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실시간뉴스
편집 : 2024-04-26 19:24 (금)

본문영역

  • 칼럼
  • 입력 2013.05.05 17:54
  • 호수 959

[독자투고] 노년기 행복은 어디에서 오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희대 당진시 읍내동

직장을 떠나야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생계 수단인 직장과 함께 사회적 지위를 멀리하고 새로운 세대와 결별하고 떠나야 하는 순환적인 삶은 세상 모든 생명체를 지닌 자연의 이치와 같아서 괴로워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한때는 사회적 존경까지 한 몸에 받았던 자리였을 것이고 천하에 배운 자들이 모인 집단이라 부러워 했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으로서 자식농사를 위해 평생 가르치고 결혼시키는 동안 노후대비 없이 노인이 돼버린 처지. 그들은 찾아오지 않지만 자식 원망은 하지 않았다.

퇴직자는 경제적 자립이 우선 중요한 문제이지만 가장 절박한 것은 의존성 탈피와 홀로서기 즉, 독립이다.
경제적 부양 책임을 이행한 대가로 가족들에게 정신적 심리적 의존을 요구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퇴직과 동시에 그 성립은 서서히 소멸되어 가고 무언에 계약은 무너져 가고 있다. 이미 아내는 타인이 되어있는 지도 모른다.

30년 직장 생활을 보내는 동안 자기의 생존방식을 터득했을 것이고 노후생활도 나름대로 준비했을 것이니 말이다. 가족도 유기체 이므로 변화하는 것이 당연하다. 재주도 없고 덕도 없으니 그저 보통 사람으로 퇴직한 늙은 선비가 무엇을 하겠단 말인가.

부와 명예도 없고 하찮은 넋에 불과하며 시름과 즐거움도 사라지고 헐뜯음과 승부욕도 그쳤으니 그저 돌부처와 같구나.
과거 집착은 홀로서기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으니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현실에 주어진 환경을 열심히 배우며 살아갈 뿐이다. 여기에서 독립하지 못하면 삼식이가 되고 만다. 삼식이는 고령화 단계에 접어드는 순간 아내로부터 인간취급을 받지 못할 위험성이 내부적으로 크다.

‘삼성증권연구소’ 조사에 의하면 퇴직 후 가장 큰 고민은 역시 생활비(51.4%) 다음은 할 일 없는 것(21.7%)로 나타났다.
친구를 만나 술병에서 별이 떨어지고 상심한 별은 내 가슴 속에서 뜨겁게 부서지는데 노란 얼굴에서 이슬 내린다. 늙음에 슬픔을 마음에 묻어 두고 잠을 청하며 홑이불을 덮는다.

시간은 흘러 평상복은 낡아 빠져 오래 입었으니 다른 사람에게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외출 할 때는 언제나 주름진 긴 외투를 입고 다녔다.
아내에게 용돈 이야기는 부서진 비파소리마냥 들렸을 것이고 목구멍에서 입술에 이르는 동안 이미 사라져 버렸다. 그래도 나는 노후에 기댈 아파트 한 채가 있으니 주택가격은 주택 연금의 액수로 정하는 유일한 자산이 있다.

불법이 아니면 투기든, 무엇이든 이윤 추구를 위해 할 것인데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들먹이고 도덕성을 운운하는자들.
빈자가 노년빈곤으로 잡초 속에 사라지는 것이 선비 죽음인가. 정당한 부에 축적을 죄인 보듯이 하는 그들은 부에 대한 반감이였을 것이다.

고양이가 마른 쥐라고 좋아하지 않는가? 제 복은 하늘에서 주어지거늘 부와 수를 함께하며 늘그막에는 손주들이나 봐주고 병들면 모은재산 물려주고 애들 곁에서 죽음에 이르러 혼백 분리되어 떠나는 것이 소원이다.
오늘 따라 일기가 좋아 뒷산에 올라 세상 구경 한 번 더 보고 내려와 야겠다.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