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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3.05.05 17:53
  • 호수 959

[NGO칼럼] 언론의 역할은 진실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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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연 당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국장

지난 4월 14일 기지시줄다리기민속축제에서 동아줄이 끊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기지시줄다리기는 세계유네스코 등재를 목전에 두고 문화관광체육부의 유망축제로 선정된 첫 해로써 매우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줄다리기는 총 3회를 다하지 못하고 2회째에 줄이 끊어져 10여 명의 참가자가 다치는 바람에 그대로 중지되었다. 그날 잘린 단면을 본 참가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안쪽의 짚은 짙게 색상이 변해있었고 냄새가 나는 등 썩어있었던 것이 분명하였다. 또 참가자들은 줄 표면의 짚이 아무런 색상에 이상이 없어 썩은 동아줄임을 몰랐다고 했다.

당진의 지역신문의 경우 작게나마 이번 사고와 그 원인에 대해서 기사를 낸 반면에 당진에 주재기자를 두고 있는 충남의 일간지와 방송국은 거의 모두 성황리에 행사가 끝났다는 집단오보를 내고야 말았다. 그나마 줄이 끊어진 사고에 대한 보도를 낸 KBS도 해프닝으로 치부했다. 조사결과 14, 15일에 낸 기사는 4월 12일 오전 9시에 당진시가 보낸 보도자료를 그대로 베껴 쓴 것이었다.

나는 지역언론들이 현장취재와 사실 확인이 아닌 주최 측의 보도자료에 의존하는 악습에 주목한다. 만약 언론사들이 사실보도 보다 ‘공익’을 들어 의도적으로 관련 내용을 누락한 것이라면 더 큰 문제이다. 언론은 진실을 보도함으로써 공익에 이바지 해야 한다. 언론은 진실을 보도하고 그것에 대한 판단과 대응은 바로 독자와 국민들의 몫이다. 그러므로 언론이 특정인이나 기관의 이익을 공공의 이익이라며 진실을 호도할 수는 없다. 이는 바로 공익을 위한 구성원의 실천을 사전에 차단하는 행태로 독자를 무시하고 국민을 무시하는 일이다.

상당수 언론사는 지자체나 단체들이 하는 행사에 대해서 유난히 호의적인 보도를 하고 있다. 사람들은 지자체나 단체가 늘 공익을 위해 일한다고 전제한다. 이번 행사도 그러했다. 세계유네스코 등재와 문화관광체육부의 유망축제 등록 첫 행사로써 흥행이 매우 중요했고 흥행은 지역경제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성료가 공익적이다 판단했을 것이다.

그러나 언론이 진실을 감추는 것까지 공익적이진 않다. 주최자들이 공익에 이바지 하는 방식과 언론이 공익에 이바지 하는 방식은 틀리기 때문이다. 언론이 이틀이나 미리 배포된 보도 자료를 그대로 보도하고 사고를 보도하지 않은 것은 바로 진실을 감추는 행동으로써 변명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지난달 14,15일 집단 오보를 한 각 언론사는 공개 사과 및 정정 보도를 해야 한다.
또한 이번 사고의 원인을 심층 분석하여 보도함으로써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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