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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26 19: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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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김중회 신평은수교회목사-참이웃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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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이웃의 향기



어떤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라는 시골로 내려가다가 으슥한 곳에서 강도를 만났다. 가진 것을 다 빼앗기고 옷을 벗기고 때려 죽게 내버려 두고 가버렸다. 마침 그곳을 제사장이 지나가게 되었는데 강도 만나 쓰러진 사람을 보았건만 못본체 그냥 지나갔다. 레위인도 그 광경을 보고 피하여 또 그냥 지나갔다. 여기서 제사장은 종교지도자를 가리키고, 레위인은 하나님의 일을 맡아 처리하는 종교인을 대표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 당시 사회의 하류계층인 어떤 사마리아인이 지나가다가 그 사람을 보고 불쌍히 여겨 급히 상처에 응급조치를 취하고 그를 자기 짐승에 태워 주막으로 데려다가 치료를 부탁하고 치료비를 부담하고 떠났다.

이 세사람 중에 누가 강도 만난 사람의 이웃인가. 예수님의 물음이었다. 말할것도 없이 선한 사마리아인, 즉 자비를 베푼 자라고 대답한 사람에게 “너도 가서 이와 같이 하라”고 말씀하셨다.

오늘날 우리사회는 강도를 만났다. 떼강도를 만났다. 돈 때문에 자식의 손가락을 서슴없이 자른 애비, 심지어 자식을 살해하는 부정·모정·인정이 강도를 만나고 배우자 살해, 부모살해까지도 풀풀이 발생하는 인륜·도덕이 강도를 만났으며 목적달성을 위해 어떤 수단방법도 불사하는 양심·도덕이 그 생명을 잃는 강도 만난 사회가 되어버렸다.

나라는 IMF라는 강도를 만나 수많은 실직자와 노숙자가 양산되어 거리를 헤매고 전국 곳곳을 집중 강타한 폭우로 무서운 강도는 또 한번 우리민족을 덮쳤다. 특히 우리 당진은 몇번이나 무서운 강도를 만났다. 한보사태로 얼어붙은 지역경제를 다시 한번 맹습한 이번 폭우는 무척 잔인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전국 각지에서 구호물품과 격려의지를 트럭에 싣고 달려와 무너지고 터져나간 농토와 제방, 그리고 삶과 희망의 둑을 다시 쌓고 보수해주는 따뜻하고 선한 사마리아인들의 구슬땀은 참이웃이 우리에게 풍겨주는 향기였다. 지금도 여기저기 논밭이 모래밭으로 변해버려 한해 농사를 망친 농민과 가재도구와 상품이 물에 잠겨 못쓰게 된 수재민들의 걱정과 실의는 버린 땅과 물건의 키만큼이나 크고 높다랗다.

지금 우리시대는 선한 사마리아인 같은 참이웃이 무척 필요한 때이다. 평소 입에 발린 사랑을 주절거리며 이웃이 입은 상처를 거들떠 보지 않는 종교인들이나 엄살 떨며 여기저기 파묻고 감추어 둔 가진 자들이 탐욕과 인색의 껍질을 깨고 십시일반의 격려로 빈사상태에 처해있는 민족을 치료하는 참이웃이 되어야 할 때이다.

무언가 해야 할 때 해야 할 사람이 하지 않으면 이게 바로 역사와 민족앞에, 그리고 엄위하신 하나님 앞에 죄인이 되는 법이다. 많이 가진 자는 많이 베풀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자요, 그것이 진정한 축복이다. 그리고 그렇게 할 때 향기나는 이웃으로 자리가 매겨질 것이다.

때때로 우리의 삶, 우리민족 곳곳에 출몰하는 강도떼가 두렵지 아니할 수 있는 것은 우리곁에 있는 참이웃의 향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일은 우리의 삶을 황폐하게 하는 강도의 출현을 사전에 차단하는 일이다. 우리의 의식구조, 사회 각 분야에 언젠가 또다시 나타날 강도떼를 막아내기 위한 믿음과 영혼의 둑을 단단히 쌓아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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