 물론 속이 상하고 화가 났지만 그런 세상을 함께 욕하고 그냥 위로하는 것으로 넘겨버리는 것은 위선이고 기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열등감은 사람에게서 기름기를 앗아간다. 부드러움, 여유 이런 것들을 점점 잃게 만든다.”
“가정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어머니가 참아야 하는게 아니라, 어머니가 행복해야 한다.”
“여자도 사실은 장애인이다. 월경을 하고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는 생리적 조건의 차이/다름이, 그렇지 않은 남자가 정상 판정을 받는 사회에서 곧 장애로 분류되어 사회에서 소외된 것이다.”
……
책 속에서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서 감동을 받고 삶의 희망을 얻게 된다.
이 책은 딸들에게만 희망을 주는 책이 아니다. 아들들에게도, 어른에게도,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에게도 희망과 용기와 감동을 주는 책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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